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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산지석(他山之石), “행운을 함께 나누고 싶다”
<유상완 기수 프로필>
소 속 조 : 8조(김춘근)
생년월일 : 1977/02/18 (30세)
데뷔일자 : 2001/07/06
기승중량 : 52Kg
통산전적 : 1261전(100/112/113/109/107) 승률 : 7.9 % 복승률 : 16.8 %
최근 1년 : 280전(27/30/25/37/22) 승률 : 9.6 % 복승률 : 20.4 %
프리기수 유상완 기수가 지난 주 100승을 달성했다.
2004년 30승을 달성하면서 대도약을 일궈냈던 유상완 기수는 이후 2년간 무난한 성적을 보였지만, 30승의 여파로 인해 아쉬움을 남겨야 했다. 하지만 올해 유 기수는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현재까지 24승을 거두면서 자신의 연간 최다승인 30승에 불과 6승만을 남겨둔 상황으로 월간 3,4승이 가능한 현재의 전력이라면 자신의 연간 최다승 기록을 새롭게 작성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 유상완 기수는 기수로서 의미있는 기록을 달성했다. 바로 100승 고지를 밟은 것.
물론 대부분의 기수들이 통과의례로 생각하는 것이 100승 단위의 성적일 것이다. 100승째를 거둔 우승이나 1승째 우승이나 경마팬에게는 매한가지겠지만, 기수들에게 있어 100승 단위의 성적은 치열한 경쟁속에서 자신의 정체성과 동료들의 유대감을 잃기 쉬운 기수생활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담금질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유상완 기수의 2007년은 상당한 호시절로 시작되었다. 특히 4월부터 시작된 본격적인 승수쌓기는 4개월간 무려 14승을 올리는 기염을 토해냈고, 8월까지 97을 달성하면서 초가을에는 100승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8월 경마에서 기수협회장을 맡고 있던 故임대규 기수의 경주중 낙마 사망은 그에게 커다란 충격과 함께 기수협회장 대리로 협회를 이끌어야 하는 입장에 서게 되면서 기승수가 주는 한편 성적도 아쉬움만을 남긴 채 9월경마에서 1승만을 추가하며 98에 그쳐야 했다.
9월 중순부터 100승에 대한 도전이 시작되었지만, 우승은 쉽게 찾아오지 않았고, 지난 주 크게 믿을 말이 없다는 판단에서 마음을 비우고 경주에 최선을 다한 결과 의외로 100승을 생각보다는 손쉽게 달성했다.
▲ “거북이 첫 승”
작은 키로 인해 축구선수의 꿈을 접어야 했던 유상완은 군제대후 ‘질주’라는 드라마를 계기로 기수에 도전하게 되었고, 후보생시절 부상으로 인해 자칫 수료를 늦춰야 하는 고난을 겪기도 했지만 20기 동기생들과 함께 본격적인 기수로서의 발걸음을 내디뎠다.
유상완 기수는 신인으로는 상당히 빠른 시간에 경마팬에게 주목을 받게 된다. 데뷔 첫 달에 7회 기승해 무려 2위 입상을 3회나 기록하면서 최고의 신인으로 손꼽히며 주목을 받은 것.
하지만 초반의 화려움은 오히려 그에게 고통으로 안겨 주었다. 화려한 첫 달과는 달리 2달 연속으로 입상성적을 내지 못했고, 이후 동기생들의 첫 승 달성을 바라보면서 자신의 첫 승을 간절히 원했지만, 결국 해를 넘기고 37전만에 첫 승을 거둘 수 있었다.
당시 흙탕물 속을 질주한 끝에 결승선을 제일 먼저 통과한 순간 유상완 기수는 가슴을 억누르던 모든 것이 없어지고 후련한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물론 이전까지 신인으로는 상당히 좋은 성적인 2위 입상기록이 결코 적은 편이 아니었지만, 항상 앞에서 누군가가 지난 자리를 따르던 때와 자신이 처음으로 발자욱을 남기며 결승선을 통과하는 기분이 다르다는 것을 실감했다는 것이다.
첫 우승을 한 유기수에게 가장 큰 기쁨은 바로 아버님이 남기신 축하메시지였다. 대전에서 홀로 직장생활을 하고 계신 아버님이 그의 첫 승 소식을 들으시고 전화를 하신 것이다. 경주가 모든 끝난 후에야 전화통화를 했지만 비로소 기수가 되었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37전만에 거둔 첫 승은 유상완 기수가 평생 잊지 못할 기억으로 간직할 것이다. 느림보 첫 승이지만, 현재 그의 행보는 결코 느리지 않다. 단기간내에 많은 승수가 아니지만 꾸준하게 쌓아가는 성적들이 모여 올해 24승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 “8조는 행운의 조”
“생각보다 운이 따라주었고, 말들도 잘 뛰어주었다”고 밝히는 유상완 기수는 8조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이 행운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에게 이어지는 행운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한다.
그가 8조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부상으로 인해 허리디스크가 찾아오면서 기본적인 기승수가 보장이 되면서 자신의 몸을 추스릴 수 있는 곳을 찾았는데, 때마침 8조에 자리가 나면서다.
어찌보면 유상완 기수와 8조 마방은 상당히 어울리는 한쌍이라고 할 수 있다.
8조 마방의 경주마 활용을 보면, 결코 서두르지 않는다고 느끼게 된다. 하지만 서두르지 않지만 경주마가 단기간내 질병이나 부상으로 퇴사하는 사례도 극히 드물다.
이런 점은 유상완 기수와 흡사한 모습이다. 유 기수의 평상시 성격은 결코 서두르는 모습을 볼 수 없다. 물론 그렇다고 느림보에 가까운 것은 아니다. 경주에서도 마찬가지다. 유상완 기수는 스스로 “나는 경주 때 좀처럼 서둘지 않는다”고 밝힌다. 물론 서두르지 않는 것이 꼭 장점이라고 할 수만은 없다. 어떨 땐 잘 참아서 이기기도 하지만, 아깝게 지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경험이 중첩되면서 유상완 기수는 서울경마공원의 경주로가 선행이 대세인 게 분명하지만, 경주마 수준을 생각하면 적정한 힘 안배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느꼈다고 한다. 또한 선행에 나섰다가 집중 견제를 받거나 마지막에 뒷심 부족으로 패배했던 신인 때 기억이 오래 남았는지 언제부턴가 자신도 모르게 힘을 비축하게 됐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유 기수는 장거리가 편하다고 말한다. 반대로 단거리를 싫어하는데, 가끔 최단거리에서도 힘을 안배하고 작전을 구사하는데 전력 승부를 하지 않았다는 오해나 재결의 주의를 받기도 한다고 토로한다.
유상완 기수의 8조 자랑은 끝이 없다. 부상과 재활, 경주 복귀가 반복되고 주변의 오해까지 겹치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을 때, 김춘근 조교사는 이런 속성을 잘 파악했고 이해해줌으로써 유 기수 자신이 기수로서 자신의 색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는 것이다.
▲ “경주에서 포기란 없다”
8조와 끈끈한 유대감을 이어가고 있는 유상완 기수는 얼마전까지 부회장직을 맡으면서 프리기수제에 대한 안정적인 정착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또한 한국기수들의 외국진출의 필요성도 얘기한다.
유상완 기수는 20기 기수로 무려 15명에 이르는 동기생으로 인해 현재 서울경마공원 기수중 최대의 파벌(?)로 급부상하고 있지만, 아직은 중견급에 이르지 못하는 갓 신인을 벗어난 입장이다.
그럼에도 기수관련 제도나 경마제도에 대한 얘기를 할 때면, 고참급에 해당하는 생각들을 토해낸다. 아마도 신인시절부터 기수협회 일을 하고, 최근 회장직 대리를 거치면서 많은 생각과 경험을 했기 때문일 것이다.
경주에 임하는 유상완 기수는 항상 최선을 다한다는 말을 입에 달고 있다.
신인시절 상위군 경주에 출전해서 최하위에서 뒤따라가다가 결승선직선주로에 접어들기도 전에 포기를 한 적이 있는데, 그 말이 스스로 뛰어서 역전승을 하는 경험을 한 그는 어떠한 경우라도 포기라는 단어는 머리에서 잊어버린다.
최선을 다했지만 성적이 안 좋았다면 결과에 대해서 스스로에게 납득을 시킬 수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떳떳할 수 있지만, 해보지도 않고 중도에 포기한 결과에 대해선 그 어떤 변명을 하더라도 스스로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마방 전체에 활기가 넘치는 8조와 그런 8조를 사랑하고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유상완 기수의 만남은 가을에 풍성한 수확을 하듯 달콤한 열매를 맺을 것이다.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