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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사인회·원포인트 레슨 진행…“향후 마주로도 활동하고파”
‘내 딸 서영이’, ‘빛나는 로맨스’ 등의 작품으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며 ‘안방극장의 황제’로 불리는 35년차 꽃중년 배우 홍요섭 씨가 말(馬) 사랑 전도사로 나서며 승마활성화와 이미지 전환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홍요섭 씨는 8월 20일 경기도 양평 소재 미리내승마클럽(대표 이광섭)에서 ‘찾아가는 승마사랑 캠페인’을 시작했다. 승마장에 등장한 홍요섭 씨를 만나러 미리내승마클럽 회원들 50여 명은 행사 내내 자리를 지켰고, 본지 <말산업저널> 그리고 KRA 굽소리, 방송팀 등이 취재에 나서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만나는 사람들과 직원들에게 일일이 먼저 인사하며 소탈한 모습을 보여준 홍요섭 씨는 먼저 미리내승마클럽 회원들을 위해 대마장에서 원포인트 레슨을 진행했다. 정해진 시간을 훌쩍 넘겨 진행할 만큼 8년 차 승마인으로서 모든 노하우를 전수하는 데 열정을 쏟았다. 이후 팬들과 함께 ‘승마의 매력’을 주제로 자신의 승마 경험담을 나누고 자유 토론을 진행했다.
이날 자유 토론에서 홍요섭 씨는 “승마는 4~50대 아저씨, 아줌마들이 하고 싶은 스포츠이지만 엄두를 못 내고 있다. 승마라는 이 좋은 스포츠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안전과 제대로 된 교육, 체험과 홍보가 중요하다”고 지적하며 승마 저변 확대를 위해 시작한 찾아가는 승마사랑 캠페인의 당위를 역설했다. 홍요섭 씨가 자유 토론 때 말한 내용을 인터뷰 형식으로 묶었다.
- 35년차 배우로서 여전히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고, 한국프로골프협회 티칭 프로이자 시니어투어 프로 등 운동 마니아로도 알려져 있다.
“요즘 말로 길거리 캐스팅 돼 방송 활동을 시작했다. 목사이셨던 아버지는 어릴 때부터 ‘밥 세끼 굶지 않으면 된다,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늘 말씀하셨다. 운동을 워낙 좋아해 등산과 스쿠버다이빙 등 다양하게 했는데 시니어투어 프로를 목표로 골프에 파고들었다가 무리해 무릎 수술을 받게 됐다. 수술 후 살이 찌고 체력이 떨어졌는데 아는 분이 말을 타보라고 하셔서 화성시의 조그만 승마장에서 승마를 시작하게 됐다. 햇수로 벌써 8년차인데 방송계에서는 이제 알 정도다.”
- 승마를 처음 시작하게 됐을 때 어땠나.
“운동은 피곤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지론이다. 당시 경주퇴역마 8두를 바꿔 타며 카우보이 모자까지 쓰고 산으로 들로 다닐 정도였다. 승마 운동이 참 좋았다. 함께 골프치던 사람들에게도 승마를 권하면서 함께 말을 타고 다녔다. 하지만 안전이 문제였다. 나도 많이 다쳤다. 주변 친구들도 말을 타다가 다치면서 시간이 지나자 그만뒀다. ‘다 내 탓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좋은 스포츠를 사람들이 못 하거나 포기하는 문제가 바로 안전 때문이었다. 그때부터 안전하게, 올바르게 교육을 받고 말을 타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3년 전부터는 낙마해도 안 다치고, 1년 7개월 째 낙마하지 않고 있다.”
- 승마에 있어 안전과 교육, 체험의 중요성은 가장 기본인데 우리나라 승마계는 이런 부분조차 인식이 부족하다.
“말은 우리 사람이랑 똑같다고 생각한다. 말과 교감하고 같이 노는 일이 중요하다. 사람들에게 이제는 ‘걷는 법부터 배워라’하고 주문한다. 제일 힘든 일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안전, 그 기본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말과 가까워지면 말이 놀라도 그 주인을 알아보고 밟지 않는다. 믿기 때문이다. 4~50대 아저씨, 아줌마들이 하고 싶어도 두려움 때문에 못하는 현실이다. 아직도 승마하면 특별한 운동을 하냐는 인식이 있기에 저변도 넓어져야 한다.
- KRA말사랑홍보위원, 말산업발전협의회위원, 경마발전위원회위원으로 활동하며 승마산업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승마는 내게 마지막 스포츠다. 말을 타게 되면서 승마의 필요성, 꼭 해야 할 스포츠라는 걸 알게 되고 한국마사회를 찾게 됐다. 웬만해서는 잘 나서지 않는 성격이지만 이 좋은 스포츠를 알리고 싶었다. 아이들도 좋아하고, 승마 인구도 많아지고 있다. 승마에 대한 이미지도 점점 나아지고 있다.”
- 말 소각장이 필요하다거나, 승마와 말산업이 발전해야 경마에 대한 인식이 좋아질 것이라는 평소의 지론이 있는 등 말산업 전반에 대한 관심도 각별하다.
“나이가 들면 마주를 꼭 하고 싶다. 힘 없어 말을 못 타면 말을 위해 박수 치며 응원하고 싶기 때문이다. 영국에서는 여왕이, 싱가포르에서는 수상이 마주를 하고 정치인들도 하는데 우리는 전무하다. 현재 우리 경마가 도박이고, 사행성이 있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우리나라 경마산업이 10~15년 내 선진화될 것이라 믿는다. 선진화된 경마 풍토 조성에 마사회가 적극 나서야 한다.”
- 현재 우리 승마계의 문제점이 무엇이라고 보는가.
“경주 퇴역마를 교육 시켜 승마장에 내보내야 한다. 승마 안전에 큰 저항을 부르는 요소다. 교육을 철저히 시키고, 교육 안 된 말은 철저히 배제하는 등 순치된 말만 승마장에 나와야 한다. 순치된 퇴역마는 승마장에서 최소 2년 이상은 탈 수 있는데 지금은 교육 없이 바로 나오니 안전사고 문제가 끊이지 않는다.”
- 향후 계획은.
“작년에 생활체육 대회에 나가기도 했는데 올해 더 연습해서 내년에도 출전하고 싶다. 사람들이 내 모습을 보고 ‘저 사람도 말을 타네’ 하며 ‘그럼 나도 한 번 해보자’ 하면 좋겠다. 등수나 입상 문제가 아니다. 나도 말을 타고 싶다, 나도 하고 싶다는 동기 부여가 내가 할 일이기 때문이다.”
이용준 기자 cromlee21@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