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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조 박천서 신임 조교사
- 현장 노하우 십분발휘해 자신만의 색깔 보인다
‘천천히 풀어 나간다’
박천서 신임 조교사가 3월 5일부로 마방을 대부받아 54조를 오픈한다.
현재 사용할 마방이 완전히 정리되지도 않았고, 마필 자원도 3두 밖에 되지 않는 등 열악한 여건과 나날이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결코 보장된 미래라 할 수 없지만 박 조교사는 22년의 현장 경험을 토대로 자신만의 색깔을 경마팬에게 보여줄 수 있으리라 믿고 있다.
“장두천 조교사님께 우선 감사 드린다”라고 마방대부의 소감을 말하는 그는 초심의 마음으로 천천히 풀어나가겠다는 다짐을 한다.
독학으로 조교사 면허 취득
82년 세상 물정에 대해 잘 모르던 시절, 당시 뚝섬경마장에서 기수생활을 하던 외사촌형의 권유로 경마장을 찾은 그는 당초 기수에 대한 꿈을 간직하고 있었지만, 체중초과로 인해 관리사 생활을 시작했다.
점차 경마장 생활에 익숙해지면 미래에 대한 기대를 키워나가던 그에게 난관이 앞을 가로막았다.
시골에서 자란 그는 낮은 학력으로 인해 단계를 높여가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고된 경마장 생활에도 불구하고 독학을 결심하고 검정고시를 병행하게 되었다.
비록 남보다는 다소 늦었지만 평소 생활신조로 삼았던 ‘근면, 성실’ 덕분에 91년 조교보 면허를 취득하고, 99년 드디어 조교사 면허를 취득하게 되었다.
경주마 훈련에 남다른 열정을 보이고 있는 그가 훈련했던 경주마를 꼽자면 뚝섬시절 인기를 누렸던 ‘적극성’과 ‘노셋’,‘비산’등이다.
‘적극성’은 88년 한국마사회장배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첫 경마대회 우승을 안겨준 마필로 비록 왜소한 체구였지만 스스로 알아서 뛸 정도로 영리한 말이었다고 한다.
잊지 못할 장두천 조교사
이제는 한 마방을 책임지는 동등한 입장에서 경쟁을 해야하는 상황이 되었지만 박 신임 조교사는 그동안 자신을 보살펴준 장두천 조교사를 결코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85년 44조가 마방을 열었을 때 선임 관리사로 시작해 18년간 동거동락을 한 장두천 조교사.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을 보내면서 장 조교사로부터 경주마 관리부터 마방운영까지 도제식 교육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금번 마방대부를 받으면서 3두의 마필을 확보했는데, 바로 넉넉지 않은 44조의 사정에도 불구하고 장 조교사가 선뜻 3두의 경주마를 그에게 보내준 것이다.
좋은 제자를 두었다고 만족해 하는 장 조교사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책임감이 무겁게 느껴진다고 한다.
박 조교사는 ‘마필 관리만큼은 자신있다’고 얘기한다. 바로 현장에서 장 조교사와 함께 44조의 마필들을 관리하면서 터득하고 배운 노하우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기본에 충실하겠다’
“이제 시작하는 단계에서 어떤 성적을 내겠다느니 언제까지 몇 승을 하겠다는 말을 사실 웃긴 얘기다”라고 솔직하게 현 상황을 밝히는 박 조교사는 다만 ‘기본에 충실하겠다’는 각오를 되뇌인다.
그가 말하는 기본이란 바로 훈련관리, 사양관리, 보건관리다. 바로 이런 기본적인 것만 충실히 한다면 마주나 경마팬에게 할 수 있는 조교사의 최선을 한 셈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남들보다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좌우될 뿐이라고 한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나만의 색깔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할테니 지켜봐달라”라는 말로 새 출발의 다짐을 밝히는 그는 좋은 명마를 만든다는 모든 조교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매진하겠다고 한다.
스스로의 성격에 대해 열린 상태에서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대처하는 편이라고 얘기하는 그는 원칙을 중시하면서 확실한 공사구분을 짓고, 일한 만큼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마방을 만들겠다고 한다. 그리고 현장에서 모든 마방식구들과 함께 하며 새로운 마방을 세우겠다고 한다.
【권순옥 기자mar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