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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우승인데, 너무 기쁘죠. 우승이 확정되는 그 순간은 펄쩍펄쩍 뛰고도 싶고, 소리도 마구 질러보고 싶을 정도로 기뻤습니다”
아직은 신인이고 젊은 조교사기 때문에-그리고 다른 조교사들 눈치 때문에(?)- 이러한 기쁨을 꾹 참기가 너무 힘들었다는 서범석 조교사는 조교사 개업 4년 만에 일궈낸 경마대회 첫 우승이 아직도 마냥 기쁘기만 하다.
그러나 서 조교사는 “강태현 기수가 너무 잘 탔습니다. 무서울 정도의 침착한 경주 운영에 저도 놀랐으니까요. 그리고 모든 경마대회가 다 그렇듯이, 운도 많이 따라줬던 것 같습니다”며 우승의 공을 강태현 기수와 경주 운의 결과로 돌리는 넉넉함을 보였다.
‘프레쉬갤로퍼’와 서 조교사의 인연은 지난해 1차 경매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려방’의 동생이라는 혈통적인 매력 외에도 체형적인 호감 때문에 꼭 구매를 원했다는 서 조교사는 사실 2,000만원이라는 마주와의 마지노선을 어기고, 2,500만원에 구매하는 “결단”을 내려 ‘프레쉬갤로퍼’를 겨우 손에 잡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막상 어렵게 손에 넣은 ‘프레쉬갤로퍼’는 보유한 능력에 비해 경주 적응 미숙으로 무척이나 속을 썩였다. 발주불량으로 발주검사만 5번을 받았고, 능력검사도 3번만에 겨우 합격했다. 이렇게 어렵게 데뷔전을 치른 ‘프레쉬겔로퍼’의 데뷔전 성적은 7위. 더욱이 ‘프레쉬갤로퍼’는 경주중 내측으로 기대는 악벽까지 보여줘 그를 더욱 실망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2번째 경주부터 달라지기 시작한 ‘프레쉬갤로퍼’는 이후 2번의 2위와 2번의 1위를 거쳐, 결국 국산4군마로 1200m까지 뛰어보지 않았다는 핸디캡을 거뜬히 극복하고 그에게 경마대회 우승이라는 영광을 안겨줬다.
“경주가 끝나고 ‘프레쉬갤로퍼’를 보러 마방에 갔는데, 평소와는 다르게 지쳐서 누워 있더군요. 무리는 무리였나 봅니다. 사실 불쌍하다는 마음도 들었고요. 그래서 다음 출전은 조금 넉넉하게 잡으려고 합니다. 물론 최종 목표인 5월 코리안더비까지는 쉼 없이 달려야겠죠?”
올해로 조교사 개업 4년 차에 접어든 서 조교사는 해외파 조교사로 더 유명하다. 기수 시절 다년간의 호주, 뉴질랜드, 아일랜드 유학을 거쳐 선진 경마를 몸소 체험한 서 조교사는 지금도 그 당시의 경험을 바탕으로 기복 없는 마방 관리로 정평이 나있다. 또한 지금도 호주와 뉴질랜드를 직접 오가며 새로운 경주마 찾기에 여념이 없다. 첫 수입마였던 ‘골드다이스’의 실패를 계기로 자신의 노력 부족이었음을 탓한 서 조교사는 두 번째 외산 개별수입마로 뉴질랜드산 신예마가 곧 입사할 예정이라고. 특히 이번에는 실수를 줄이기 위해서 더 열심히 살펴본 만큼, 기대해도 좋을 것이란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공자는 불혹(不惑)이라고 하여 40세라는 나이를 “세상일에 정신을 빼앗겨 갈팡질팡하거나 판단이 흔들리는 일이 없게 된다”고 말했다. 올해로 40세가 된 서 조교사도 조교사로 흔들림 없이 승승장구하길 기대해본다.
【김중회 기자 ringo@krj.co.kr】
경마대회 첫 우승 ‘강태현’
“소속조 관리사 꿈 사고 우승 감격!!”
- 과거 실수 만회하며 짜릿한 첫 우승!!
- …큰 욕심은 접은 상태… 조급하게 1∼2승 더 하려는 욕심보다 기수로서 갖춰야할 것들을 더 많이 배우겠다…
‘프레쉬갤로퍼’가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강태현은 오른손을 번쩍 들어 힘껏 원을 두 번 그렸다.
결승선을 50m 앞두고 전광판에 비추는 모습을 보면서 뒤에서 쫓아오는 말들과의 거리를 보면서 ‘이겼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과거 실패를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바로 2001년 JRA트로피 경마대회에 처음 출전했을 때가 기억났기 때문이다.
경주전 너무 자신만만한 상태에서 경주중 관중석에 가서 손 흔드는 생각을 하는 바람에 아쉽게 2위에 그치고 말았던 것이다. 자신을 믿고 경마대회에 기승 기회를 준 조교사에게 미안함을 느끼고 경마대회는 확연히 틀리구나 하는 생각과 좀더 자숙하는 기회가 되었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대회를 앞두고 예시장에서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 우승을 하겠다는 확신은 없었지만, 그래도 좋은 결과에 대한 느낌은 있었지만 내심 기대를 가지고 있는 자신에게 스스로 차분하자고 다시금 마음을 다진 것이다.
“오히려 조교사님의 기쁨이 나 보다 큰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그는 기수시절부터 경마대회와 인연을 가지지 못했던 서범석 조교사의 첫 경마대회 우승이 더욱 기뻤다고 한다.
그는 경주전 이미 경마대회 첫 우승을 충분히 기대하고 있었던 것 같다.
소속조 관리사가 경마대회가 있던 날 아침, 그에게 전날 경마대회에서 우승하는 꿈을 꾸었다고 얘기한 것이다. 물론 그 상황에선 웃음으로 넘겼지만, 손해는 볼 것 없다는 생각으로 그 꿈을 강태현 기수가 샀다는 것이다.
결국 관리사의 꿈대로 ‘프레쉬갤로퍼’가 우승을 차지했고, 그에게 처음으로 시상대에 오르는 기회를 준 것이다.
올해 1백승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는 강 기수는 더 이상의 큰 욕심은 접은 상태라고 말하고 있다. 승부의 세계에 선 사람이라면 누구나 보다 많은 우승을 생각하지만 그는 조급하게 1∼2승을 더 하려는 생각보다는 기수로서 갖춰야할 것들을 더 많이 배우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런 마음가짐 때문에 최근에는 신인 때보다 오히려 더 많이 물어보고 선배들과 의견을 나누게 되었다.
물론 최근 기승수가 적어 조금은 늘려야겠다는 마음도 있지만, 적게 타는 만큼 신경을 많이 쓰게 되었다고 한다.
현재는 소속조 마필 위주로 기승을 하다보니 경주마별 성격을 확실하게 알게 되었고, 경주중 발생할 수 있는 많은 변수에 대해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경주중 여유를 가지게 되면서 성적과 직결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는 것이다.
“응원을 해준 경마팬에게 감사를 한다”고 말하는 그는 ‘프레쉬갤로퍼’의 우승이 있기까지 노력과 응원을 아끼지 않은 마방식구들을 잊지 않고 고마움의 말을 전한다.
【권순옥 기자mar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