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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감위 출범·온라인 베팅 폐지’ 입장인원 감소에 분수령 작용
경마산업의 미래가 점점 어둠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에서 최근 10년간의 경마산업 매출과 입장인원을 분석한 결과, 한국 경마산업의 하향세가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
2004년부터 2013년까지 매출합계와 입장인원 합계를 살펴보면, 우선 2004년 5조3302억 원이던 매출액이 2005년 1800억 원 정도 감소했다가 2006년부터 다시 성장세를 보이면서 2012년 7조8396억 원을 기록하며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했지만, 2013년 7조7034억 원으로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경마산업에 더 큰 위협이 되고 있는 것은 바로 입장인원의 감소다. 2004년 1540만 명이던 입장인원 수도 서서히 증가세를 나타내며 2010년 2181만 명까지 증가했지만, 이후 2011년부터 감소세를 보이더니 2013년에는 1591만 명으로 역전돼 10년 전인 2004년의 입장인원 수준으로 급격한 감소세를 보였다.
올해 8월까지의 매출과 입장인원을 살펴보면, 경마산업의 심각성은 더욱 커진다.
매출액이 감소세를 확연히 돌아선 지난해와 비교해도 무려 1200여억 원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입장인원 수도 지난해 동일기간에 비해 22만여 명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과연 경마산업이 하향세를 보이게 된 원인은 무엇인가?
표1을 자세히 살펴보면 매출액이 제자리 걸음을 보이는 가운데, 2007년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던 경마팬 증가세가 반전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바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발족하면서 경마산업에 대한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가 시작된 해다.
말로는 합법사행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꾀한다고 했지만, 각종 규제를 쏟아내고 언론을 통해 국민들에게 합법사행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만을 알린 것이다.
또한 사감위 출범 이후 평행선을 유지하던 입장인원 수가 2010년을 기점으로 급격한 감소를 보였는데, 당시에는 온라인 베팅이 폐지된 때이며, 사감위의 강압으로 인해 장외발매소의 일부 폐지와 지정좌석제가 시행되기 시작한 무렵이다.
온라인을 통해 베팅을 하는 것과 입장인원이 큰 연관관계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경마를 좋아하는 팬들에겐 온라인 베팅은 바쁜 일정속에서 경마와의 연결고리가 됐다. 하지만 온라인 베팅이 폐지되면서 연결고리를 잃은 경마팬이 경마로부터 멀어지게 되는 단초를 제공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일부 장외발매소가 폐지되면서 주거지와 가까운 곳을 이용하던 경마팬들이 거리상의 불편함으로 인해 경마장이나 장외발매소를 찾는 횟수가 줄어들게 되었고, 지정좌석제 시행으로 장외발매소를 찾았다 발길을 돌려야 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경마팬 수가 줄어드는 계기가 되었다.
한국 경마산업의 하향세가 지속되면서 말산업계에선 이미 한국 경마산업이 깊은 수렁속으로 발이 빠졌다고 진단하고 있다.
마사회는 지난해 하락하는 매출감소를 늦추기 위해 최대한도에 이를 정도로 경마일수와 경주 수 확대 등 배수진을 펼쳤지만, 결국 하락하는 매출을 진정시키진 못했다. 특히 유관단체와 마찰을 감수하면서 공휴경마를 추진하는 등 매출 보전을 위해 노력을 했지만, 매출 보전에 실패하면서 마이너스 성장을 현실로 받아들여야 했다.
현재의 추세라면 올해 경마산업의 매출도 지속적인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마유관단체 관계자는 물론 마사회관계자까지도 매출과 입장인원 감소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한다. 다만 감소세를 둔화시키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경마산업의 내일을 어둡게 만드는 것은 뚜렷한 해결방안이 없다는 것이다. 이미 마사회와 유관단체는 스스로 경마산업 하향세를 막기 위해 사력을 다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결국 유관단체와 마사회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강도 높은 규제로 일관된 외부 환경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경마산업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고 외치고 있다.
우선 정부의 이중적인 정책이 변화해야 한다. 농촌경제를 살리기 위해 말산업을 육성시키겠다며 말산업육성법을 시행하고 있지만, 정작 말산업 육성을 위해 재원을 조달해야 하는 경마산업에 대해선 지속적인 규제로 일관하고 있는 것은 결국 경마산업을 죽이고 말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외침은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게 만드는 것이 된다.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