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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할 때마다 탈 없이 우승을 해주어서 고맙고 서울에서 우승마를 배출해냈다는 것이 기쁘다. 시상대에 오르니 매우 황홀하더라. 마주가 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인석 조교사를 비롯해 마방 식구들이 관리를 너무 잘해서 우승을 하리라 기대를 했다. 마주가 된지 20년이 됐는데 사실 중간에 마주를 그만두려고도 했다. 주변에서 큰 욕심 없이 말과 함께 친구로 지내며 보내자고 해서 공백 후 ‘빛의정상’을 외산마 경매에서 구매했는데, 그 말이 이렇게 영광을 안겨주었다. 앞으로 말의 능력이 되는 대회라면 무조건 도전을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대회에서의 성적보다는 말이 다치지 않고 무탈하게 실컷 뛰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얼마나 능력이 더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뛰는데에 지치고 힘들어하기 전에 퇴역시켜 행복을 지켜주고싶은 마음이다.
서인석 조교사
서울도 많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낸 것 같아 기분이 좋다. 그간 고생해준 마주님과 마방 식구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요즘 성적도 좋고 이렇게 행운도 거머쥐었는데 늘 초심을 잃지 말자는 다짐을 하고 한 걸음이라도 더 나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빛의정상’의 컨디션은 최상이었는데 출장 당시 고집을 부리는 걸 보고 식은땀이 날 정도로 긴장을 했는다. 결과가 좋아서 너무나 다행이다. 과거에는 선행 작전을 주로 시도했으나 이번에는 거리가 늘면서 뒤에 따라가는 작전을 준비했다. 앞으로 남은 퀸즈투어에는 컨디션이 되는 한 모두 도전장을 던질 것이다.
조성곤 기수
‘빛의정상’을 처음 타면서 암말 경주에서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전력이고 부산말 역시 압도할 수 있을 능력을 가졌다고 보았다. 과거에는 기승자를 쉽게 신뢰하지 않고 흥분해 도주도 하는 등 예민했었는데 세 번 정도 호흡을 맞추면서 이번이 가장 차분하게 순응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많이 싸우지도 않고 편하게 훈련했고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번 대회는 워낙 빠른 말들이 많아 초반 자리만 잘 잡으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전개를 해 까다로운 부분은 없었던 것 같다. 4코너를 돌며 탄력을 봐서는 이겼다는 생각이 들어 세레머니까지 생각했었는데 채찍을 갈아쥐는 과정에서 실수로 놓치고 말았다. 만약 이것 때문에 졌다면 잠을 못잣을 것 같다. 초반에 탄력을 살려둔 덕분에 여유도 있었고 스스로 뛰려는 의지가 강한 덕분에 이겼던 것 같다.
서울에 와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통합경주에서 부산에게 너무 무력하다싶을 정도로 패배의식에 젖어있다는 점이었다. 나는 이제 서울에 와서 서울말을 타야하는 입장인데 그런 말부터 들으니 기운이 빠지는 게 사실이었다. 다행이 이번에 ‘빛의정상’이 우승을 해주며 분위기 반전을 노릴 수 있는 신호탄을 쏘아준 것 같다. 다음 경마대회에도 훌륭한 서울의 말들이 부산말과 겨뤄 서로 엎치락뒤치락 하 수 있는 재밌는 경마를 만들어갔으면 좋겠다. 아무리 좋은 말이 있어도 의지가 없으면 이길 수 없다. 평범한 말이라도 의지에 따라서 변해가는 것은 달려있다 생각한다. 관계자분들이 좋은 말을 갖기보다는 만들기 위해 화이팅 해주었으면 좋겠다.
서울에 올라와 생각만큼 성적이 안 나온데다 속상한 일도 많아서 인터뷰도 안 하고 했는데 이번 우승이 전환점이 되어주길 바라고 있다. 성적은 부산보다 미미하더라도 말타는 데 있어서 진정성은 변하지 않았으니 믿어주셨으면 좋겠다.
작 성 자 : 조지영 llspongell@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