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백승 의미보다 강자틈 거둔 우승이 빛난다”

30조 정지은 조교사가 한국마사회에서 발표하고 있는 조교사 총전적에서 드디어 5백승 고지에 올라섰다.
지난 7일(일) 9경주에 나선 ‘늘빛나’가 승군 후 첫 경주에서 강한 상대들 틈에서도 선전을 하며 우승을 차지함으로써 지난 11월 1일 토요경마 3경주에서 ‘빅토리헌트’로 우승을 차지하면서 마사회가 발표하는 총전적에서 499승을 기록한 이후 지난주 경마일전까지 76전을 거치는 동안 우승을 기록하지 못하고 2위만 14회 기록하는 아쉬움을 털어냈다.
82년 기수생활을 마감하고 조교사로 출발을 한 정지은 조교사는 92년까지 417전을 거치는 동안 63승을 거두었으나 한국마사회의 전산정리가 93년부터 되어있기 때문에 지난주까지 5백승에 1승이 모자라는 수치가 계속되고 있었다.
하지만 정지은 조교사는 이미 본지와의 인터뷰에서도 밝혔듯이 “실질적인 5백승은 예전에 달성했기 때문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했다. 또한 일부에서 5백승을 앞두고 지독한 아홉수를 겪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하지만 정작 본인은 5백승의 의미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최근 우승이 없다는 점이 아쉬울 뿐이라고 밝혔었다.
이미 지난 3월 첫 주 경마일에 정지은 조교사의 5백승 달성은 어느정도 예견되는 분위기였다. 7일 일요경마 1경주와 5경주에 출전한 ‘미키’와 ‘서대양’이 인기를 모으는 가운데 두 마리중 한 마리는 우승을 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정작 두 마필은 5위와 4위에 그쳐 올해 마수걸이 첫 승에 목말라있는 30조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늘빛나’가 출전한 9경주. ‘늘빛나’는 직전경주 4군경주에서 2위를 기록하며 승군을 했고, 거리도 처음 경험하는 1700m. 모든 면에서 불리한 듯 했다.
하지만 행운의 여신은 멀리 있지 않았다. 경주를 치르는 동안 선행부터 중간추입까지 다양한 경주전개를 보였던 ‘늘빛나’는 초반 가장 뒤에서 경주를 펼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3코너부터 서서히 앞으로 나서기 시작해 4코너에서 중위권에 합류한 ‘늘빛나’는 결승선직선주로에서 막판 스퍼트를 내기 시작해 앞서 가던 마필들을 속속 제치며 우승을 차지하고 말았다.

〈정지은 조교사 인터뷰〉
― 5백승 달성을 축하한다. 소감은
▲ 우선은 고맙다. 그러나 이미 얘기했듯이 내가 가지고 있는 기록만으로도 실질적인 5백승은 이미 예전에 넘어섰다. 다만 올해들어 첫 우승을 했다는데 더 기분이 좋다.

―‘늘빛나’의 우승은 기대했나
▲ 승군후 첫 경주를 치르는 마필이라 상대도 강했고, 거리에 대한 부담도 있었기 때문에 4-5위 정도면 잘한 성적이 아닐까 생각했다. 직전 2위를 할 때부터 마필상태는 계속해서 좋아지고 있었다. 초반부터 서두르지 않았다는 것과 다른 마필들이 레이스가 잘 풀리지 않으면서 운이 따라준 것 같다.

― ‘늘빛나’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면
▲ ‘사이코배블’자마라 기대를 가지고 있지만 체구가 작은 것이 흠이다. 또한 스타트가 불안하는 것과 주립불량 등의 단점을 가지고 있는 마필이다. 직전경주에서 2위를 할 때부터 재갈을 무는 것이 많이 나아졌고, 성질이 칼칼한 마필이기 때문에 레이스 초중반 잘 컨트롤 한다면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다.

― 앞으로 계획이나 각오를 밝힌다면
▲ 올해 첫 마수걸이 첫 승을 올린 것을 계기로 꾸준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목표다. 전반적으로 소속조 마필중에 딱히 내세울 만한 마필이 없다는 것이 흠이지만 보유한 마필들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 보겠다.
【권순옥 기자mar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