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 경마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슬럼프 탈출 선언
강태현 기수 프로필
생년월일 : 1976년 7월생
데뷔일자 : 1998년 6월 15일
현 소속조 : 8조(김춘근 조교사)
총전적 : 1668전(161/159) 승률 : 9.5% 복승률 : 19.0%
최근 1년 전적 : 250(36/31)
경마대회 우승 : 2003 문화일보배 우승(프레쉬갤로퍼), 2006 서울마주협회장배 우승(워로마)
◇ 경주로의 재주꾼, 강태현 일타(一打)를 날리다!!
지난주 일요일(6월24일) 제 9경주에 열린 제 14회 서울마주협회장배(혼1군 이하, 3세이상, 2000m, 핸디캡)에서 강태현 기수가 기승한 ‘워로마’(마주 이선종, 조교사 김춘근)가 우승을 차지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상반기 최고의 경마대회라는 명성에 걸맞게 이번 대회에는 외산 1군 최강의 괴력마라 일컫는 ‘다이와아라지’, 그랑프리 우승마로 최정상 전력으로 평가받는 ‘밸류플레이’, 막강 도주력을 자랑하는 ‘터프엔젤’을 비롯해 1군 상위권에서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남대풍’과 ‘스타우드’, 1군 첫 무대에 도전하지만 상승세가 무서운 ‘제퍼이치밤보시’와 ‘래비츠’ 등 출전마 면면을 봤을 때 상반기 그랑프리라는 별칭을 받을 수 있었던 수준 높은 경주편성을 보였다.
강태현 기수가 기승한 ‘워로마’는 해당경주에서 인기순위 6위를 기록했을 정도로 큰 기대를 모으진 못했다. 경마대회급 마필들로 인정받는 ‘다이와아라지’, ‘밸류플레이’, ‘터프엔젤’이 압도적인 인기를 모았기 때문이지만, 최근 기승정지와 부상의 악재가 겹쳐 한동안 경주로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던 강태현 기수의 경주감각에 대한 염려도 조금은 작용을 했다.
하지만 ‘워로마’는 출발이후 줄곧 4번째 자리에서 힘을 비축했다가 4코너에서 선두권을 위협하며 앞으로 나섰고, 2위마와 2마신차의 여유있는 거리차를 보이며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다.
모든 기수들에게 경마대회 우승은 꿈과도 같은 일이다. 물론 박태종 기수나 김효섭 기수 등 일류기수로 일컬어지는 기수들에겐 과거에 비해 많이 늘어난 경마대회 수자로 인해 경마대회 출전기회가 많고 우승경험도 많은 편이지만, 다른 기수들에게는 아직도 경마대회 우승은 고사하고 출전기회를 잡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강태현 기수에게 마주협회장배 우승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올해 결혼을 하면서 가정을 꾸리고, 나름대로 좋은 성적을 유지해오던 강 기수가 5월 기승정지와 더불어 부상까지 겹쳐 한달여의 공백을 가진 직후 경마대회 우승이라는 기쁨을 차지했기 때문.
기승정지와 부상 이후 찾아온 경마대회 우승은 야구로 치자면 삼진과 병살타 이후에 홈런을 날린 것과 같을 것이다.
◇ 프로인 강태현
외모부터 똑소리 나게 생긴 강태현 기수는 항상 자신이 프로임을 말하고 있다.
스포츠에 프로개념이 도입된 것이 우리나라에선 오래된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누구나 프로를 말하고 프로를 지향한다.
스포츠에서 상당히 특이한 직업으로 분류되는 기수. 그들은 프로를 지향하고 프로로서 대우받고 싶어한다. 하지만 현실에선 어딘가 프로답지 않은 여건과 모습을 보게 된다.
남다른 승부근성으로 인정받고 있는 강태현 기수는 실생활에서도 상당히 직선적인 성격이다.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곧바로 톡톡 튀어나오는 그는 그만큼 자신에 대한 자부심도 가지고 있다.
“기수가 프로라고 말을 하지만 실제로는 진정한 프로로서 대우를 받지 못해요”라고 말하는 강태현 기수는 일주일 주기로 똑같은 생활이 반복되는 생활이 자칫 기수들이 생활 자체에 매몰되어버릴 수 있다고 한다.
당당함이 있어 아름다운 강태현 기수는 올해 한가정의 가장으로 새출발을 하면서 더욱 성숙된 모습으로 경마팬 앞에 서고 있다.
잠시 슬럼프를 보이기도 했지만, 서울마주협회장배 우승을 계기로 스스로 한단계 발전해야 한다는 의욕을 불사르고 있어 앞으로 경주로에서 그의 더 큰 활약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권순옥 취재부장 margo@krj.co.kr
(일문입답)
- 우선 3년만에 경마대회 우승을 차지했는데, 소감은? 그리고 대회전 기대치는 어느 정도였나?
▲ 큰 경마대회 우승인데 당연히 기쁘다. 그리고 소속조 마필로 우승을 한 것이 더욱 기쁜 것 같다. 네임밸류상 솔직히 강한 상대가 있었기 때문에 순위권 정도로 생각했다. 특히 일반경주에서 ‘다이와아라지’에게 이겨본 적이 없는 실정이었다. 이전과 비교해 핸디캡 중량이 많이 줄었지만, 상대를 감안할 때 더 낮았으면 하고 바라기도 했다. 다만 마필 컨디션이 좋은 편이었기 때문에 잘 타서 3위라도 해야겠다고 다짐하고 기승했다.
- 당초 경마대회에 기승하지 않으려고 했다고 하던데 사실인가?
▲ 사실이다. 부상으로 인해 병원에 있다가 나온지 얼마되지 않아 몸상태가 최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기승을 하지 않으려고 했다. 휴식을 거치면서 컨디션 자체에는 이상이 없었지만, 경주감각이 문제로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몸도 몸이지만 나름대로 조금이라도 기대치를 가지고 있는 마필에 내가 기승해 성적이 안 좋으면 서로에게 아쉬움이 남을 것 같아서 기승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김춘근 조교사님이 소속조 기수 기용을 우선으로 하시고, 적극적으로 기승을 권해서 결국 기승하게 됐다. 지금 생각하면 조교사님이 내게 행운의 기회를 주신 것이다.
막상 기승을 하지 않으려다 경마대회에 임하게 되니까 긴장감이 생기기도 하고 좀더 냉철하게 생각해 볼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 객관적으로 전력이 우세한 마필들과의 경주였는데, 경주전 작전구상은 어떻게 했는가? 그리고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요인이라면?
▲ 우선 경주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스타트였다. ‘워로마’의 걸음 자체는 다른 마필들과 뭉쳐 갈 수 있는 정도로 양호한 편인데, 뛰어난 선행마들이 있는 편성에서 초반 얼마나 빠르게 편한 자리를 선점하는가가 중요하다고 보고 스타트에 최대 중점을 두었다.
생각대로 초반 선두권에 3두가 있었지만 선입권에서 인코스를 차지했고, 다행이 외곽에서 경합도 없던 상황이라 편하게 경주를 전개하면서 힘을 비축할 수 있었다고 본다.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요인이라면, 우선 ‘워로마’의 상태가 좋았던 반면 인기마들의 상태가 썩 좋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레이스가 가장 잘 풀린 것도 크게 작용했다.
- 경주중 가장 큰 승부 타이밍이었다고 생각했던 부분은?
▲ 초반도 중요했지만 전개 역시 간과할 수 없었다. 선두권이 경합하는 동안에도 편안하게 뒤따르며 힘을 비축한 이후 3,4코너에서 공략을 하겠다고 생각하고 추진을 시작했다. 마필을 추진하면서 선두권에 있던 마필들을 넘어서면서 마필이 전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 기대치를 높일 수 있었다. 결승선 직선주로에서도 채찍을 한번도 대지 않았다. 평소 같으면 급한 생각에 채찍을 사용했을텐데, 짧은 순간에도 ‘워로마’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채찍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자신의 최대 힘을 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 경마대회 우승을 차지한 ‘워로마’에 대해 얘기하자면?
▲ 서울마주협회장배를 치르고 나서도 여전히 양호한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마방의 기둥마로 활동하고 있는데, 앞으로 최정상 자리에 올랐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있다. 결국 이번에 만났던 마필들과 다시 그랑프리에서 만날텐데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라다.
- 경마대회 우승으로 한동안 있었던 슬럼프를 털어낸 것 같다?
▲ 기승정지와 부상이 겹치면서 슬럼프 아닌 슬럼프였다. 사실 기수에게 있어 한,두 달의 슬럼프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고 생각한다. 욕심이 앞선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고, 기수의 컨디션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마필의 뒷받침이 중요하다. 결국 기수의 성적은 마방의 성적과 더불어 가는 것이라 마방이 화목하고 상승세를 타는 것이 제일이다.
- 동기들의 행보가 비슷하게 맞물리는 것 같은데?
▲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올해초 동기생들의 성적이 좋다가 엇비슷한 시기에 부상과 기승정지가 겹치면서 다소 성적이 하향세를 보였다. 서울마주협회장배에 3명의 동기들이 기승했는데, 경주전 서로에게 응원을 보내면서 출전했다. 결과적으로 우승과 준우승, 그리고 4위를 차지해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다.
- 경마대회 우승으로 얻은 것이 있다면?
▲ 경마대회 우승으로 인해 많은 상금을 얻은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외적으로 영예와 더불어 스스로에게 자극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번 경마대회 우승을 계기로 더 열심히 해야된다는 의욕을 가질 수 있던 것이 최대 소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