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암장군’의 덕장, 배대선 조교사

- 올해 국산 3세마 경마대회 독식
- 고르는 재미(?)에 국산마 선호
- 지난 경주는 필요없다 … 앞으로 경주가 중요!!

지난 14일(일) 농림부장관배 경마대회에서 ‘해암장군’이 우승을 차지하면서, 코리안더비, 코리안오크스에 이어 국산 3세마 경마대회를 ‘나 홀로 독식’하며 삼관마가 탄생했다.
물론 암말만을 대상으로 하는 코리안오크스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외국의 삼관경주와는 커다란 차이가 있지만 3개의 경마대회를 제패한 ‘해암장군’의 대활약은 눈부신 것임에 틀림없다.
명마의 탄생 뒤에는 항상 명장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해암장군’의 조교사로 국산마 명문마방으로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는 20조의 배대선 조교사를 만나 얘기를 나눠봤다.

‘햇빛마을’의 동생 ‘해암장군’
어미 뱃속에 있을 때부터 구입하기로 약속이 되어있었다는 ‘해암장군’이 마방에 들어오면서부터 배 조교사의 기대는 남달랐다고 한다.
바로 지난해 코리안더비 우승을 안겨주었던 ‘햇빛마을’의 동생이었기 때문.
‘해암장군’은 그의 기대대로 4연승을 달리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이후 두 번의 경주에서 기대이하의 경주모습을 보이며 실망을 안기고 말았다. 1월 경주를 마치고 골막염이 발생하면서 두 달의 공백기를 가졌는데, 자신은 말이 다 나았다고 판단해서 출전을 시켰지만 말이 아픈 부위에 대한 염려로 스스로 뛰지 않았던 것 같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곧바로 코리안더비의 우승과 코리안오크스의 제패를 하면서 3세암말로서는 최고의 자리를 차지했다.
3세마 경마대회의 마지막 관문인 농림부장관배를 앞두고 걱정이 앞섰다. 레이스 상대가 누가 되었던지 ‘해암장군’을 이길 말은 없다고 생각했지만 58kg이라는 부담중량을 버텨줄지 자신할 수 없었던 것이다.
경주당일 앞에 나설 3두가 상대마라 생각했기에 이전과는 달리 선입작전을 펼쳤다. 이기긴 했지만 내심 불만이 있다. 더 뛸 수 있는 말인데, 힘들게 이겼기 때문.
배 조교사는 개인적으로 경마대회 3관마인 ‘해암장군’을 그랑프리에 출전시키고 싶지가 않다고 밝힌다. 물론 실제적인 출전여부는 마주가 결정할 일이지만 아직 말 자체가 그랑프리까지 갈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해서다.

직접 선택할 수 있는 국산마에 매력
과거 경매가 시작되면서 그는 누구보다도 빠르게 국산마 도입에 앞장을 섰다.
지금은 외국산마도 개별구매가 가능해졌지만 그 당시는 일괄구매후 추첨을 거쳐야하기 때문에 운이 크게 좌우했다.
배 조교사는 ‘외국산마로는 수익을 창출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국산마 경매가 시작되면서 자신의 눈으로 좋아 보이는 말을 선택할 수 있는 국산마로 눈을 돌렸던 것이다.
마주들의 그에 대한 믿음도 큰 몫을 했다. 자신을 믿고 어떤 말을 사던지 별다른 얘기를 하지 않았다. 물론 기대를 가지고 사온 말중에는 전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실패할 때도 있지만 확률적으로 기대만큼 뛰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가 말을 선택할 때는 우선 혈통을 가장 우선시 한다. 물론 보는 사람들마다 눈이 다르듯 그가 좋아하는 혈통이 꼭 최고는 아니겠지만 좋은 결과를 내주고 있다.
혈통이 괜찮다고 싶으면 마필의 체격과 자란 환경을 꼼꼼이 챙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입사한 말들이 국산마 명문마방을 일구는 초석으로 자리잡았다.

주위 시선 때문에 배휴준 기승 꺼린다
“배휴준이 동생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안다”라고 말하는 그는 간혹 동생에게 자신의 말을 기승시키는 경우가 있지만 극히 제한적이라고 한다.
바로 주위의 시선을 의식해서다. 동생에게 기승기회를 주고 싶지만 만약의 상황을 생각해서 그러질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결과다. 불확실성이 크게 내포되어 있는 경마다보니 어떠한 결과가 나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간혹 이러한 속내를 알지 못하는 일부 사람들은 무슨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아함을 표시하기도 한다.

“말에게 최선 다할 수 있는 여건 만든다”
36두에 달하는 경주마를 매일같이 하나하나 챙기는 배 조교사는 ‘기둥마는 없다’라고 말한다.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올리는 그에게 좋은 말이 없다는 얘기가 아니라 자신이 관리하는 모든 마필을 똑같이 생각한다는 것이다.
돈 잘 버는 말에 눈길이 한번이라도 더 가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러나 오히려 부진한 말에 신경을 더 쓰게 된다고 한다. 어떻게 하면 나아질 수 있을까하고 이런저런 방법을 시도하는 것이다.
그가 경주마 훈련에 중점을 두는 것은 바로 경주 당일에 최고의 컨디션이 되도록 맞추는 것이란다. 그는 “모든 조교사가 하는 것은 비슷하다. 다만 스타일만 다를 뿐이다”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훈련 스타일은 강하지만 짧은 것이 특징이고 훈련중에는 단한번도 최고 스피드를 내지 않는다고 털어놓는다.
마방관리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것이 바로 인력관리다. 말관리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모든 마방식구들이 말관리에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얘기한다.
【권순옥 기자mar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