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인터뷰
수습 해지하고 정식 기수로 거듭난 강태현 기수
- “돌아온 경마공원, 흘리는 땀방울도 소중하다”
- 지난주 토요일 ‘동산’으로 41승 달성…
“경주 초반 의외로 상대마와 격차가 너무 많이 나서 깜짝 놀랐습니다. 우승을 못하면 어쩌나 조마조마했어요”
지난주 토요일 9경주 ‘동산’에 기승한 강태현 기수가 드디어 41승을 달성, 거추장스러워 보이는 수습 딱지를 떼어버렸다.
출전마중 가장 인기를 모았던 ‘동산’에 기승한 강기수는 스타트부터 차분하게 기승을 했다. 워낙 ‘동산’이란 마필이 왜소하고 추입형 경주마였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고 기승을 한 것. 그러나 의외로 경주 초반 앞서가던 마필들과 너무 많은 격차가 나기 시작하자 경마팬과 강기수는 모두 조마조마했다. 그러나 강기수는 3-4코너를 돌면서 멀게만 보이던 앞선 마필들을 하나하나 추입하기 시작, 여유 있게 결승선을 골인했다. 그것으로 수습해지.
75년생으로 우리나이로 25세인 강기수는 지난 96년 체육학과를 지원해 공부하던중 우연찮게 아버지의 권유로 기수를 시작했다. 막상 기수 양성소에 들어오자 그는 규칙적인 생활이 이어지자, 체중이 늘어나 체중 조절의 어려움 때문에 고생이 많았다. 그러나 굶기를 밥먹듯 하는 어려움을 겪으며 체중 조절을 극복해냈다. 그런 그에게 돌아온 것은 수석졸업.
데뷔하자마자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그는 18기 동기중에서도 가장 앞서나갔고, 승수도 제일 많아 가장 먼저 수습기수를 해지할 것으로 기대가 됐다.
그러나 38승으로 수습해지 3승만을 남겨둔 올해초 잘나가던(??) 그에게 처음으로 시련이 찾아왔다. 경마부정 사건에 연루된 것. 물론 모든 것이 무혐의 처리되며 한숨을 돌렸지만, 6개월간의 면허정지로 그는 뜻하지 않게 ‘휴직자’가 됐다.
“지난 3개월간 작은 아버지가 계시는 LA에서 푹 쉬었습니다. 쉬면서 제 자신을 돌아볼 기회가 많았습니다. 마음가짐도 단단히 먹었지요”
10월 4일. 드디어 면허정지가 풀린 강기수는 자신의 새로운 소속조인 44조에서 훈련을 시작하며 다시 돌아온 경마공원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그리곤 3주라는 짧은 기간에 ‘영산’, ‘강건힘’, ‘동산’으로 각각 1승씩을 차지해 손쉽게 41승을 차지해버렸다.
“막상 돌아오니까, 예전에 비해서 생각 자체가 많이 달라지더라구요”. “예전에는 솔직히 매일 하는 일 대충하자고 생각한 적도 있었는데, 요즘에는 훈련을 하면서 흘리는 땀방울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 없습니다”
가뿐하게 날려버린 ‘수습해지’.
일류기수로 도약하려는 그는 이제 첫 번째 고지를 넘어선 듯 하다.
【김중회 기자 ringo@krj.co.kr】
강태현 기수 일문일답 - 기회가 된다면, 외국으로 진출하고 싶다
- 수습 기수를 해지했는데, 소감은
▲ 물론 기쁘고, 후련한 마음이다. 아울러 6개월간의 공백기가 있었음에도 좋은 경주마를 믿고 맡겨주신 소속조 장두천 조교사님께 감사 드린다.
앞으로 감량 이점이 없어졌기 때문에 조금은 더 힘겨운 승부가 예상되지만, 어차피 떼어버려야 할 것이었기 때문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
- LA에서 3개월간 어떻게 시간을 보냈는지
▲ 박찬호 야구경기도 보러가고, 근처에 있는 경마장에서 경주도 봤다.
현지에서 뛰는 경주마들도 기승해 봤는데, 출발할 때의 폭발적인 스피드와 생각보다도 보폭이 크다는데서 많이 놀랐다. 기회가 된다면, 직접 기승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 복귀후 처음으로 기승한 인기마 ‘노셋’으로 부진한 경주를 펼쳤는데
▲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복귀하고 처음으로 인기마에 기승해 너무 잘 타려는 심리적인 부담감이 가장 큰 이유였던 것 같다.
비록 59kg으로 상대에 비해서 무거웠지만, 큰 능력마가 없는 경주였기 때문에 무난한 입상을 기대했는데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 44조에 새로이 둥지를 틀었는데
▲ 신인 기수 시절부터 종종 기승했었기 때문에 생소하다는 느낌은 없었다.
또한 소속조 조교사님과 성격이 잘 맞아 별다른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 지금처럼 계속된다면 앞으로 44조에서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것 같다.(웃음)
-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 특별한 계획은 없다. 사실 쉬고 왔기 때문에 경주 감이 많이 떨어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도 조교사님이 좋은 경주마를 기승시켜줘 감을 찾는데 많이 도움이 됐다.
앞으로 열심히 기승해 좋은 기수로 경마팬들의 기억에 남고 싶고, 기회가 된다면 해외경마에 진출하고 싶은 것이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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