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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기 기수 출신으로 조교사 데뷔 20년만에 5백승 달성
― 공부하는 조교사로 유명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옛말이 있지만 경마장에선 별 소용이 없는 말인 것 같다. 20년의 세월을 변함없이 꾸준한 모습을 조교사 본연의 업무에 충실해온 김양선 조교사를 보노라면 세월의 흐름을 느끼기 힘들다.
한국경마에 한 획을 그었던 1기 기수출신으로 72년부터 경마장 생활을 시작한 그는 83년 조교사로 데뷔한 이후 20년의 생활을 거치면서 5백승이라는 커다란 족적을 남겼다.
공부하는 조교사로도 유명한 그는 항상 “말공부는 끝이 없다”고 얘기하며 부단한 노력만이 치열한 경쟁속에 있는 현재에서 살아남는 길임을 얘기한다.
명마를 키운다는 꿈을 가지고 살며, 경마팬에게 좋은 경주를 보여주겠다는 김양선 조교사. 이제 5백승을 넘어 새로운 도전의 길을 걷고 있는 그는 혈통있는 경마,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경마를 만드는 든든한 축으로 오늘도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5백승 모든 이와 자축하고 싶다’
지난 11월 9일(토) 제1경주에서 36조 소속의 ‘러브큐’가 데뷔후 3전만에 첫 우승을 안았다. 경주마의 첫 우승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그보다는 해당 마필의 조교사인 김양선 조교사의 5백승이라는 더 큰 의미를 담고 있는 경주였다.
“승수에 대해 의식 안하고 열심히 해왔는데, 어느덧 5백승을 이뤄 흐뭇하다”고 말하는 김양선 조교사는 자신의 5백승을 성원해준 경마팬과 마주, 그리고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36조 마방식구와 함께 자축하고 싶다고 말한다.
기수에겐 영예기수라는 선물이 따르는 5백승이지만 조교사에겐 기념패만이 남아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될지 모르지만 5백승을 이룬 조교사 자신에겐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한정된 마필 두수로 1승씩 추가해야 하는 여건 속에서 5백승을 달성했다는 것은 그만큼 조교사 자신이 최선을 다해왔다는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조교사는 꿈을 먹고 산다’
조교사는 말을 사람처럼 생각하며 살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김 조교사는 정성을 쏟은 만큼 결과를 얻는다는 말로 부단한 노력만이 훌륭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음을 얘기한다.
“당시처럼 교육을 하면 다 도망갈거야”라며 어려웠던 기수양성소 시절을 떠올리는 그는 지나고 나니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았다고 한다. 어려웠던 만큼 그의 동기들은 남다른 자부심과 의욕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국산마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는 김 조교사가 기억하는 최고의 애마는 바로 ‘봉정암’이다. 2세부터 9세까지 7년여를 경주로에서 함께 했던 ‘봉정암’은 국산마의 명예를 높이는데 큰 몫을 했다고 자부한다. 특히 높은 상금이 걸렸던 광복50주년기념 특별경주에서 우승을 했을 때 행복감을 느꼈다고 한다.
또한 국산마 열풍의 초기인 2000년 제1회 오크스배에서 우승을 차지한 ‘선봉대감’도 잊을 수 없는 마필이다.
항상 어려운 것이 조교사라고 하면서도 그는 꿈을 먹고 사는 것이 조교사라며 웃음을 짓는다. 신마를 받아 명마로 발돋움 해가는 모습을 볼 때 최대 기쁨을 느끼며 그 꿈을 이어간다는 기대감과 성취감에서 행복을 느끼는 것이 바로 조교사라는 것이다.
말공부는 끝이 없다라고 하는 그는 이제 조교사는 단순한 말관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포괄적이고 과학적인 경영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힌다.
시대변화에 맞춰 공부를 해야하고 그 과정을 통해 자기만이 가질 수 있는 노하우를 만들어 가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말에만 전념할 수 있는 시스템 정착돼야 한다’
김 조교사는 3주밖에 남지 않은 2002년을 보내면서 더 나은 내년을 계획하고 있다. 물론 특별히 내년에는 몇 승을 하고 경주마 몇 두를 수급해야겠다는 계획은 아니다.
조교사로서 좋은 성적을 내고 좋은 경주를 보여주는 것은 경마팬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라고 생각하는 그는 비단 내년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 평생의 계획인 항상 좋은 말을 선택해서 명마를 만드는 것을 최대 목표이자 계획으로 하고 있다.
“경마팬의 지속적인 성원에 고마움을 느낀다”는 그는 한국경마가 사회적 기능이 강화되고 철저한 사회환원을 통해 긍정적인 발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하고, 한국경마의 원동력은 경마팬이라는 소신을 밝힌다.
5백승을 하나의 기점으로 생각하며 앞으로 더욱 나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평생을 공부하며 노력하겠다는 그는 갈수록 어려움을 느끼는 것이 조교사라며, 앞으로 조교사가 외부적인 요소에 신경을 쓰지 않고 말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과 제도가 정착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얘기한다.
【권순옥 기자mar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