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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승 거두며 잊지 못할 추억 만들다
지난 5월 군제대후 경주로에 복귀한 유훈 기수를 기억하는 팬들은 그의 활약상을 은근히 기대했다. 비록 군입대까지 4개월이라는 짧은 기간동안이었지만 4승을 거두며 신인으로서는 대단한 인상을 남겼기 때문이었다.
6-7월 그는 내리 1승씩을 거두며 어느정도 경마팬의 성원에 부응하는 듯 했다. 그러나 이후 이렇다할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놀라운 활약을 펼치던 20기 후배들의 그늘에 묻히는 듯 싶었다. 하지만 11월말과 12월 시작이 교차하는 지난 주 3승을 거두며 다시금 그의 존재를 각인시켰다.
“잊지 못할 한 주”
30일(토) 2경주에 소속조 마필인 ‘고현’으로 첫 스타트에 나선 유훈은 그의 기대만큼이나 깔끔한 모습으로 우승을 차지하면서 화려한 시작을 알렸다.
그리고 곧이어 나선 7경주에선 역시 소속조 마필인 ‘킹파워’에 기승해 다소 낮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차분한 레이스 전개와 뚝심있는 말몰이로 연속 우승이라는 활약을 펼쳐 보였다.
그는 일요일에 당초 4두에 기승할 예정이었다. 소속조 마필 2두와 13조에서 기승기회를 준 2두였다. 하지만 동기면서 나이가 같아서 유독 친분있게 지내는 이정선 기수가 감기몸살로 기승을 하지 못하게 된 말 2두도 그의 몫으로 돌아왔다.
일요일은 전반적으로 큰 성적이 나오지 않았지만 마지막 경주에서 이정선 기수 대신 기승한 ‘금화사’로 우승을 거머쥐면서 3승을 채웠다.
군복무를 하면서도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말을 타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는 그는 제대후 생각처럼 성적이 풀리지 않는 것 때문에 마음고생을 해야 했지만 3승으로 모든 것을 훌훌 털어 버리며 주위사람들에게 공을 돌리는 모습을 보인다.
“소속조 조교사인 안해양 조교사님을 비롯해 조교보인 김호 조교보에게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기승 기회를 준 13조 이희영 조교사님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하는 그는 결코 자신에게 3승을 안겨준 지난주의 환희를 잊지 못할 것이다.
‘광고문구에 끌려 도전한 기수 세계’
일찍이 아버님을 여위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유훈은 한 때는 좋지 않은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무던히도 속을 썩인 기억이 있다. 하지만 방황이 빨랐던 만큼 일찍 정신을 차렸다고 웃음을 짓는다.
공고를 졸업하면서 전문직종을 찾던 그의 눈을 반짝거리게 만든 것이 있었다. 바로 기수모집공고였던 것이다.
‘당신도 프로의 세계에 도전해 보십시요’라고 시작되는 광고 문구는 단번에 그의 마음을 사로잡아 버렸다.
결국 그는 전혀 낯선 기수라는 세계에 도전을 하게 되었고, 이후 단한번의 후회없이 최선을 다해왔다.
“군생활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말을 타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라고 말하는 유훈 기수는 19기로 99년 10월에 처음으로 경주로에 데뷔해 이듬해 1월까지 4개월의 짧은 기수생활을 했다. 신인으로 4개월동안 4승을 거둔 그는 많은 경마팬의 주목을 받았지만 군입대로 인해 기수생활을 중단해야 했다.
떠날 때가 되면 소중함을 안다고 했던가? 군입대를 하고 나서 기수가 자신의 천직이라고 느꼈다는 그는 모든 것을 남겨두고 떠나는 기분을 맛보았다.
유훈은 대전에서 군생활을 하는 와중에도 기수로의 복귀를 위해 철저한 자기관리를 했다고 한다.
“꾸준하고 성실한 기수 되겠다”
현재 그는 홀어머님과 떨어져서 생활을 하고 있다. 사정상 현재는 어쩔 수 없지만 봄이 되면 준마아파트에서 합칠 생각이다.
군입대를 하면서 떠날 때는 아쉬웠지만 큰짐을 덜어낸 그는 이제 자신의 천직이라고 생각하는 제대로 된 기수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앞으로 부족한 점을 많이 보완해서 항상 꾸준하고 성실한 기수가 되겠다”고 다시한번 다짐을 하는 그는 복귀후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에서 마음고생도 많이 했지만 꾸준히 하면 된다는 것을 확실하게 느꼈다고 한다.
쉬는 시간이면 인터넷을 통해 경주장면을 다시 보면서 자신을 되돌아본다는 그는 우선 ‘꾸준히’라는 단어를 먼저 생각하면서 제대로 된 기수로 자리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권순옥 기자mar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