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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수 조교사가 드디어 첫 승을 기록하며 명조교사 꿈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지난 18일(토) 제8경주에 ‘선데이러브’(우창구 기수)를 출전시켜 우승을 차지한 것.
김 조교사는 지난해 7월 1일부로 마방을 대부받은 지 6개월하고도 18일, 경주마를 출전시킨 지 27전만에 첫 승의 감격을 맛보았다.
관리사로 시작해 기수를 거쳐 조교사가 된 김택수는 평소 노력파로 정평이 나있다. 힘든 여건 속에서 꿋꿋하게 경주마를 관리하며 첫 승을 일궈내며 자신의 꿈인 명조교사로의 힘찬 발걸음을 시작한 김 조교사의 얘기를 들어보자.
“마주, 관리사에게 영광 돌린다”
마방의 처음 대부받으면서 김 조교사는 신인 조교사로서 당연히 어려운 시기가 있음을 각오하고 있었다. 더욱 처음 마방식구(?)로 들어온 몇 두의 마필을 점검해 본 결과 벼랑 끝에 서있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어렵게 어렵게 지켜온 경마장 생활이었기에 다시한번 노력으로 고난을 극복하리라 마음먹었다.
출발부터 경주마 자원이 부족했던 상태라 당연히 첫 승도 늦어질 것이라 예상했지만, 그나마도 중간중간 인기를 모았던 마필들이 번번이 실패를 안겨주면서 그는 남모르는 가슴앓이를 해야했다.
혹시 마(魔)가 낀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해보기도 하고, 마필훈련이나 관리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 하는 자괴감을 수시로 가져야 했다.
이런 어려운 상태에서 올린 첫 승은 그에게 두 배 이상의 기쁨을 안겨주었다. “아낌없는 성원을 해주신 마주와 묵묵히 맡은 바 책임을 다해준 관리사에게 기쁨과 영광을 돌리고 싶다”는 말로 첫 승 소감을 얘기하는 그는 그동안 어려운 가운데도 자신을 도와준 모든 이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후회는 없다”
마방을 대부받은 이후 6개월간 정말로 어려운 나날이 그를 찾아왔다. 하지만 그는 결코 후회라는 단어를 떠올리지 않았다. 바로 그의 경마장 생활 자체가 도전이었기에.....
관리사로 처음 경마장과 인연을 맺은 그는 86년 12기 기수로 경주로에 데뷔했다.
선천적으로 기수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체격조건임에도 떼를 쓰듯 기수의 길을 선택했다. 신인시절 5년간 그는 체중과 사투를 벌인 끝에 적당한 체중을 유지할 수 있었다. 매일같이 납조끼를 메고 경주로를 10여 바퀴씩 돌아야했던 신인시절을 회상하는 그는 그러한 노력이 있었기에 끝까지 기수생활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물론 기수생활을 마감하는 날까지 체중과의 끝없는 전쟁은 계속되었지만.......
그의 도전은 비단 경마에만 국한되지는 않았다. 기수생활을 하는 도중 조교사 면허를 취득한 것은 물론, 대학에 입학해 만학의 꿈을 이루기도 했다.
평소 후배들에게 ‘일생의 목표를 세워라’라고 충고를 하는 그는 98년 조교사 자격으로 아일랜드 연수를 다녀오며 변화되는 환경에 대처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아직은 갓 첫 승을 올린 신인 조교사지만 그의 꿈은 높기만 하다. 앞으로 다가올 개방의 시기에 맞춰 세계화의 환경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명마를 배출하는 꿈을 가지고 있다는 그는 남에게 떠밀려 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세계에 우뚝 설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지켜봐 주세요”
올해 김택수 조교사가 진단하는 16조의 미래는 화려한 빛을 찾을 수 없다.
신인 조교사들이 대부분 공통적으로 느끼는 마필수급 어려움 속에서 그 또한 예외일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다른 부분도 결코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조교사가 되면서 충분히 예상했던 일이고 그 부분은 배워가면서 극복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걱정이 덜 되지만, 말을 사줄 마주가 부족한 것은 노력만으로 당장 극복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김 조교사는 현재의 조건에서 최대의 성과를 뽑아내기 위해 실수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을 한다. 그러면서 조금씩 더 나은 조건을 마련하며 그렇게 한단계씩 올라설 계획이다.
조교사가 되고 인터넷 등에서 경마팬이 자신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가지고 지켜보는 것에 고맙게 생각하지만 너무 조급하게 바라보는 것이 부담된다고 얘기한다.
느긋한 마음으로 지켜봐주길 당부하는 그는 경마팬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명조교사가 되도록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자신의 굳은 결심을 내비춘다.
숱한 어려움 속에서도 관리사부터 조교사까지 오직 경마장의 생활을 고집해온 김택수 조교사는 도전과 응전을 거치며 20여년동안 경마장을 지켜왔고, 자신이 지켜온 경마장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에 열성을 다하며 자신의 꿈을 향해 매진을 하고 있다.
6개월만에 첫 승이라는 미비하지만 그에겐 너무나 커다란 결실을 얻은 김택수 조교사의 열정은 기대이상의 훌륭한 모습으로 경마팬에게 보여질 것이다.
【권순옥 기자mar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