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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상 컨디션 찾고 한달여 복귀 준비 마쳤다
‘마카오 전사’ 오경환 기수가 3월 첫 주 드디어 서울경마공원에 복귀한다.
지난해 5월 마카오 경마에 임기 기수면허를 교부받아 교류기수로 활약하면서 한국기수들의 우수성을 널리 알린 바 있는 오경환 기수가 외국경마 기승과 부상으로 인한 공백을 마치고 복귀하는 것.
3개월의 임시면허를 가지고 진출한 마카오에서의 오경환은 국내에서 보여준 파이팅 넘치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현지에서 기간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현지 조교사와 마주 등의 열화같은 요청으로 연장을 하게 됐다.
하지만 오경환 기수 재차 출국한 지 얼마되지 않아 마필 훈련도중 부상을 당하게 되고, 결국 한국으로 돌아와 치료에 전념했고, 한달전 서울경마공원으로 돌아와 서서히 복귀 준비를 해왔다.
한국경마는 외국과의 교류가 많은 편이 아니다. 뚝섬시절 외국기수들을 초청해 경주를 치르기도 했지만, 한동안 단절이 되었다가 지난해 아시아경마회의를 기회로 외국기수 초청경주가 생겨났다.
물론 한국기수들이 외국으로 진출했던 경험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과거 명성이 높았던 기수가 중도에 기수를 그만두고 그리스에서 기수생활을 한 적이 있고, 현재 조교사나 기수중에서도 호주, 미국 등에서 실 경주에 나선 사례도 있다.
하지만 오경환 기수처럼 시기적절하게 한국 기수가 외국경마로 진출한 것은 처음이다. 아시아경마회의와 연계돼 한국경마의 높아진 위상을 알리고, 더불어 오경환 기수의 활약으로 한국기수의 우수성이 널리 알려진 것이다.
복귀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오경환 기수를 만나 마카오에서의 생활과 복귀를 앞둔 심정을 들어 보았다.
권순옥 취재부장 margo@krj.co.kr
‘한층 성숙해진 파이터’
오경환 기수는 권투선수 출신으로 다부진 눈매와 근육으로 뭉쳐진 몸매를 자랑한다.
초창기 반항아적 기질을 보이기도 했지만, 경마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앞세워 매진하는 모습은 보는 사람들을 매료시켰다.
과거 권투에 대한 미련을 가지기도 했다지만 이제는 기수라는 직업만이 자신의 천직으로 생각하고 있다.
과거 신인티를 벗지 못했던 때의 그는 머리를 노랗게 염색하고 나타나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후 적지 않은 기수들이 머리의 모양과 색깔에 자유(?)를 추구해 이젠 별다른 얘깃거리조차 되지 않는다.
막상 오경환 기수를 떠올리면서 노랑머리를 얘기하는 경우가 있지만 실제적으로 긴 시간은 아니었다. 염색으로 인해 시력이 떨어져 염색을 완전히 포기했기 때문이다.
사람이 존재하는 것은 바로 역사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역사를 바탕으로 사람은 계속해서 진화해 간다.
반항적 모습에서 중견을 앞둔 인기 기수로, 이제는 더욱 성숙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열의를 보이는 오경환 기수. 내달부터 그가 우리에게 보여줄 멋진 경주가 기대된다.
‘기승술 접목’ 마카오 활약
처음 3개월 면허를 받고 마카오에서 활동을 한 시기에 대해 오경환 기수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무엇보다 자신의 인생에 있어 너무나 소중한 경험들을 쌓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후 부상으로 마카오를 떠나게 된 것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3개월 동안 무난히 적응을 하고 보다 높은 곳을 바라보는 시기에 그만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다.
기수로서 마카오를 찾았지만, 결코 경마만을 한 것은 아니다. 기승을 위한 기본적인 체력운동을 하는 한편 시간이 날 때마다 주변에 위치한 홍콩, 중국, 필리핀 등 많은 곳을 여행했다.
낯설고 말이 통하지 않는 타국에서 생활이 결코 쉽지는 않았지만 ‘젊어서 고생은 사서라도 한다’ 말을 실천했다. 물론 최근 아시아를 강타하고 있는 한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그래도 마카오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많은 말을 탈 수 있었던 것이라고 밝히는 오경환은 천상없는 기수다.
하루 왼종일 모든 경주에 기승한 적도 있다는 오는 많은 기승을 하면서 거기에 맞추기 위해 체력도 좋아지고 실전을 통한 기승술 연마도 가능했다고 한다.
마카오의 경우 기수들의 기승술이 좋은 편이지만, 힘안배(페이스 조절)나 기대는 마필에 대한 적응은 한국 기수들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진다고 한다.
이유는 기승하는 마필들이 좋다보니 아주 장거리에 출전하기 전에는 특별한 페이스 조절이 없이 마필의 능력대로 경주하는 것이 몸에 익숙해진 것이다. 또한 어쩌다 경주중 기대는 마필이 나오면 현지 기수들의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한데 이미 악벽이 있는 마필들은 경주에 출전하지 못하고 도태돼 그런 악벽마를 탈 기회가 없었기 때문인 것 같다는 것이다.
오경환 기수는 자주는 아니지만 경주중 힘안배를 통해 좋은 성적을 올린 경험이 여러번 된다. 때문에 한국기수들의 장점을 세밀히 연구해서 마카오 경마, 나아가 세계 경마에 접목을 한다면 좋은 기승술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 얘기한다.
“도전만이 있을 뿐이다”
오경환 기수는 19기로 데뷔해 비교적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오경환 기수를 생각하다보면 서울경마공원에서 가장 먼저 천연색 머리염색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것이 떠오른다.
수많은 고참기수로 인해 아직도 어려 보이지만 오경환 기수의 경력도 7년을 넘어서고 있다.
단체간 줄다리기로 늦은 데뷔를 보였던 19기중 하나인 오경환 기수는 많은 신인기수가 그렇듯이 어려운 시기를 거치면서 차츰차츰 자신만의 영역을 넓혀갔고 선입형 마필과 추입형 마필에 기승해 입상회수를 늘리며 경마팬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2000년 새천년을 맞이하여 초반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주목받았지만 경주중 무릎부상과 군문제로 인해 공백을 가져야 했다.
하지만 군입소를 했지만 무릎 부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 신병교육 4일만에 군면제를 받고 무릎수술을 감행하게 됐다.
이후 1년여의 치료기간을 보내고 돌아온 오경환 기수는 복귀 다음달에 6승을 올리며 활약을 펼쳤고, 결국 그해 5개월 기승에서 13승으로 자신의 복귀를 경마팬에게 각인시켰다.
진정한 오경환의 존재가치는 2003년과 2004년에 나타났다. 03년 24승으로 데뷔 이래 가장 많은 승을 기록한 오기수는 어느덧 중견의 문턱에 다가서는 노련함을 겸비하면서 인기기수 대열에 합류했다.
그리고 2004년은 그에게 있어서 결코 있지 못할 것이다. 당시 신예인 ‘밸류플레이’와 호흡을 맞추어 그랑프리를 제패한 것이다.
복귀를 앞둔 오경환 기수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다치지 말고 꾸준하게 타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7년여의 기수생활을 거치면서 실제 기승한 시간이 3년여에 불과하다며, 오경환 기수는 기수에게 있어서 무엇보다는 안전이 중요함을 누누이 강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