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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외 지자체, ‘특구 지정 위한 움직임 분주’
정부의 말산업특구 지정요건 완화 발표에 대해 내륙 지자체들은 반색을 표하고 있는 반면, 말산업특구 1호 제주도에선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8월 27일 말산업 특구 지정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말산업 육성법 시행령’ 개정안을 공포했다.
이번 시행령 개정은 2012년 7월 수립한 ‘말산업 육성 5개년 종합계획’에 따라 말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하여 추진하고 있는 말산업 특구 요건을 완화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말산업 특구는 말의 생산·사육·조련·유통·이용 등에 필요한 사육시설 등 인프라를 갖춰 말산업을 지역단위로 육성·발전시킬 수 있는 특화된 지역으로, 정부가 지원한다. 또 특구에 지정되면 정부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농식품부는 올해 1월 2일 제주도를 제1호 말산업특구로 지정했다.
그러나 말산업특구 지정을 두고 제주도를 제외한 내륙 지자체에서 지정요건이 현실적으로 다른 지자체가 신청조차 할 수 없다는 문제제기를 했다. 실제로 2013년 연말 말산업특구 신청 마감까지 지정요건을 갖춘 지자체는 제주도가 유일했다.
내륙 지자체의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농축산식품부는 말산업특구 지정요건을 완화하겠다고 밝혔고, 결국 말산업특구 지정요건이 완화된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정안에서는 시설기준을 현행 말을 생산·사육하는 농가 50가구 이상 지역에서 승마시설과 승마장, 말 생산·사육 농가를 합쳐 20개소 이상인 경우로 대폭 완화했다. 또 생산기준도 말 500마리 이상 생산·사육할 수 있는 시설에서 말 500마리 이상을 생산·사육 또는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는 경우로 바꿨다.
또한 농축산식품부는 9월 중 말산업 특구 지정 계획을 수립하고 공모를 통해 연말까지 특구 1개소를 추가로 지정할 계획임을 밝히고 있다.
바뀐 지정요건에 부합되는 지자체가 대거 확대되면서 그동안 말산업 특구 지정 신청을 준비해 온 경상북도, 전라북도, 경기도, 강원도 등 지자체들의 특구 지정 경쟁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하지만 제주도는 말산업 특구 지정요건 완화에 반발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말산업 특구 1호가 되었지만 제대로 자리도 잡기 전에 지자체간 경쟁에 내몰리게 됐다”고 항변하고 있다. 또한 “농축산식품부가 말산업 특구 지정시 제주 말산업 특구의 운영 성과 등을 분석해 특구지정 확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철회한 것은 말산업 육성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정부의 무성의한 정책 운영을 지적하고 있다.
국내 말산업은 FTA로 인해 농어촌경제가 심각한 상황에 놓이게 되면서 대체산업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상황에서 말산업에 대한 인식이 새롭게 대두됐다. 또한 성장 잠재력이 높은 말산업을 농가 신소득원으로 육성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말이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함으로써 농산업 개념에 적합하고, 승마의 이용자 확대 등으로 말수요 확대가 예상돼, 말산업의 체계적인 육성을 위해 말산업 특구지정을 통해 국가적인 지원을 하게 된 것이다.
말산업육성법 시행 후 3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 국내 말산업은 출발점에 머물러 있다. 외형적 확대도 필요하고, 내실을 다지는 정책도 필요하다. 말산업 육성을 추진하는 정부에서 보다 균형 있고 장기적 안목의 정책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