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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복승률 50% 1위 차지
- 생각지 못한 좋은 결과에 조교사도 대만족
한달 총수득상금 1억1백14만4천원. 고홍석 기수가 지난 10월에 벌어들인 상금이다.
14번의 경주에 나서 4승과 2위 3회를 기록하며 정확히 두 번에 한 번 꼴로 입상을 했다.
이러한 고 기수의 모습을 보며 경마팬들 사이에선 ‘역시 믿을 건 고홍석 밖에 없어!’라는 감탄이 섞인 얘기들이 흘러나온다.
지난 88년 14기로 데뷔한 고홍석 기수는 14년차를 맞이하는 현재까지 142승을 기록중에 있다. 14년의 기수 기간을 생각하면 결코 많지 않은 승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그가 주목을 받는 것은 올해 7월부터 보여주고 있는 입상률의 급격한 상승세 때문이다.
소속조인 40조의 상승세와 더불어 꾸준한 성적으로 인기를 더해가고 있는 고홍석 기수의 얘기를 들어보자.
●‘늦바람(?) 난 고홍석’
과거 고홍석 기수를 좋아하는 경마팬은 많은 수가 그가 간혹 선사하는 고배당의 묘미를 느낀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요즘 고 기수는 거리에 상관없이 부쩍 좋아진 성적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대해 그는 “소속조 마필들이 현군에서 경쟁력이 있으니까 그만큼 입상확률이 높아진 것”이라고 말에게 공을 떠넘긴다.
고홍석 기수의 40조 사랑(?)은 특별나다. 14년 기수생활중 유일하게 경마대회 우승을 경험했던 지난 95년. 바로 40조에 소속돼 있던 그는 ‘비야사’와 호흡을 맞추면서 스포츠조선배를 거머쥐었다. 더불어 그의 성적도 상승곡선을 그리는 중이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95년 6월, 40조의 갑작스런 해체로 인해 힘든 시간이 찾아왔다.
‘아파본 사람만이 고통을 안다’는 말로 당시를 회상하는 그는 40조가 다시 열리게 되기까지 1년간 뿔뿔히 흩어진 마방식구들과 말들을 추스르는데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그의 이러한 노력들은 지켜보던 주위사람들을 감동케 했다. 결국 40조가 제자리를 찾고, 외도를 해야했던 고홍석 기수도 친정으로 돌아와 서로를 부둥켜안으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 아픔으로 남는 ‘비야사’
마사회 홈페이지 기수란 고홍석을 클릭하면 떠오르는 기수프로필의 끝 하단에 있는 ‘비야사’의 흔적.
유일한 경마대회 우승을 안겨준 ‘비야사’는 고 기수에게 기쁨보다는 아픔으로, 그리고 아쉬움으로 남는다.
당시 ‘비야사’는 훈련에 상당히 예민한 모습을 보였던 마필인데, 마방해체로 다른 마방으로 옮기면서 훈련 스타일이 바뀌는 바람에 제 기량을 다 펼치지 못하고 만 것이다.
‘새강자’나 ‘신세대’정도로 뛰어줄 말은 아니었지만 주위 환경의 변화로 인해 채 펴보지 못한 것이 안타까운 것이다.
● 시대의 명마 ‘신세대’
고홍석 기수는 최근 ‘신세대’에 기승, 연거푸 경주마 최다승 기록을 수립했다. 11살이라는 사람으로 치자면 노년에 접어든 경주마의 투혼을 보면서 ‘신세대’야말로 진정한 시대의 명마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신세대’도 그에겐 아픔이 있는 말이다. 95년부터 경주로에 데뷔한 ‘신세대’. 그러나 고 기수가 ‘신세대’에 기승을 한 것은 최근 두 번의 경주가 전부다.
탁월한 능력의 소속조 말, 그러나 그저 바라만 볼 수밖에 없던 소속조 기수의 심정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최근 두 번의 기승을 했던 그는 ‘신세대’가 앞으로 얼마나 뛸지, 그리고 언제까지 뛸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고 얘기한다. ‘신세대’가 출전을 할 때는 순위에 관심을 쏟지 않는다고 한다. 이미 모든 능력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더 이상의 요구를 할 수 없는 것이다.
● 40조의 기대주들
현재 40조에는 23두의 마필들이 있다. 그중에서 소속조를 지탱하고 있는 것은 바로 국산2군. 특히 최고의 기대마는 바로 ‘무비한’이란다. 1군에선 어떤 모습을 보일지 모르겠지만, 자신의 능력껏 뛰어주는 마필이라 기대가 높다고 한다.
그리고 ‘희망특급’또한 채 드러나지 않은 잠재력에 대한 기대감을 가질 수 있는 마필이라고 조심스런 기대를 드러낸다.
그러나 무엇보다 40조를 튼튼하게 지탱하고 있는 것은 바로 하나로 똘똘 뭉친 마방식구들이다. 어려운 때를 함께 한 마방식구들은 요즘 시쳇말로 ‘일에 환장한 듯’ 스스로 일을 찾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자랑한다.
● 고홍석 파이팅에 조교사 활짝!
올해 특별한 계획을 가지지 않았던 고 기수는 사실 친정인 40조로 옮긴다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리고 막상 친정으로 옮긴 후에도 처음에는 기승수가 그리 많지 않았다. 이전에 기승을 했던 박을운 기수가 기승을 했기 때문. 당초 이러한 기수기용은 적잖은 오해를 불렀는데, 여기에 대해 고 기수는 “말에 대해 몰랐기 때문에 보여주는 차원에서 기승을 시킨 것이다”라고 얘기한다.
어찌됐든 이후 마음의 안정을 찾은 그는 인기를 모으는 입상 기대마에 기승해서 대부분의 경주에서 입상을 일궈내는 강단을 보이면서 자신은 물론 40조에도 활력을 불어 넣는 촉매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조교사가 더 좋아한다”는 그의 말처럼 40조의 어려운 시절을 꿋꿋하게 지켜낸 고홍석 기수의 상승세에 고옥봉 조교사는 주위사람들에게 고 기수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올해 초부터 고홍석 기수는 그렇게도 좋아하던 축구를 거의 포기하다시피 했다. 후보생 시절에 다친 무릎이 다시 안 좋아졌기 때문. 물론 지금 당장에 경주에 나서는데 영향이 있는 정도는 아니다.
기수축구모임인 ‘다크호스’의 창단멤버이자 특급 주전으로 그동안 어떠한 경우에도 빠지지 않는 열정을 보여왔지만 자칫 무리를 하면 말을 타는데 지장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축구시합에 나서지 않고 구경만 하는 수준으로 만족하고 있다.
항상 웃는 모습으로 후배들을 챙기며 남에게 싫은 소리를 할 줄 모르는 고홍석 기수는 “기회를 주는 것에 맞춰 운이 좋았기 때문에…”라는 말로 굳이 자신을 낮추려고 한다.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