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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백승 했어도 변함없이 기수 임대규로 사랑해 달라”
믿을 수 있는 기수 ‘작은 거인’ 임대규가 영예기수 절대조건인 5백승 고지를 훌쩍 뛰어 넘었다. 항상 꾸준한 성적으로 팬들에게 믿음을 주는 임 기수의 또 다른 별명은 ‘경주로의 우편배달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어김없이 편지를 배달하는 우편배달부의 꾸준함을 닮은 그의 성적 때문에 붙은 별명이다.
5백승 고지가 지나고 조금만 더 빨리 했다면 올해 영예기수 심사대상에 오를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남기도 했지만, 막상 5백승을 달성했을 때는 자신이 걸어온 17년의 기수생활을 돌아보고 한층 자신의 기승에 책임을 질 수 있어여 한다는 다짐을 했다고 한다.
경주에서 승부근성에 있어선 둘째라면 서러울 정도로 경마팬에게 믿음을 주고 있는 임대규 기수를 만나 5백승 달성의 소감을 들어보고, 앞으로 계획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권순옥 기자 margo@krj.co.kr】
-임대규, 그는 누구인가
근성있는 말몰이로 인기를 몰고 다니는 임대규. 그를 모르는 경마팬은 거의 없을 것이다.
TV에 나온 화려한 기수의 모습을 보고 임이 기수의 꿈을 키운 것은 바로 중학교 1학년 시절. 중학교 1학년 때 직업소개 프로그램에 나온 백원기 기수를 보고 기수의 꿈을 키웠고, 고교 졸업 후 부모의 반대에 몰래 응시한 기수 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당당히 합격, 기수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12기로 입소한 그는 후보생 시절 목뼈가 부러지는 중상으로 유급을 당하고 결국 87년 13기로 데뷔하게 된다.
데뷔이후 뚝섬시대를 마감하고 과천 서울경마장으로 이전하기까지 5년여동안 1백승을 넘기는 성적을 보였을 정도로 신인기수로 결코 적지 않은 성적을 올린 그는 95년 32승을 거두며 확실한 상승세를 보였고, 98년 51승을 거두면서 자신의 최다승을 돌파하며 인기 기수의 대열에 우뚝 서게 됐다.
임대규 기수를 좋아하는 팬들은 그가 보여주는 탁월한 승부근성을 최대 장점으로 꼽는다. 비록 입상을 하지 못하더라도 매경주 최선을 다하는 경주를 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시원하다고 입을 모은다.
‘낚시 매니아’임대규
임은 ‘낚시매니아’로 통한다. 틈만 나면 출조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낚시 사랑은 어린시절 추억이 이어진 것. 임기수의 고향은 충북 충주시 외곽에 위치한 목행동이란 곳. 예로부터 청풍명월의 고장이라는 단양과 물 좋기로 유명한 충주, 수안보 등이 인접한 이 곳에서 어린시절을 보내면서 아버님과 동네어른들이 강에서 물고기를 잡는 모습을 자주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낚시에 대한 친근감이 생겼고, 주말마다 피말리는 승부를 펼치는 직업에서 오는 스트레스 해소법이 바로 낚시였던 것이다.
처음 낚시대를 들고 나섰을 때는 이런저런 준비과정과 지루한 기다림 등 동적인 직업인인 그에게 있어 초보 낚시꾼의 시간은 결코 반갑지 않았다. 하지만 차츰 낚시의 매력에 젖어들게 되었고, 이제는 고기를 낚는다는 즐거움보다는 준비하는 과정과 기다림 속의 망중한을 즐기는 낚시 자체를 사랑하게 되었다.
겨울이라 낚시를 즐기지 못했던 그는 서서히 날씨가 풀어지면서 하루라도 빨리 낚시를 하고픈 생각이 간절하다고 한다.
5백승, “아직도 떨려요”
3월말 499승을 올린 이후 1승만을 남겨둔 상태에서 맞이한 첫 경주, 미국에서 현지 경주경험을 가지고 있고 성적도 좋았던 마필이라 경주전에는 자신이 있었다고 한다.
물론 편성을 보고 경주전개를 생각하면서 최범현 기수가 기승한 마필이 49kg이라는 낮은 부담중량에 선행형 마필이라 선행을 내주게 되면 직선주로에서 잡더라도 여유있게 잡지는 못하리라는 생각을 했지만 실경주에서 그정도로 어려울줄은 몰랐다고 한다.
눈으로 쉽게 우위를 논할 수 없을 정도로 박빙의 승부를 펼치며 결승선을 통과한 이후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결국 코차로 5백승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찌나 치열한 경합을 펼쳤던지 18년차 베테랑인 그조차도 이겼다는 얘기를 듣고도 떨림이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솔직히 499승을 하고 난 이후 5백승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자 했지만 내심 마음속에는 5백승에 대한 기대와 그와는 별개로 기대치 있는 경주마로 우승을 하겠다는 생각으로 긴장을 했던 것이다.
5백승 달성 소식을 듣고 지하마도를 내려오면서 영예기수 대상에 오르게 됐다는 기쁨보다는 어깨가 무거워졌다고 한다.
5백승 달성 기수에 맞는 책임감있는 기승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앞으로 더욱 최선을 다해 기승경력에 누가 되지 않는 생활을 하겠다고 약속한다.
기수라면 누구나 밟아보고 싶은 5백승 고지에 오른 임대규 기수는 5백승 달성의 기쁨보다는 경마팬 입장에서 기승하는데 책임감을 느끼고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밝힘으로써 경마팬이 진정 원하는 기수로 거듭 나겠다는 것이다.
언제나 뚝심있는 승부근성으로 사랑받고 있는 그가 5백승 달성과 더불어 한층 경마팬에게 사랑받는 기수로 영원하길 기대해 본다.
〈임대규 기수 인터뷰〉
― 5백승 달성을 축하한다. 소감은
▲ 좋은 마필에 기승하면서 자신이 있었는데, 어렵게 이겼다. 기쁜 한편 5백승 기수로 책임을 느낀다. 앞으로 책임질 수 있는 기승을 해야한다는 생각을 했다.
― 봄이 되면 상승세를 보이는데, 비결은
▲ 특별한 비결보다는 봄이 되면서 기승기회가 많아지고 좋은 마필에 기승하기 때문이다. 물론 봄이 되면서 컨디션도 상당히 좋아지고… 이렇게 몸상태와 좋은 경주마, 그리고 기승기회 증가가 합쳐지면서 6년 정도 꾸준하게 봄철 성적이 좋았던 것 같다.
― 소속조인 14조가 비교적 꾸준한 성적을 보이고 있는데
▲ 마필 두수도 큰 변동이 없고 월등한 마필도 없지만 어느정도 성적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항상 준비가 되어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경주마들이 항상 정상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하고 있기 때문에 기회만 찾아오면 상금을 꼬박꼬박 챙길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14조의 생존전략이라 할 수 있다.
소속조의 인화단결도 한몫을 하고 있다. 소속조 5백승 달성 시상대에 그간 함께 했던 기수들이 모두 참석했을 정도로 정이 돈독하다.
― 예전부터 14조를 물려받고 싶다는 얘기를 하는 등 남다른 애정을 보이던데
▲ 소속조 조교사님이 누누이 조교사 면허를 빨리 취득하라고 하시면서 14조를 나에게 물려주고 싶다고 얘기했었고, 나도 14조에서 끝까지 함께 했으면 하는 생각이다.
― 경마팬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 그동안 많이 성원해 주신 것에 대해 감사한다. 5백승을 했다고 바뀌는 것은 없다. 앞으로도 기수 임대규로 계속 사랑해 주시길 바라며, 5백승을 하기전 자세로 열심히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