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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 쾌조 순항으로 다승 1위 랭크
- 지난 주 6승 추가하며 현역 기수론 6번째로 6백승 고지 밟아
`돌아온 황태자`, 아니 이제는 이라 불러야 할 김효섭 기수가 지난 주 신들린(?) 말몰이를 보이면서 자못 심각하게 기다리던 아홉수의 망령이 돌아볼 사이도 없이 6백승 고지를 단숨에 넘어 버렸다.
현역 기수로는 6번째로 밟은 6백승 고지지만, 2003년 8월에 5백승을 기록한 이후 16개월만에 1백승을 추가한 것이라 가히 김효섭 기수의 꾸준함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지난해 연초에 20기 꼬마 기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져지만, 올해는 초반부터 과천벌 최강군단 13기의 독주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특히 김효섭 기수는 올해 3주의 경마가 펼쳐지는 동안 무려 11승이라는 기록으로 천창기 기수의 7승과 박태종 기수의 6승을 훨씬 여유있는 걸음으로 앞서며 다승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철저한 자기관리 속에서도 다른 기수와의 유대에 전혀 거리낌이 없어 언제나 반가운 친구가 되어주는 김효섭 기수. 그의 6백승 이야기를 되짚어 보자.
◎준비하지 못한 6백승
김효섭에게 6백승은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6백승을 넘어선 김효섭의 반응은 의외로 담담하다. 하기야 많은 기수들이 타이틀이 걸린 승을 앞두고는 일부러 생각지 않으려고 의미를 최대한 깎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그것은 타이틀을 앞둔 상황이고, 일단 목표를 달성하고 나면 기쁨을 감추지 않는다.
"당연히 기쁘다! 하지만 5승이나 남았던 상황이라 지난 주 6백승을 하리라곤 생각지 않았다. 좋은 말에 기승시켜주신 여러 조교사님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하는 그는 자신이 달성한 6백승 경주보다도 과거 국산마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새강자`에 첫 기승했던 느낌을 앞세워 말한다.
최전성기를 한참 지난, 그러나 아직도 최강마의 자존심이 느껴지는 `새강자`의 현재를 같이해 본 김효섭은 역시 이름에 걸맞는 능력마라고 말하면서도 세월을 이기지 못하는 스러져가는 `새강자`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물론 김효섭도 6백승이 기쁘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의 말에는 담담함이 묻어 나온다. 2003년 5백승을 달성했을 때의 환희는 사라지고 보다 깊어진 달관(?)같은 것이 엿보이고 있었다.
경마장으로 돌아오기까지 어렵던 일들과 힘들었던 나날을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 최우선 목표점을 5백승으로 잡았고, 그것을 달성했을 때의 김효섭은 자신에 대한 믿음을 느끼게 했던 것이 바로 2년전의 일이다.
국민기수로 대변되는 박태종 기수가 홀로 1천승의 고지를 밟았듯, 하나의 목표점을 지난 김효섭 역시 1년 4개월만에 6백승을 넘어섰다. 매경주 상대들을 만나 피말리는 경합을 펼쳐야 하는 기수생활이지만 막상 하나하나 과정을 꼼꼼이 따져보면 자신과의 싸움이 가장 어려운 싸움이라고들 말한다.
그 역시 숨가쁘게 달려온 세월의 도로에서 벗어나 잠시 쉬고자 하는 유혹도 있었지만, 자신이 선택한 길을 오늘도 열심히 한눈 팔지 않고 달리고 있다.
◎ 경마팬과 웃으며 마주할 때까지......
다승 1위를 달리고 있는 김효섭도 예시장으로 향할 땐 항상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한다.
특히 직전경주에서 인기마로 부진했을 경우에는 자신에게 쏟아질 경마팬들의 항의와 간간이 터져나오는 욕설이 무섭기까지 하다.
80년대부터 시작된 경마장 생활이니 돈을 잃는 경마팬들의 심정을 모르지 않지만, 막상 자신에게 향하는 거센 육두문자를 듣는 것은 결코 적응이 되지 않는다.
물론 예시장의 분위기도 많이 바뀌어 응원하는 소리가 높고 스스로를 자제하고 스스로 결과를 자신들의 책임으로 생각하는 팬들이 많아진 것은 경마문화의 업그레이드를 느끼게 한다.
그에게 몇 승을 하겠다는 목표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매경주 최선을 다하고 경마팬과 웃으며 눈을 마주칠 수 있는 것이 최고의 목표가 되고 있다.
◎상승세 비결은 최상 컨디션 유지
선수로서 항상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하나의 비결이지 않겠느냐고 한다. 그리고 소속조의 마필은 적은 가운데도 마주와 조교사들이 적극적으로 기회를 주기 때문에 자신의 성적이 가능했다며 고마움을 표시한다.
최고의 상승세로 경마팬의 인기를 모으고 있지만 경주가 끝나고 나면 늘 아쉬움이 남는다고 한다. 일정 수준이 된 기수들도 결코 완전히 만족하기 힘들다며 다만 최선을 다할 뿐이란다.
기수중에서도 알아주는 축구맨인 그는 쌀쌀한 날씨로 축구를 하지 못하는 대신 러닝과 웨이트트레이닝으로 체력관리를 하고 있는 김효섭 기수는 오늘도 다시 주어진 기수로서 삶에 충실하기 위해 열정을 사르고 있다.
작 성 자 : 서영석 mar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