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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전 4기로 첫 경마대회 우승
- 최선을 다하는 기수로 남고 싶다
‘3전 4기’ 문화일보 차지
경마대회가 있기전 인터뷰에 나서는 기자들이 우승이 예상되는 기수들에게 하는 말이 바로 ‘시상대에서 보자’라는 것이다.
시상대를 기약하는 사람들에게 평소와 다름없는 작은 웃음을 지어 보이던 이주용 기수가 드디어 대망의 첫 경마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해란강’은 그야말로 이주용 기수의 경주마다. 발주검사를 시작으로 14전동안 꾸준히 이 기수와 호흡을 맞춰온 것이다.
말이 기수를 닮은 것일까? 단시간에 폭발적인 모습을 보이기보다 은근함과 끈기가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그와 비슷하게 ‘해란강’은 데뷔 초에는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다. 뒤늦게 힘을 받는 추입 스타일의 질주습성이었고, 걸음이 느지막히 늘기 시작한 것이다.
경마대회 첫 입상은 바로 올해 코리안 더비에서다. 경마팬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 넣으면서 놀라운 추입으로 2위 입상을 기록한 것이다.
그러나 경마대회 우승 재도전에 나선 일간스포츠배 경마대회에선 다소 실망감을 안겨 주면서 4위에 그치고 말았다.
이번 대회까지 ‘해란강’과 그의 경마대회 도전은 세 번째. 단승식 1.8배라는 인기를 모은 그는 평소대로 레이스 후미를 따르며 경주를 전개했다. 한데 고비가 찾아왔다. 기수가 낙마한 마필이 초반 인코스로 후미에 붙으려던 그에게 잠깐 방해를 한 것은 큰 문제가 아니었다. 4코너에 접어들면서 외곽에서 탄력을 붙이던 그는 앞에 뭉쳐 있던 마필들의 영향으로 마필의 목이 들릴 정도로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며 경마팬의 가슴을 조이게 했다.
하지만 믿음이 깊은 만큼 ‘해란강’은 기대대로 좋은 발걸음을 보여주었고, 결국 첫 경마대회 우승을 안겨 주었다. 우승을 차지한 그는 결승선을 통과한 후 ‘해란강’의 목을 두드리는 것으로 고맙다는 말을 대신 표현했다.
과묵함이 묻어나는 기수, 이주용
평소 이 기수는 처음 대하는 사람이 오해를 할 수도 있을 정도로 말수가 적은 과묵한 성격이다. 하지만 내성적이고 말수가 적어 다른 사람들에게 쉽게 정을 주지 않는 그이지만 한번 정을 준 사람은 끝까지 믿는 의리파다.
이러한 그의 성격은 경주중에도 잘 드러난다. 절대 서두르지 않는 스타일로 경주의 흐름을 차분하게 읽어내고 있는 것이다.
대기만성(大器晩成)이라는 말이 너무나 잘 어울리는 그의 성적을 보고 있노라면 앞으로의 기대치를 가늠할 수 있다.
데뷔 첫 해인 98년 43전을 거치면서 단 1승만을 올렸던 그를 주목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결코 서두름 없이 이듬해 4승, 11승, 17승을 거두면서 계속적인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18승을 올리고 있는 올해 20승대 기수로 올라설 것이 유력하다.
과묵한 성격은 강원도 사내의 바로 그것.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난 그는 기수후보생 시절부터 인연을 맺은 9조에서 굳건히 마방지기를 자처하고 있다. 그가 굳이 9조 마방지기를 고집하는 것에는 과묵한 성격은 물론이고 지용훈 조교사와 김혜성 선배에 대한 고마움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더불어 화목을 우선으로 하는 마방의 분위기 속에서 경주에 전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선을 다하는 기수로 남고 싶다
‘남에게 피해는 주지 말고 살자’라는 생활신조를 가지고 있는 그를 보고 있노라면 항상 경쟁속에서 생활하는 기수라는 직업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지만,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모습에서 어느새 프로의 이미지를 그려내게 된다.
5년의 기수생활을 보내고 있으며 이제는 경마팬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기수의 한명으로 올라선 이주용.
수많은 경쟁속에서 생활하는 기수로서 우선은 좋은 성적으로 경마팬에게 인정받고 싶은 것은 비슷하지만 그래도 최종적인 목표는 바로 ‘최선을 다하는 기수로 남고 싶다’는 것이다.
많은 우승을 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경주중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경마팬이 인정을 하면 기수로서 몫은 충실히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서울경마공원 기수중 중심의 위치로 부각되고 있는 신진세력중 하나인 이 기수는 스스로 아직은 모든 면에서 부족함을 느끼고 있다.
십수년된 고참 기수들도 부족함을 느끼는데, 이제 5년된 그로서는 당연한 일일 것이다.
묵묵히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직접 온몸으로 부딪히며 하나하나 배워나가는 그는 내일은 오늘보다 나아진 자신을 보여준다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