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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큰 발전 위해 신마수급에 노력중
78년 조교사로 데뷔한 이래 25년이란 세월동안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성실과 근면으로 꾸준한 모습을 보여왔던 8조 김춘근 조교사가 드디어 5백승 고지를 올라섰다.
지난 21일(토) 6경주에서 ‘새별’의 우승으로 근 한달여를 기다려온 5백승의 고지를 힘겹게(?) 밟게 된 것.
“지난 주 기자들에게 상금을 벌어줄 말이 ‘새별’이라고 얘기했듯이 우승을 해주었으면 하고 기대했지만, 솔직히 완전한 믿음이 없었기 때문에 너무나 기뻤다”라고 얘기한다.
한때 마방에 38두가 꽉차기도 했었지만 최근 1년 사이 28두까지 보유두수가 적어지는 등 김 조교사의 마음고생이 적지 않은 가운데 5백승을 달성해 새롭게 발전하는 마방으로 재도약하려는 의지를 불사르고 있다.
“부담 안주려 5백승 얘기 안했다”
지난 5월 김춘근 조교사는 3승을 올리면서 499승을 거두면서 5백승 고지를 바로 코앞에 두게 되었을 때, 이제 곧 하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기다림의 시간이 길어졌다.
기대를 가지고 출전했던 말들이 오히려 부진한 모습을 보일 때면 자신이 부족한 점이 많아서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어느 정도 기다림이 길어지면서 ‘언젠가는 하겠지’라고 생각하고 평소처럼 그저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한다고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지난 주 출전하는 마필에 대해 질문을 하는 기자들에게 김 조교사는 “상금을 벌만한 마필은 ‘새별’이다”라고 밝혔다.
내심으로는 우승까지 기대했지만 최근 성적이 조금씩 나아지고는 있지만 강한 상대가 무려 3두에 달해 스스로도 확신을 가질 수 없었기 때문에 자신의 기대치를 우회적으로 얘기했던 것이다.
‘새별’이 경주에 출전하기 전 기승기수인 천창기 기수에게 그저 열심히만 타달라고 주문했다. 괜히 5백승이니, 우승이니 하면 부담을 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아슬아슬하게 ‘새별’이 우승을 했을 때, 마방식구들의 축하를 받게 되었다. 그들도 말은 하지 않았지만 내심 5백승에 대한 부담감을 모두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5백승 기쁨, 함께 나누고 싶다”
김춘근 조교사가 조교사로 첫 발을 딛은 것이 78년 12월로 벌써 2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수치상으로만 따져도 매년 꾸준하게 20승 이상을 기록한 것이다.
쉽게 생각하면 쉬울 수도 있지만 “힘들게 지금까지 왔다”고 얘기하는 그는 5백승이라는 결과물을 얻었지만 지나온 세월의 훈장이 자랑스럽기보다는 5백승 달성 조교사로서 앞으로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더 크게 느껴진다고 한다.
“조교사를 시작한 지 25년의 세월을 보내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열심히 해왔다”고 긍지를 보이는 김조교사는 수많은 말들을 만나면서 보람도 느끼고 실망도 느꼈지만 언제나 성실하고 열심히 최선을 다해왔다고 자부하고 있다.
물론 최선을 다하고도 성적이 좋지 않았을 때는 한 마방을 책임지는 입장에서 자신에게 경주마를 맡겨준 마주들과 자신만을 바라보고 있는 마방식구들에게 미안해 답답하기 그지 없었다고 한다.
김조교사는 25년의 조교사 생활의 보람이랄 수 있는 5백승 달성에 대해 지금까지 자신을 돌봐준 마주들과 자신을 믿고 따라준 모든 마방식구들과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한다.
당면과제는 신마수급
한때 마방이 부족해서 말을 받을 수 없을 정도로 활기차던 마방이 최근 1년 동안 신마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다.
그래서 그에게 가장 시급한 당면과제는 바로 신마수급이다.
한해 서울경마공원에서 활동을 하는 경주마는 약 1200여두에 달하고 있다. 그중에서 명마라는 이름을 얻을 수 있는 말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리고 많은 수의 경주마들이 빠르게 도태되고 새로운 신마들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수많은 마필들이 그의 손을 거쳐 지나갔다. 그중에서 상당수가 최상위군인 1군까지 올라가는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그에게는 경마대회 우승복이 많지 않았다.
그는 89년 이후 2개 경마대회 우승기록을 가지고 있다. 그의 손에서 이름을 얻었던 마필들을 생각하면 더 많은 경마대회 우승도 가능했을텐데, 의외로 경마대회와 기간이 많지 않는 등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5백승이라는 기쁨을 안게 되었지만 김조교사의 생각속에선 여전히 신마수급 걱정 뿐이다. 지금의 자신이 있을 수 있도록 도와준 마주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면 25년의 노하우로 경마역사에 남을 명마를 키워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성실과 최선을 다하겠다고 결의를 다진다.
“그동안 8조를 아껴주시고 보살펴주신 마주, 경마팬, 마방식구, 기수들 모두에게 다시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원활한 신마수급을 이루고 나아가 최고의 마방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라고 밝히는 김춘근 조교사의 눈빛에는 노장의 투혼과 결코 시들지 않은 의욕이 넘쳐나고 있다.
【권순옥 기자 mar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