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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마공원에서 리딩자키 박태종 기수와 더불어 영원한 라이벌로 불리는 과천벌 황태자 김효섭 기수가 부상의 터널을 지나 3개월여만에 경주로에 복귀했다.
2005년 104승을 거두면서 이전까지 맞수 박태종 기수가 가지고 있던 연간 최다승 신기록을 경신하면서 최고의 상승세를 구가했던 김효섭 기수는 하지만 2006년부터 잦은 부상에 시달려야 했고, 올해에도 1월 경마를 채 마무리하지도 못하고 부상으로 인해 장기간 공백을 가져야 했다.
물론 복귀를 앞두고 영예기수 선정이라는 기쁨이 찾아오면서 복귀에 대한 부담감을 많이 덜어낸 것으로 보인다.
김효섭 기수는 영예기수로 선정되면서, 1993년 김명국 기수(현 조교사)가 최초로 영예기수에 오른 이후 99년에 안병기·박태종 기수가, 2002년도에 배휴준·우창구·최봉주 기수, 2004년 이성일 기수, 2006년 천창기 기수의 영예기수 선정에 이어 9번째로 영예기수가 되는 영광을 안게 되었다.
90년대의 경마를 기억하는 사람들이라면 김효섭 기수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곁에서 지켜봤을 것이다. 곱상한 외모와 뛰어난 경주전개로 경마의 짜릿함을 선사하면서 소위 잘나가던 그는 그해 국정감사에서의 경마부정의혹 제기로 인해 경마장을 떠나야 했다.
경마부정의혹으로 인한 장기간의 고통과 복귀후 2004년 첫 영예기수 도전에서 실패의 고배, 그리고 잦은 부상 등이 김효섭 기수를 괴롭혔지만, 영예기수가 되면서 그동안의 아픔은 눈 녹듯 사라졌을 것이다.
1987년 정규 13기로 데뷔하여 2000년부터 시작된 2년여의 공백을 포함해 20여년의 기수생활을 하고 있는 김효섭 기수는 동기생인 한국 최고의 리딩자키 박태종과 더불어 영원한 라이벌로 불리울 정도로 뛰어난 성적을 지속해 온 바 있다. 특히 경주로의 황태자라 불리우는 그는 뛰어난 기승술은 물론이고 최적의 레이스 전개와 순간적인 판단력에서 과천벌 최고로 알려져 있다.
복귀를 준비하기 위해 지난 18일(수) 처음으로 새벽훈련에 참여했던 김효섭 기수는 당시 불어난 체중과 오랜만의 기승으로 통증을 호소하기도 했지만, 복귀일이 다가오면서 기승에 적합한 체중조절에 성공한 모습으로 해맑은 미소를 보였다.
영예기수로 선정된 것에 대해 “영광이고 기수생활중 가장 뜻깊은 일로 기억될 것이다”라고 밝히는 김기수는 어깨가 무겁다며 앞으로 모든 기수를 대표한다는 마음으로 모범적인 기수가 되겠다고 말한다.
동안의 얼굴과는 달리 43세의 노장인 그는 향후 계획에 대해 “우선 체력적인 부담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체력이 닿는 한 기수로 활동할 것이다”고 밝히고, 이후 자연스럽게 조교사로의 전업을 기대하고 있다.
비가 온 뒤 땅이 굳는다는 말이 있듯이 결코 적지 않은 어려움 속에서 한국경마의 성장과 함께 해온 김효섭 기수의 영예기수 선정과 함께 경주로 복귀를 진심으로 환영하며, 그의 말대로 모범적인 기수로, 한국을 대표하는 기수로 더욱 박진감 넘치는 경주를 보여주는 기수로 영원하길 기대해 본다.
권순옥 취재부장 mar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