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박수홍 기수 프로필)
소 속 조 : 53조(김문갑)
생년월일 : 1975/01/25 (30세)
데뷔일자 : 1996/06/01
기승중량 : 52Kg
통산전적 : 2064전(200/170/161/167/186) 승률 : 9.7% 복승률 : 17.9%
최근1년 : 224전(24/19/23/19/21) 승률 : 10.7% 복승률 : 19.2%
경마대회 우승 : 2003 일간스포츠배(‘당대한’), 2005 스포츠투데이배(‘뇌천’), 2005 마주협회장배(‘섭서디’)
정규 17기 박수홍 기수가 동기들 중에서는 가장 먼저 200승을 기록했다.
지난주 일요일 경마 제4경주, ‘터프에너지’로 국산5군 1200m에 출전한 박수홍 기수는 게이트가 안좋아 자칫 선행을 놓칠 우려도 있었지만 초반부터 자연스럽게 선행에 나섰고, 일찌감치 타 마필들의 예봉을 꺾으며 그대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로써 박수홍 기수의 전적은 2064전 200승 2위 170회로 승률 9.7%, 복승률 17.9%를 나타내고 있고, 데뷔 9년차 만에 대망의 200승 고지에 올랐다.
고등학교 졸업 후, 신문에 난 기수 모집광고를 볼 때까지도 그는 기수가 말 타는 사람이라는 것조차 알지 못했다. 단지 월급을 많이 준다는 사실이 기수가 되기로 결심한 원인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시작한 기수생활에서 숨어있던 기수로서의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시골 출신으로 어려서부터 운동을 좋아했고 또 잘했다. 거기에 체중 조절이 필요 없는 기수로서는 완벽한 자질과 신체조건을 타고났다. 이를 바탕으로 후보생 시절에도 기승교육이나 체중조절에서 별 어려움 없이 우수한 성적을 보였고 결국 당시 담당교관의 추천으로 최고의 성적을 자랑하는 16조 마방에 입사하게 된다. 그리고 데뷔 후 3개월만에 첫 승을 올리며 화려하게 경주로에 등장한다. 99년 경마부정에 연루, 억울하게 6개월간 말을 타지 못한 것을 제외하고는 성실한 자세와 돋보이는 능력으로 차세대 과천벌을 이끌 젊은 기수로 주목 받아왔다.
신인시절을 등 따뜻하게 보낸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저마다 자신의 능력부족을 절감하면서 스스로 곱씹으면서 실력을 키워 경마팬 앞에 섰을 것이다.
박수홍 기수는 동기중 상당히 빠르게 자신의 이름을 경마팬 뇌리에 각인시킨 예다. 물론 당시 첫 기승계약을 맺은 16조(당시 박원선 조교사)와 부드러움의 미학자로 불리우는 이성일 기수의 후광(?)에 힘입은 것이 초기에는 크게 작용을 했다.
이후 데뷔 첫해에 3승을 올리며 동기중에서는 그래도 가장 잘 나가는 선두주자가 되었다. 우선 성적보다도 소속조에서 풍부한 마필자원을 바탕으로 경주 기승수가 많았다는 점과 실제 경주에 기승을 하지 않더라도 당대를 호령하던 우수마들의 새벽훈련을 하고, 지켜보는 것은 기수로서 기초를 다지는데 상당한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그는 기수로서 몇 승을 올리고 싶다던가 경마대회에서 우승을 하고 싶다던가 하는 특별한 목표는 없다. 그저 부상 없이 오랫동안 꾸준한 성적을 내고 싶은 게 그의 바램이다. 어쩌면 그것은 모든 기수들이 바라는 가장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일 것이다. 그는 그 어려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여가 시간에도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축구와 같은 운동을 통한 몸관리를 소홀히 하지 않는다. 또한 실전과 같이 임한다는 자세로 새벽훈련에 성심을 다한다. 그가 이렇게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 이유는 노력한 만큼 대가가 온다는 평소 그의 소신 때문이다.
그에게도 많은 시련이 있었다. 데뷔 후 처음으로 29승을 거두기는 했지만 99년은 그에게 있어 결코 생각하고 싶은 않은 시간일 것이다. 바로 경마관계자들이라면 자다가도 움찔거리는 경마 부정의 혐의를 받았던 것이다. 물론 무혐의로 해결이 되면서 6개월의 정지로 마무리 되면서 박수홍 기수는 다시금 기수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속에서 경주로를 밟았다.
성적이 안정세를 거두며 당시 기수 상위 10위권을 가리는 30승에 근접하는 좋은 성적을 올릴 때에 그만 3년간 연속해서 부상을 당하고 말았다. 결국 2001년 당시 ‘북천’을 훈련시키다가 낙마를 하면서 척추를 다치는 부상을 입었다. 수술을 하는 등 큰 부상이었지만 다행이 4개월만에 경주로에 돌아올 수 있었다. 이때부터 박수홍은 부상과 힘겨운 싸움을 하게 됐다. 2002년에는 6개월간, 2003년에도 9월부터 시즌을 마감했다.
여타 프로스포츠가 일정 기간 정규시즌과 오프시즌이 나뉘어져 있는 것과 달리 경마는 일년 내내 치러지기 때문에 체중관리나 체력유지에 어려움이 많다. 그래서 때로는 컨디션이 좋지 않아도 기승을 해야하는 경우가 있다. 기승 리듬이 깨지는 것을 우려하는 이유도 있겠지만 그보다 타기수가 기승해 입상할 경우 자칫 기승기회를 상실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마칠인삼(馬七人三)이라는 말처럼 말의 능력이 중시되는 경마의 특성상 기수의 컨디션과 무관하게 입상할 경우는 그나마 다행이지만, 입상하지 못할 경우 모든 비난은 고스란히 기수의 차지가 되고 마는 것도 기수들의 애로(隘路)다. 하지만 그는 기수라는 직업을 사랑한다. 조교사로서의 미래를 꿈꾸는 기수들이 많지만 그는 가능하면 영원한 기수로 남고 싶어한다. 안팎으로 고생하고 시달리는 조교사의 모습보다는 순수하게 말만을 사랑할 수 있는 기수의 모습을 더 사랑하기 때문이다.
기수들에게 있어서 1백승 단위의 성적은 하나의 훈장이며, 자신의 길을 다시금 되돌아볼 수 있고, 다시한번 자신에게 용기를 심어줄 수 있는 계기가 된다.
9년이란 시간이 어떻게 보면 길게도 보일 수 있으나 2년에 한번 꼴로 낙마 부상을 당해 2003년, 2002년, 2001년, 1998년에는 병상에 누워 있어야 될 시간이 많았고, 완전한 제 컨디션으로 기승한 기간은 사실 5년도 채 되지 않는다.
박수홍 기수에 대해 한 전문가는 “레이스를 읽는 눈이 탁월하고, 자기가 훈련시킨 말에 기승했 때 그렇지 않을 경우에 비해 입상률이 높고, 특히 선행에 나서는 능력이 뛰어나 정상급 기수로 분류할 수 있다. 다만 너무 앞 선에서 레이스를 펼치다가 그르치는 경우가 간혹 있고, 추입마에 기승했을 때 침착성이 조금 떨어지는 감이 있는데 이것만 보강된다면 더욱 더 우수한 기수가 될 것이다”고 평가한다.
가정을 꾸리고 아이가 태어난 이후 박수홍 기수는 가장으로 책임감을 느끼는 듯하다. 당연한 일이겠지만, 한 가정의 가정으로 또한 경마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축으로 박수홍 기수가 자신이 만족하고 경마팬이 환호할 수 있는 꾸준한 성적으로 계속해 주길 기대해 본다.
권순옥 취재부장mar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