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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조 새도약과 동기생에 걸맞는 성적이 목표
〈이준철 프로필〉
소속조 25조(강명준) - 20조(배대선)
생년월일 1980/02/23 (26세)
데뷔일자 1999/09/01
기승중량 52Kg
통산전적 565전(40/39/57/43/56) 승률 : 7.1% 복승률 : 14.0%
최근1년 136전(13/16/18/11/17) 승률 : 9.6% 복승률 : 21.3%
이준철 기수가 지난 26일(일) 제1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40승으로 정식기수 대열에 합류했다.
이전이라면 완전하게 수습딱지를 떼기 위해선 41승을 올려야 했지만 지난해 수습기수 제도가 개선되면서 40승을 거두면 곧바로 정식기수로 서게 되었다.
하루에도 11개의 우승기회가 주어지지만 기수들에게 있어 1승은 언제나 소중하기만 하다. 특히 이준철 기수는 제도 개선 이후 첫 케이스라는 점에서 나름대로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전까지 38승을 기록하며 지난 주 2월말 경마를 맞이한 이준철 기수는 토요경마 8경주에서 ‘제퍼이치밤보시’에 기승해 초반 선입권에서 경주를 펼치다가 4코너부터 선두로 나서면서 우승을 차지해 39승을 기록했고, 일요경마 제1경주에서 데뷔전에 나선 ‘와치미랜스’와 첫 호흡을 맞추면서 빠른 선행력을 과시하며 선두로 나선 이후 줄곧 선두자리를 지켜내며 우승을 차지, 정식기수의 요건인 40승을 기록했다.
정식기수로 새 출발을 다짐하는 이준철 기수는 “정식기수가 된 것은 기쁘지만 동기생들에 비해 상당히 늦은 편이다. 최선을 다해 격차를 좁히며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준철 기수는 99년 19기로 경주로에 데뷔했다.
사실 본인은 동기생에 비해 상당히 늦게 정식기수가 되었다고 말하지만, 19기중 세 번째로 정식기수가 된 것이기 때문에 그다지 늦다고 할 순 없다.
동기생중에는 134승을 기록한 원정일 기수를 비롯해, 마카오에 진출했다가 복귀하는 오경환 기수가 두각을 보이고 있다.
이준철 기수는 학창 시절 그는 비슷한 나이 또래에 비해 키가 작은 편에 속했고, 몸무게 또한 40kg을 조금 웃돌 정도로 적게 나갔다. 체구는 작았지만 남달리 운동에 소질을 보였기 때문에 운동선수로 입문하게 됐는데, 그것이 아마추어 레슬링이었다. 다니던 학교에 운동부서가 있었고, 체급별 경주였기 때문에 체구가 문제될 것이 없었다. 당시 고된 훈련 속에서도 웃을 수 있었던 것은 언젠가는 올림픽에 출전하여 메달을 목에 걸고 말겠다는 다부진 꿈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꿈을 이루기 위해 많은 땀을 매트에 쏟았는데, 어느 날 그 꿈을 송두리째 빼앗겨 버리고 마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 그의 체급(42kg급)이 없어지고 만 것이다.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시점에서 들려온 이 소식은 오직 한길만을 고집했던 그에게 있어서 청천벽력과도 같았다.
어릴 때부터 담아왔던 꿈을 한순간에 잃게 되자 그는 방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시간은 오래가지 않았다. 레슬링 말고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운동을 찾았기 때문이다. 기수가 바로 그것이었다. 우연히 학교 게시판에서 보게 된 기수 모집 공고, 거기에 적혀있는 모든 조건들이 마치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손짓하고 있었다. 처음 접하는 세계였지만 결정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이제 사람을 부둥켜안고 힘겨루기를 했던 매트가 아닌 말(馬)과 생사고락(生死苦樂)을 같이하는 경주로에서 또 다른 시작을 하게 된 것이다.
1999년 9월 데뷔한 그는 신인 때의 여느 기수들과 마찬가지로 첫 우승에 목말라했다. 하지만 갈망하던 첫 우승은 해가 바뀔 때까지 올리지 못했고, 그 해 12월 2위로 입상 한번 한 것이 고작이었다. 데뷔 5개월째에 접어든 2000년 2월 1승이라는 글자가 그의 전적란에 새겨지게 되는데, 당시 기승했던 `한라용사`라는 마필에 대한 기억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었다. 그에게 데뷔 첫 입상과 첫 우승을 안겨줬다는 인연 외에 400kg도 채 안 되는 작은 체구임에도 지지 않으려는 근성이 강했기 때문에 데뷔 한 지 얼마 되지 않는 그는 이 마필을 통해 많은 것을 느끼고, 또 배울 수 있었던 까닭이다. `한라용사`와 2승(2위 2회)을 합작한 그는2000년 9월 102전 3승(2위 2회)의 성적을 남기고 군에 입대하게 된다.
기수들에게 있어 적지 않은 고통을 안겨주는 것이 바로 체중조절이다.
과거 뚝섬시절 체중을 줄이기 위해 설사약을 복용했다는 얘기는 기수들의 체중조절 고통을 알 수 있게 한다.
이준철 기수에게 있어서도 체중조절은 남 얘기가 아니다. 클 것 같지 않았던 키가 군에 입대한 이후 쑥쑥 자라게 된 것. 자연히 몸무게도 늘게 되었는데, 제대를 앞둔 즈음에는 59kg에 달하게 되었다. 이때부터 그는 체중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매일 꽉 짜여진 계획에 의해 체중 빼기에 들어갔다.
결국 복귀에 맞춰 48kg을 되찾은 이후 현재까지도 체중조절을 위해 수없이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정식기수로 출발이 많은 기수들에게 유리한 조건이 되는 감량이 사라지게 되는 단점으로 적지 않은 기수들이 정식기수로 올라선 뒤 한동안 슬럼프를 겪지만, 오히려 이준철 기수는 조금이라도 체중조절의 짐을 덜 수 있게 되었다.
현재 25조 소속이지만 8일(수)부터는 20조와 정식 기승계약을 하게 된다.
그동안 이준철 기수는 표면상 각 마방으로 흩어져 있던 20조 마필에 기승을 하면서 20조 재도약을 위한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국산 명문마방으로 유명한 20조에 둥지를 틀게 되면서 그의 각오는 남다르다. 실추된 마방의 명예를 되살리기 위해 최일선에 뛰는 그의 노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조교사님의 지시에 충실하며, 보다 열심히 노력하는 것만이 있을 것이다”라고 밝히는 이준철 기수, 정식기수로 새로운 출발점에 선 그가 한발 더 나아가 과천벌을 호령하는 기수로 우뚝 서기를 기대해 본다.
권순옥 취재부장 mar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