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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경마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윤흥렬 마주를 결코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 과천벌을 빛낸 수많은 기대주를 소유했고, 지난해 삼관마, 그랑프리 2연패라는 위업을 선보였던 그는 마주로 뿐아니라 대통령 사돈으로도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93년 개인마주제 원년에 경마장과 인연을 맺기 시작해 이제는 생산자 겸 마주로 활동하며 끊임없이 명마를 키워내고 있는 윤흥렬 마주를 만나 그의 얘기를 들어 보았다.
아쉬움이 더 컸던 2002 그랑프리
지난해 12월 22일 8경주. 한해 최고의 경주마를 가리는 그랑프리에서 윤흥렬 마주는 2년 연속 그랑프리 우승마주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되었다. 또한 최다수득상금 마주의 명예를 이어가게 되었다.
그러나 정작 윤흥렬 마주 본인은 시상식이 끝나고 인터뷰를 통해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혔다. 주위에선 의례적으로 하는 말이려니 생각했다.
그는 그랑프리에 ‘다함께’와 ‘보헤미안버틀러’ 2두의 소유마를 출전시키면서도 당연히 다함께가 그랑프리 2연속 우승마가 되리라고 믿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렇게 믿었던 ‘다함께’는 경주중 발통이 갈라져 제 능력을 완전히 발휘하지 못하고 만 것이다.
비록 ‘보헤미안버틀러’가 우승을 차지했지만 다함께에 대한 믿음이 컸었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보헤미안버틀러’의 우승으로 경마역사상 처음으로 그랑프리 연속 우승마주가 되었지만 휴장기동안 개별거래를 통해 들여온 ‘보헤미안버틀러’를 두고 네티즌 사이에서 가격논쟁이 벌어졌고, 그랑프리에 2두를 출전시킨 윤마주에 대한 의혹이 담긴 비방성 글도 나타났다.
윤마주는 이런 네티즌들의 반응을 보면서 심적갈등을 느꼈고, 결국 그랑프리 우승마인 보헤미안버틀러를 친분이 있던 마주에게 매각하고 말았다.
개별거래 첫 케이스로 들여왔고, 그랑프리 우승마며 나이가 어려 아직도 한창 뛰어줄 마필임을 감안할 때 턱없이 낮은 가격에 매매되었지만, 결국 낮은 매매가로 인해 도입가 논쟁을 완전하게 종식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그는 매각을 결심한 이후 그 대상자를 고르던 중 자신이 운영하는 목장에서 경주마를 구입했으나 제대로 뛰는 말을 만나지 못한 마주에게 주기로 결정을 했다고 밝힌다.
또한 윤마주는 앞으로 절대 경마대회에 소유마필을 1두 이상 출전시키지 않겠다는 다짐을 보이고 있다. 출전하는 한 마리의 경주마에 정성을 쏟고 불필요한 의혹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다.
운이 좋았던 초보마주
윤흥렬 마주는 개인마주제가 시행되던 지난 93년 제1차 마주로 경마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초보마주로 첫 출발을 한 그는 1천1백만원짜리 경주마 5두를 분양받았다. 스스로 운이 좋았다고 할 정도로 순탄한 결과가 나왔다. 제비뽑기로 그에게 왔던 말이 바로 ‘차세대’, ‘딱따구리’, ‘해피키’, ‘용감이’ , ‘천둥울림’ 등이었다. 저마다 좋은 결과를 안겨주면서 그는 기초를 마련할 수 있었다고 한다.
서서히 마주제가 정착되면서 그는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경주마 생산에 눈을 돌렸다. 소유마들이 벌어다준 상금을 모두 생산목장에 쏟았고, 현재는 해피목장과 늘푸른목장에서 내일의 꿈나무(?)를 육성하고 있다.
그가 관심을 쏟는 해피목장과 늘푸른목장에서 육성해낸 경주마중에는 ‘햇빛마을’, ‘해란강’, ‘비호돌이’, ‘고려방’, ‘해암장군’ 등이 있다. 최근 유명세를 타고 있는 마필인 만큼 그의 자랑이 이만저만 아니다.
생산이 늦어져 경매에 참여하는 것은 올해부터다. 현재 한국 경주마생산목장의 마필관리나 사양관리는 외국과 비교해도 절대 안 떨어진다는 것이 윤마주의 생각이다. 다만 경주마로서 훈련을 위한 여건이 부족한 것이 흠이라고 한다.
그래서 올해 해피목장과 늘푸른 목장에 주로를 만들고 위킹머신도 들여놓는다. 또한 체계적인 훈련을 위해 퇴역기수나 관리사를 채용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다함께’와 그랑프리 3연패에 도전한다
좋은 경주마와 경마에 대한 진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윤마주의 2003년은 아직 그다지 밝은 편은 아니다. 물론 ‘다함께’, ‘해암장군’ 등이 있지만 ‘다함께’는 그랑프리에서의 부상치료를 위해 휴식기가 필요하고 ‘해암장군’은 암말이라는 점에서 그의 기대치에 부응해줄지 의문이다.
하지만 윤마주의 꿈은 결코 작지 않다. 우선 자신이 최고의 경주마라고 인정하는 ‘다함께’와 함께 그랑프리에 도전한다는 것이다. 그의 꿈이 이뤄지면 개인적으로 그랑프리 3연패와 다함께의 그랑프리 2관왕이 달성되는 것이다. 물론 ‘다함께’에 대한 믿음이 확실한 그는 충분한 가능성을 얘기한다.
올해 최우수 국산마 타이틀에 도전한다는 ‘해암장군’은 3관마라는 명성에 걸맞는 활약을 해줄거라 믿지만 암말이라는 점에서 어려움이 예상된다.
윤마주의 고민은 뚜렷한 2세마가 없다는 것이다. 그나마 ‘청담축제’와 데뷔를 기다리는 ‘인터뷰’
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과연 얼마나 뛰어줄지 의문이다.
올해 그는 개별거래마 1두를 구입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아직 계획만 가지고 있는 상태지만 2-3만불 정도의 마필을 구입해 내년도 그랑프리를 겨냥하겠다는 포부를 키워가고 있다.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