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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기 동기들이여! 서로 도와 열심히 하자”
한상규
고향 : 경북 안동
가족 : 1남1녀중 장남
신체조건 : 157.5cm, 46.7kg
지난 19일(토) 제2경주에서는 2전째를 맞이하는 신인 한상규 기수가 기승한 ‘기쁜시대’가 단승식 2.0배라는 최고 인기마로 떠올랐다.
‘기쁜시대’는 7전의 경험을 가지고 있던 말로 데뷔전 우승이후 2번의 2위 기록을 가지고있었다. 물론 상대마에 비해 기록면에 좋은 편이었지만 신인기수가 기승하고 있다는 핸디캡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인기마가 되었다.
출발과 함께 일말의 염려를 잠재우기라도 하듯 한상규 기수는 ‘기쁜시대’와 함께 선두에 나섰고, 이후 결승선까지 무리없는 경주전개를 보이며 우승을 차지했다.
21기 신인들이 경주로에 나선 둘째 주 드디어 동기생중 처음으로 첫 승을 차지한 것이다.
“긴장했지만 떨리진 않았어요”
40조(고옥봉 조교사)에서 신인기수로 출발을 한 한상규 기수는 비록 소속조 마필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동기생과 마찬가지로 12일(토) 첫 기승 기회를 잡았다.
첫 기승마는 10조(김정진 조교사) ‘샛빛나라’. 처음하는 실경주라는 점에서 그저 경주경험을 익히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경주전에는 부담이 별로 없었다.
그러나 발주를 하고 막상 말들이 뛰쳐나가자 마음이 급해졌다. 거의 맨 뒤에서 경주를 하다가 결승선상에 접어들자 마음만 앞서고 말은 생각만큼 나아가질 않고… 결국 11위라는 성적으로 첫 기승을 마감했다.
‘기쁜시대’를 처음 만난 것은 훈련을 하면서다. 처음 2-3일간은 지시를 따르지 않는 말과 싸우느라 힘이 들었다. 하지만 조교사, 조교보, 고홍석 선배가 하나하나 지적해주는 사항을 고쳐 나가다보니 ‘기쁜시대’가 어느새 자신과 호흡을 맞추는 것을 느끼게 됐다.
처음 ‘기쁜시대’가 인기마라는 것을 알고 잠시 당황했지만 그저 담담했다고 한다. 하지만 막상 발주기에 서자 스타트를 잘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긴장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긴장은 됐지만 떨리진 않았어요”라고 말하는 그는 좋은 선행을 나서며 그렇게 동기중 첫 우승의 영광을 자신의 품에 안게 됐다.
‘체질 때문에 선택한 기수’
경북 안동에서 태어났지만 철이 들 무렵인 6살 때 이사를 했다.
그래서 그의 기억에 남는 고향은 현재 부모님이 계시는 경기도 양평이다.
한기수가 되돌아보는 그의 학창시절은 특별한 것이 없다. ‘진짜 내성적’이라고 스스로 얘기할 정도로 조용한 학생이었다.
공부를 아주 잘한 것도 아니고, 다만 초등학교부터 태권도를 했던 것이 3단까지 이르렀다는 것 밖에 남는 것이 없었다. 태권도 시합에도 많이 나갔지만 태권도를 하면서 좋았던 것은 성격이 좋아졌다는 정도.
기수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아버님의 권유 때문이다.
학창시절을 마치고 양평군청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군복무를 마친 그에게 아버님이 스포츠신문에 난 기수모집 공고를 내민 것이다.
작은 키와 체중, 그리고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체질이 기수에 꼭 맞았기 때문.
이전까지는 만화책 속에서나 접했던 기수, 어떤 생활을 하는지, 그리고 기수를 선택하면 어떤 길을 걷게 되는지 전혀 몰랐지만 모집공고 내용을 보고 그저 ‘해볼만 하겠다’고 생각한 것이 기수에 도전하게 된 전부다.
그리고 특별한 기술이 없던 그가 선택할 다른 직업보다 매력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지루하지 않던 기다림’
2년간의 후보생 시절은 그에게 큰 시련이 되지 않았다. 물론 처음 접해보는 말과의 생활이 결코 쉽지 않았지만, 기수양성소에 들어설 때 모진 각오(?)를 했기 때문에 그리 어렵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가 기수라는 직업을 선택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주위에서 농담반 진담반으로 혹독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충고아닌 충고를 하는 바람에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었던 것.
하지만 막상 기수양성소의 생활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1학년 때는 선배들과 교관이 시키는 일만 열심히 하다보니 오히려 재미가 있었다.
2학년 생활은 다소 정신적인 어려움이 있었다. 말과의 생활이 조금 익숙해졌지만 반장을 맡으면서 다른 사람들을 챙겨야 했기 때문. 거기에 복학생이 생기면서 그들과의 관계를 정리하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지금은 졸업 동기생으로 함께 신인이라는 이름하에 서로를 격려하는 사이가 되었다.
졸업 후 한동안 기다림의 시간이 있었지만 나름대로 의미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한동안 자유로움을 만끽하기도 했고, 마사회 홈페이지를 통해 선배들의 경주장면을 보기도 했다. 당시는 다소 길었다는 생각이지만 앞날을 생각하고 준비하는 기간이었다.
‘열심히 타고 열심히 익히자’
두 번의 경주를 통해 첫 승을 차지한 그는 ‘아직 경주를 모른다’고 얘기한다. 그의 말을 빌자면 한번은 맨 앞에서 그리고 한번은 맨뒤에서 경주를 하면서 실질적인 경주전개를 제대로 경험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남들이 들으면 배부른 소리라고 하겠지만 그는 당장의 어떠한 성적보다는 하루라도 빨리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기수가 되기 위해 보다 많은 경험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의 목표도 바로 ‘열심히 익히는 것’이란다.
주위의 도움으로 동기생중 가장 먼저 첫 승을 했지만 시작단계인 만큼 동기생 모두가 서로 도와서 열심히 말을 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그의 바램이다.
【권순옥 기자mar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