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승 올린 유재길 조교사

인물 초대석
6번째 도전만에 첫 승 올린 유재길 조교사
경마팬에게 약속한 최상의 상품 제공 꼭 지키겠다
롱런할 수 있는 경주마 만드는 것이 꿈

즐거움과 아쉬움이 가득 배여있는 기수생활을 접고 조교사로 새출발을 한지 벌써 한달여.
유재길 조교사가 드디어 조교사로서 첫 승을 거두었다. 지난 7월 1일 3경주에 ‘지아이제인’을 출전시켜 그의 웃음만큼이나 아주 넉넉한 우승을 차지하며 본격적인 조교사 명함을 내걸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기쁘다. 하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다. 아직 보유두수가 많지 않고 해야할 일들이 많이 있다”는 것이 첫 우승에 대한 유조교사의 소감이다.
첫 승에 대한 큰 감회가 없다는 듯한 인상이지만 그의 눈에선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각오가 보이고 있다.
첫 승으로 경마팬 곁에 한층 다가선 그를 만나 한달여를 지내온 조교사생활과 앞으로의 각오를 들어본다.

지난 1일 3경주 모니터를 지켜보던 유재길 조교사는 ‘지아이제인’이 실수를 하지 않고 선행을 받는 것을 보는 순간 우승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달여만에 거둔 조교사로서의 첫 승, 선배조교사들에 비해 빠른 편이었다.
첫 우승을 안겨준 ‘지아이제인’은 평생 그의 가슴속에서 그와 함께 할 것이다. 비단 첫 우승을 해서는 아니다. 마방을 대부받은 후 처음 받은 마필이 바로 ‘지아이제인’이다. 그래서 다른 말에 비해 첫 정을 쏟은 말이 자신에게 첫 우승을 안겨준 것이 더욱 기쁜 것이다.
‘지아이제인’이 우승할 당시 유조교사는 예시장에 직접 나가 장안을 도왔다. “신경을 많이 쓴다는 것도 있지만 이 마필이 마방에서는 얌전하지만 경주에 나서면 승부욕을 보이면서칼칼한 성격을 보이기 때문에 혼자 장안을 하기 힘들어 도와준 것”이라며, 첫 데뷔전 3위를 기록한 이후 빠른 시일내 좋은 성적을 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고 한다.
첫 우승을 바라보며 유조교사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혹시 자신이 지내온 기수생활을 되돌아 보지는 않았을까
15년간 기수생활을 하면서 그는 97년 어깨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소위 잘나가는 기수였다. 2백54승이 말해주듯 결코 빠지지 않는 활약을 보여줬다. 그러나 어깨부상 후 병원생활 4개월 끝에 남은 것은 턱없이 불어난 체중.
60kg을 오락가락하는 체중으로는 도저히 경주출전이 불가능했다. 피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번 초과해버린 체중은 정상으로 돌아올 줄 모르고, 결국 경주출전을 포기한 채 마필 훈련에만 전념하게 되었다.
조교사생활을 시작하면서 선배조교사들의 어려움도 몸소 체험했다. 마필 관리나 훈련, 마필관리사와의 인간관계 등은 별차이를 못 느꼈지만 마방 전반적인 관리와 마필수급 등의 문제는 아직 어려운 일로 다가온다.
마필훈련에 대해 노하우를 인정받고 있는 그는 현재 대부분의 마필을 직접 훈련하고 있지만 원론적으론 기승자가 직접 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구보 몇바퀴, 습보 몇바퀴 하는 틀에 박힌 훈련에서 벗어나 기승자가 직접 말의 상태와 채식상태에 따라 훈련량을 정하는 방향을 지향할 것이라고 한다.
7두의 보유마. 신임조교사의 입장에서 보면 결코 적지 않은 수. 하지만 하나의 마방을 운영하고 앞으로의 마필 수급을 도모하기 위해선 아쉬운 두수다. 하지만 유조교사는 조바심을 내지 않는다. 이번 달 말에 국내산 마필이 입사할 예정이고, 하반기에도 마필 수급이 예정돼 있어서다. 또한 지금 당장은 보유두수를 늘리는 것보다는 현재 보유한 마필을 최상으로 만드는 것이 시급하기 때문.
매경주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피력하는 그는 조교사생활을 시작하며 다짐을 한 것이 있다. 바로 출전하는 마필을 최상의 컨디션으로 만들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6두가 출전해 1위, 2위, 3위를 한번씩 기록해 입상 두 번, 순위권내 세 번 진입에 성공했다.
조교사로서 꿈은 경주마가 오랫동안 경주로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다.
“우리 현실은 관리, 훈련, 경주등 모든 환경이 경주마의 수명을 단축시키고 있다” 고 진단하는 그는 마필 고유의 능력까지는 어쩔 수 없지만 마필 고유 능력에 맞게 롱런할 수 있는 방법을 추구하겠다고 한다.
항상 출전시키는 마필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시켜 최상의 상품을 경마팬에게 선사하겠다고 신임조교사 대고객 인사시 밝힌 약속만큼은 꼭 지키겠다고 재차 다짐하는 유조교사는 경주로 데뷔를 위해 훈련중인 국산마 ‘실버에이스’를 선보일 날을 기대하고 있다.
【권순옥 차장대우 mar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