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승 경신한 박태종 기수
배운다는 자세로 1천승에 도전한다.
- 체력으론 10년이상 거뜬하다
“기분이 너무나 좋고 모든 분께 감사한다” 80년의 경마역사상 최다승을 일궈낸 박태종 기수는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기수생활 동안 1천승에 도전하겠다는 결의를 굳게 내비쳤다.
최다승 경신을 목전에 두고 박태종 기수는 마음을 비웠다고는 말했지만 자신을 누르는 긴장감을 떨칠 수는 없었다. 10월 첫 주에도 기대하던 ‘새출발’이 2위에 그치는 바람에 실망을 해야했다.
그동안 스포트라이트를 한껏 받으면서도 항상 모자라게 생각되는 것이 있었다. 바로 11년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소속조와 기념이 될만한 것을 만들지 못했기 때문. 그렇기 때문에 최다승 기록을 경신한 ‘빠르네’우승이 더욱 기쁘기만 하다. 더불어 못내 아쉽기만 했던 큰 짊에서 벗어나 홀가분한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김명국 조교사가 세웠던 7백22승과 타이기록을 달성하면서 최다승에 대한 압박감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언젠가는 깨지기 마련인 기록이라고 마음을 진정시켜 보았지만 역시 부담을 완전히 떨쳐내기란 쉽지 않았다.
“기승 수는 비록 두 번에 불과하지만 반드시 최다승 기록을 깨리라 생각했다”고 밝히는 박기수는 현재의 자신이 있기까지는 주위의 도움이 컸다고 공을 돌린다. 또한 최다승 도전에 나서는 자신을 위해 ‘부담갖지 말고 열심히 하라’는 아내의 말은 그에게 큰 위안이 되었다. 그리고 신기록을 달성하는 모습을 보러 오겠다는 말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다.
“기수생활에 너무나 만족한다”고 하는 박은 기수가 되지 않았으면 무엇이 되었을지 모르겠다고 한다. 예전에는 인터뷰를 할 때 기수가 되지 않았으면 포크레인 기사가 되었을 것이라고 했지만, 이제는 기수를 떠난 자신의 모습을 상상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한다. 자신의 천직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박은 자신이 다른 기수들과 큰 차이가 없다고 얘기한다. 다른 기수들과 마찬가지로 똑같이 해왔는데, 다만 주위에서 성실하고 근면하다고 인정을 해주면서 도움을 주었기 때문에 지금의 자신이 있을 수 있었다고 얘기한다.
매일같이 거르지 않는 체력훈련은 이미 밥을 먹듯이 습관이 되어 버렸다. 또한 시간이 날 때마다 등산에도 열중한다. 이번 주는 대청봉에 올랐지만 보통 관악산, 도봉산, 수리산 등을 자주 찾는다.
평일 새벽훈련이 끝나고 나면 오후에는 비교적 한가한 편이다. 수요일까지는 21개월이 된 수정이와 놀아주는 것도 중요한 하루 일과중 하나다. 그리고 출마표가 나오는 목요일이나 금요일에는 기승하게될 마필들의 경주비디오를 꼼꼼히 살펴본다.
최근 걱정이 하나 생겼다. 바로 조금씩 나태해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경쟁심을 키워주던 상대가 없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특히 김효섭 기수의 공백은 그가 가장 크게 안타까워하고 있는 부분이다. 동기생이란 점도 있지만 자신이 본받을 만한 기승술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서로가 선의의 경쟁을 통해 서로를 발전시켜주는 존재가 되었는데, 아쉽기만 한 것이다.
모든 기수들이 그렇듯이 박기수 역시 한 주가 시작되는 첫 기승을 할 때는 긴장을 하게 된다. 특히 인기마를 탔을 때와 경마대회에 나섰을 때의 긴장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큰 능력마가 아닌데도 인기를 모을 때면 부담이 되지만 자신을 인정해주는 경마팬이 고맙기만 하다. 그런 경마팬을 위해 최선을 다해 경주에 임하고 있다.
그가 서있는 자리가 모두 새로운 경마역사로 이어지게 된다.
결코 자만하지 않는다.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설 것이다. 바로 꿈이 1천승. 현재의 페이스만 유지한다면 결코 멀지 않은 일이지만 그만큼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부상없이 10년 이상 기수의 길을 가겠다는 것이 그의 소망이자 계획이다. 그때까지 매일 신인기수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성실히 기수 삶에 매진하겠다는 박의 얼굴에는 이미 장인의 고집이 서려있다.
【권순옥 차장대우 margo@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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