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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섭 프로필〉
소속조 26조(안해양)
생년월일 1979/02/14 (27세)
데뷔일자 2004/06/02
기승중량 49Kg
통산전적 187전(19/11/18/17/8) 승률 : 10.2% 복승률 : 16.0%
최근1년 140전(17/8/16/12/5) 승률 : 12.1% 복승률 : 17.9%
새벽훈련을 마치고 속속 기수들이 기수협회 숙소로 돌아오는 시간. 마침 마사회 경마방송팀과 인터뷰를 준비중이던 한국경마 최고의 리딩자키 박태종 기수와 최정섭 기수가 조우(遭遇)를 했다.
지난 주 4승을 거두며 자신의 한주 최다승을 기록한 최정섭 기수의 얼굴엔 표나지 않는 은은한 미소가 감돌고 있었고, 흐뭇한 미소로 최고의 다크호스로 성장한 후배를 바라보는 박태종 기수의 얼굴에는 대견스러워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항시 인터뷰에서도 경마팬에게 웃음을 선하는 돌출발언을 하는 박태종 기수 입에서 “요즘 약 먹었냐?”는 최정섭 기수를 향한 질문이 나오면서 주위를 웃음바다로 만들고 말았다.
최근 최정섭 기수의 성적을 보면, 박태종 기수의 말처럼 꼭 약먹은 사람처럼 놀랍기만 하다.
최정섭 기수는 2004년 23기 기수로 경주로에 데뷔한 막내로 데뷔 첫 달에 2승을 거두면서 주목을 받았던 기수다.
하지만 이후 부상 등으로 인해 장기간 성적을 내지 못하면서 한때 반짝 기수라는 오명을 얻으면서 어려운 시기를 보내야 했다.
어려웠던 시기를 돌아오는 최 기수는 당시의 상황을 자신의 잘못으로 돌린다. 생각이 너무 어렸다는 말로 시작한 그는 부상과 어려운 상황을 겪으면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고, 어려움을 통해 기수생활이 이런 것이구나라고 느끼는 중요한 시기가 되었다며, 현재의 모습과 앞으로 올곧은 기수가 되기 위한 훌륭한 발판이 되었다고 한다.
◇ 안해양 조교사와 만남... 비상을 시작하다
최정섭 기수가 변모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9월을 지내면서 부터다. 그동안 변변치 않은 기승횟수를 기록하던 그가 26조 안해양 조교사를 만나면서 그야말로 물을 만난 물고기 마냥 활력을 얻기 시작한 것.
정식 기승계약은 2006년에 체결했지만, 9월에 접어들면서 26조 마필들에 기승을 하기 시작했고, 기승횟수와 더불어 성적이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해 그가 거둔 6승 모두가 이 시기에 나온 성적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당시의 상황을 떠올리는 최정섭 기수는 “안해양 조교사님께 너무나 고마움을 느낀다. 당시 나의 처지는 부상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다른 조에서 환영을 받지 못하던 입장이었다.”고 회고하면서, 앞으로 안해양 조교사가 등 떠밀며 나가라고 하기 전에는 끝까지 26조에 남아서 은혜에 보답을 할 것이라 다짐하고 있다.
한 주 2일 경마에서 4승을 올리면서 자신의 최다승을 경신한 최정섭 기수는 성적이 나오는 와중에도 부담감이 없지 않았다고 밝히면서도, 다른 기수의 교체로 인해 예정에 없었던 각양각색의 마필에 기승하면서 느끼는 것이 많았던 것이 더욱 좋았다고 말하고, 기승횟수 증가에 따른 체력 부담을 줄이기 위해 더욱 열심히 운동하고 노력할 것이라고 한다.
최정섭 기수가 얘기하는 안해양 조교사는 어떨까?
한마디로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가 딱 어울릴 것이다. 그래서 조교사의 한마디 한마디를 놓치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
대부분의 스포츠가 그렇지만 경마에선 결과가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나 높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최정섭 기수는 자신이 성적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경주자체에 전념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안해양 조교사가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요시하라는 조언 때문이라고 전한다. 비롯 성적이 좋지 않았더라도 문제점이나 잘못된 점을 캐치해 낼 수 있다면 된다는 조언에 따라 자신의 경주를 세밀히 돌아볼 수 있던 것이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던 것이다.
◇ 제 몫을 하는 기수
아직 20승을 거두지 못한 최정섭 기수. 이제 시작인 셈이다.
평소 체구가 작은 편이라 체중조절에 그리 큰 부담을 느끼진 않지만, 그래도 항상 체중조절에 신경을 쓰고 있다.
데뷔 초기에는 체중조절에 대한 부담이 없다는 이유로 군것질을 많이 했는데, 그러다보니 기수로서 필요한 체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한다. 이후 군것질을 삼가고 밥을 위주로 하되 체질에 맞는 음식을 찾고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규칙적인 식사에 있다고 소신을 얘기한다.
자신의 장점이 뭐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미소를 지어보이는 최 기수는 대신에 자신의 단점을 장황하게 얘기한다. 경주중 급한 자신의 성격을 가장 먼저 얘기하는 그는 차분하게 타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노력한다고 덧붙인다. 또한 왼손잡이임에도 불구하고 왼손채찍이 약하다는 비밀을 밝힌다. 데뷔초 오른쪽 채찍이 약한 것을 의식해 의도적으로 오른쪽 채찍을 사용하는 것을 연습하다보니 이제는 오른쪽 채찍이 익숙해진 것.
또한 골반이 뻑뻑한 편이라며 이를 위해 스트레칭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고 한다. 산행으로 지구력과 하체를 단련하는 것은 기수라면 당연히 하는 것이라는 설명과 함께...
인터뷰 내내 웃음을 잃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조리있게 설명해가는 최정섭 기수는 분명 프로인으로 기수의 자아상을 확실하게 정립한 모습이다.
4승이후 기승정지로 인해 본의아닌 휴식시간을 가지게 되었지만, 그의 생각속에는 이후 경주를 그리고 있는 듯 하다.
하루하루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생활하는 기수생활은 슬럼프를 피해갈 수 없는 직업이다. 하지만 뚜렷한 자신의 길을 구축한 최 기수는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훌륭하게 극복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게 한다.
그의 말대로 아직 200전을 치르지 못한 신인이라는 것을 잊지 않는다는 마음을 끝까지 간직하고 한국경마의 훌륭한 기수로 계속 성장해 주길 기대해 본다.
권순옥 취재부장 mar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