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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사다난했던 2006년, 결혼 그리고 국제기수초청경주 종합우승, 다승랭킹 3위
〈조경호 기수 프로필〉
소속조 34조(신우철)
생년월일 : 1976/06/16 (30세)
데뷔일자 : 2001/07/06
기승중량 : 51Kg
통산전적 : 1505전(200/220/167/148/153) 승률 : 13.3% 복승률 : 27.9%
최근 1년 : 442전(58/70/50/37/44) 승률 : 13.1% 복승률 : 29.0%
경마대회 우승전적 : 2003 JRA트로피, 2003 그랑프리(GⅠ), 2004 새해맞이, 2004 중앙일보배, 2005 세계일보배, 2005 대통령배(GⅠ)
경마계는 2006년 무수한 고난의 길을 걸어야 했다. 그리고 채 마무리되지 않은 가시밭길이 아직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박태종 기수의 고독한 총 우승 기록과 연간최다승 기록 행진이 이어지면서 경마계의 시름을 잊게 하고 있는 가운데, 데뷔 5년차를 맞이한 조경호 기수의 활약이 눈에 띄면서 발전된 한국경마의 미래를 엿볼 수 있어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2006년은 조경호 기수에게 있어 잊을 수 없는 시간이 될 것이다. 바로 인생의 반려자를 맞이했고, 두 번째 도전한 국제기수초청경주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하면서 한국기수들의 자존심을 살렸던 것. 또한 조경호 기수 개인에게 있어 20기 동기생중 최초로 200승을 달성하기도 했다. 과묵한 성격에 성실한 자세로 경주에 임하는 그의 성실성은 이미 경마관계자는 물론이고 경마팬 사이에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성실을 바탕으로 도전한 2006년 현재 그의 성적은 58승으로 박태종, 김효섭 선배에 이어 3위를 질주중이다.
이미 스타 기수로 발돋움한 조경호 기수의 어제와 오늘을 되돌아보자.
‘프로가 되기 위해 기수 선택’
서울에서 2남 1녀중 막내로 태어난 조경호 기수는 어릴 적부터 유달리 운동이 좋았다. 경량급이 흔치 않은 운동 세계에서 그가 선택한 것은 기수였다.
조기수는 언뜻 보기에 내성적인 성격을 가진 듯 보인다. 하지만 운동을 할 때만은 예외다. 어릴 때부터 남달리 운동을 좋아했던 그는 태권도 공인 4단의 고수. 중학교까지 태권도 선수를 했고 고등학교부터는 심신단련 차원에서 태권도를 계속했다.
운동에 대한 그의 열정은 태권도학과를 지원하게 만들었다. 태권도를 꾸준하게 했다지만 고등학교 시절 시합에는 출전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반학생으로 입학했다.
그러나 대학생활은 그에게 만족을 주지 못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운동을 계속할 수 있던 방법을 찾던 중 기수라는 직업에 대해 듣게 되었고, 그 길로 바로 기수양성소를 찾아가 기수가 될 수 있는 방법을 문의했고, 그에게 위안이 되지 못했던 대학을 곧바로 그만두고 기수에 도전하게 됐다.
평소 운동을 좋아하는 그의 성격을 알기에 부모님도 기수가 되겠다는 그를 말리지 않았다. 오히려 몸 다치지 말고 열심히 해보라는 격려를 해주셨다.
자유분방한(?) 사회생활을 떠나 통제된 기수후보생 시절과 기수생활은 그에게서 기존의 생활을 빼앗아 갔지만, 자신의 절제를 필요로 하면서 무한한 도전이 계속되는 기수생활은 조경호 기수를 빠르게 프로인으로 성장을 가능케 했다.
‘기수의 떨쳐버리고 싶은 부상’
모든 기수들이 한해의 목표를 얘기할 때 항상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부상에 대한 염려다. 불과 경마팬에게 보여지는 경주시간은 길어야 2,3분에 불과하지만 기승을 하는 기수에게는 언제, 어떤 위험이 발생할지 모르는 일이다. 또한 하나의 경주를 위해서 어둠속에서 매일같이 진행되는 새벽훈련도 위험천만한 일이다.
조경호 기수도 결코 부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아니 몇 번의 큰 부상으로 인해 장기간 병원신세를 져야했던 그도 가장 큰 목표가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것이다. 신인 초기 ‘춘동’이라는 마필에게 갈비뼈를 차여 한달여 병원 신세를 진 것을 시작으로 경주중 낙마한 후 뒤따르던 마필에게 어깨와 가슴부위를 채이는 큰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당시 ‘잘나가는 신인’이라는 닉네임을 들을 정도로 성적이 좋았던 시기에 찾아온 부상은 생애 첫 월간 MVP 시상에도 참여하지 못하게 만들고 말았다.
부상은 연거푸 찾아왔다. 낙마부상으로 해를 넘긴 이후 복귀전을 준비중이던 조 기수는 새벽훈련중 또다시 늑골골절이라는 부상을 당해야 했다. 이렇듯 2001년 데뷔이후 2004년까지 조경호 기수는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지만, 지난해부터는 부상을 줄이며 성적을 크게 끌어 올렸다.
‘도전은 계속된다’
기수에게 있어 도전은 삶의 일부라 할 수 있다. 매경마일마다 치열한 순위경쟁을 해야하고, 평상시에도 경주를 위한 경주마들의 훈련과 관리가 이루어진다. 특히 평일에는 적정체중을 유지해야 하는 기수에게 있어서 자신과의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적지않은 기수들이 자신은 살이 찌지 않는 체질이라고 얘기하지만 먹어서 살이 찌지 않는다는 것은 거짓이다. 수년에서 수십년 동안 식사조절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먹는 양이 조절되는 것이다.
조경호 기수는 지난해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 슬렁거터프클럽(STC)에서 열린 한국-말레이시아 교류경주에 출전한 것을 계기로 국제무대로 눈길을 돌렸다.
당시 경마시즌 3위의 성적을 올리며 초특급 기수로 대접을 받던 조경호 기수가 마카오경마에 진출하기로 결심을 한 것. 이미 한국기수 중 오경환 기수가 마카오에서 활동을 하고 있던 중이었고, 조경호 기수가 합류를 하게 된 것.
9월말부터 마카오 경마에 참여한 조경호 기수는 타이파경마장에서 2개월간 활동을 하면서 74전 4승 2위 8회의 성적을 기록했다.
서울경마공원에서 가장 잘 나가던 기수중 하나였던 조경호 기수에게 있어 결코 만족할 성적은 아니었지만,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시간이 되었다. 또한 힘겨운 마카오 생활중 인생의 반려자가 된 부인을 만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조경호, 상승세는 진행중’
마카오에서 돌아와 국내무대에 복귀한 조경호 기수는 2004년 12월 경마에서 우승을 기록하지 못하며 시차적응(?)의 문제를 드러냈으나, 올해 1월 1승을 기록한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만물이 생동하는 3월 7승을 기록하면서 다승부문에서 몇 계단을 뛰어 올랐다. 7,8월 경마에서 꾸준한 상승세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9월 10승으로 자신의 한달 최다승을 기록했고, 10월과 11월에 각각 9승의 고감도 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경마대회 우승을 기록하지 못했다는 작은 아쉬움이 남아 있지만, 외국기수들과 국내기수가 기량을 겨룬 제2회 국제기수초청경주에서 첫 경주 마필 취소로 인해 경주에 나서지 못하는 불리함에도 불구하고 나머지 2개 경주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하는 활약을 펼친 그는 외국기수와 선배기수를 뒤로 한 채 한국기수의 자존심을 우뚝 세웠다.
지난 4월 마카오에서 인연을 맺은 부인과 결혼식을 올린 조경호 기수는 이후 한층 더 성숙된 모습으로 경마팬 앞에 섰고, 11월말에는 20기 동기생중 처음으로 200승 고지를 밟았다.
대형 스타기수로 발돋움한 조경호 기수. 하지만 그에게 기수의 삶은 이제 시작인 것이다. 20년을 넘긴 선배들을 바라보면서 그가 꾸준하게 신인시절의 패기와 도전자세를 잃지 않고 더욱 뛰어난 기승술로 경마팬의 사랑을 이어가길 기대해 본다.
권순옥 취재부장 mar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