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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마무리를 기대한다.
오경환, 그는 인터뷰 내내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질 않는다. 거기에 강렬한 눈빛에 담긴 단단함은 처음 그를 대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위축되게 만들기도 한다.
어릴 때부터 해왔던 권투로 다져진 몸매는 군살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함을 자랑한다.
하지만 강렬한 인상에도 불구하고 말을 하는 입가에는 조금은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머금고 있어 호감을 가지게 만든다.
부상과 군입대, 그리고 복귀, 부상 재발, 또다시 복귀로 이어지고 있는 오경환 기수의 얘기를 들어보자. 【권순옥 기자margo@krj.co.kr】
노랑머리 기수 ‘오경환’
중학교 시절부터 복싱을 시작해, 중3때 전국체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던 ‘파이터’오경환은 15전 15승의 아마추어 성적을 가진 불패의 사나이다.
집안의 반대로 복서의 꿈을 접고 기수로 변신을 시도한 오는 2000년 12승을 거두며 대어급 신인으로 급부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듬해 3월 낙마로 인해 무릎 부상을 당하게 되고, 설상가상으로 군입영 통지서가 날아오게 되면서 한창 비상의 꿈에 젖었던 그가 경마공원을 잠시 떠나게 되었다.
막상 군입대를 했지만 신병교육을 받기 시작한지 4일만에 무릎부상이 심해지면서 당장 수술을 해야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고, 결국 오경환은 퇴영신청을 하고 무릎 수술을 받고 재활치료를 하며 복귀를 준비했다.
오경환 기수는 조금은 엄격하고 통제분위기가 남아있던 서울경마공원에 노랑머리로 파격적인 변신 바람을 불고 온 장본인이다.
그를 시작으로 기수들 사이에서 염색한 머리를 볼 수 있었고, 더 나아가 귀걸이를 하는 기수들을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의 염색한 머리를 볼 수 없다.
염색을 하면서 눈에 통증을 느끼는 등 부작용이 왔기 때문에 이제는 염색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현재는 회복기
부상과 군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한 오경환 기수는 지난 5월 경주로에 복귀한 이후 1년가량의 공백기를 한꺼번에 만회하는 듯 폭발적인 모습을 보이며 6월 MVP에 오르는 상승세를 보이며 경마팬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또다시 부상으로 인해 8,9월을 허송세월로 보내야 했다. 기수라면 어쩔 수 없는 숙명처럼 부상을 곁에 두고 살아가야 하지만 한창 상승세에서 물러서야 하기 때문에 아쉬움이 이만저만 아니다.
10월에 다시 경주로에 돌아온 오는 20전의 경주에 출전해 ‘즐거운파티’와 2위 입상 1회를 기록한 것이 최고의 성적이었다. 기대에 못 미치는 10월을 보낸 그는 11월에 접어들면서 다시금 파이팅 넘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1월 첫 주 2승을 올리며 멋진 신호탄을 쏘아올린 뒤 그는 ‘현재는 회복기’라고 담담하게 말하며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라고 한다.
한달여를 남긴 2002년.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남은 기간 수습딱지를 떼기 위해 최선을 다짐하고 있고, 매경주 최선을 다하겠다며 특유의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을 발하고 있다.
〈오경환 기수 인터뷰〉
― 부상에서 복귀후 다소 기대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았는데?
▲ 과거에 다쳤던 무릎이 재발하면서 약 2개월의 공백기가 있었는데, 10월 복귀한 이후 성적이 좋지 않았던 것은 쉬었던 여파도 있지만 때마침 소속조도 침체기였기 때문이다. 현재는 침체기에서 약간씩 살아나고 있는 상태다.
― 소속조 마필중 대표마라 할 수 있는 ‘즐거운파티’의 현재 상태는 어떤가?
▲ 현재까지 총 3번 기승을 했다. 물론 우승을 하지는 못하고 2위만 세 번을 기록했다. 나로서는 지금 타도 좋다고 느끼지만 마방식구들은 예전만 같지 못하고 무뎌졌다고 얘기한다.
전성기 때 기승을 해보지 않기 때문에 그때와 비교하기는 어렵다.
― 인기마에 기승할 때 긴장이 많이 되지 않는가? 그리고 어떤 생각을 하면서 기승하는가?
▲ 글쎄 크게 긴장을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리고 경주에 대해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쉽게 쉽게 생각하려는 편이고 인기를 많이 모으는 마필이면 ‘1등 들어오겠지’라고 생각한다. 결과론이겠지만 긴장을 덜하고 편하게 경주를 하는 것이 오히려 경주중 나올 수 있는 실수를 줄이고 나은 성적을 끌어내는 것 같다.
― 레이스 전개하는 모습을 보면 상당히 근성이 강한 모습을 볼 수 있고, 겁이 없는 것 같은데?
▲ 사실 겁이 거의 없는 편이다. 그리고 근성이라면 어느 기수나 다 있는 것이다. 경주중 최대한 마필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최선의 코스를 선택하려고 노력한다.
―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스타일은 어떤 질주습성의 말인가?
▲ 특별히 어떤 질주습성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다만 선행을 가는 마필은 막판 발걸음이 무뎌지면서 뒷말에게 잡힐 수 있기 때문에 다소 걱정을 많이 하게 된다. 굳이 좋아하는 질주습성을 고르라면 선입마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마필은 우선 타기 편한 말, 즉 내 지시에 잘 따라주는 마필이다.
― 경주를 앞두고 준비나 주안점을 두는 것이 있다면?
▲ 소속조의 마필인 경우 새벽훈련 등을 통해 마필에 대해 알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지만, 타조 기승이 있을 경우는 기승여부를 알게 되는 토요일 정도에 모니터링을 많이 한다.
지난 경주에서 뛰었던 모습을 보면 습성을 알 수 있다. 특히 관심을 가지고 보는 것은 그 마필이 과연 결승선상에서 힘이 남았는가 하는 것이다. 만약 마지막에 힘이 남았다면 초반 경주전개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나은 성적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 올해도 한 달여의 짧은 기간밖에 남지 않았는데,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 경험을 비추어 볼 때 막상 계획이나 목표를 정해놓고 있으면 잘 안되는 것 같다. 특별한 계획을 세우지 않고 매주 기승하는 마필에 맞는 성적을 올리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때 그때 열심히 하자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