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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경마장마필관리사 노조의 쟁의행위”를 바라보며 라는 특별기고에 대해 경마 팬을 비롯하여 경마산업발전을 위해 노력하시는 분들께 전국경마장 마필관리사 노동조합의 입장을 정확히 알려드리고자 한다.
먼저, 제주경마장은 아시다시피 천연기념물인 제주 조랑말의 보호 육성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탄생했다. ‘25년간 동고동락하여 오늘의 발전된 제주경마를 일궈냈다’는 사측의 주장은 저희 노동조합도 인정한다. 1990년대 초반의 경마장의 근로환경은 참담했다. 조교사, 기수, 마필관리사 할 것 없이 누구나 한 번씩 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던 그 시절은 옆에 있는 동료가 가족이던 시절이었다.
특히 마필관리사들은 24시간 마사지역(말들이 있는 곳)에 머물면서 장시간 노동에 시달렸던 시기였다. 암울했던 그 시절을 사측도 한 번쯤 상기해 주시길 이 지면을 빌어 당부 드린다. 아울러 ‘최근의 집회를 통해 조교사들을 매도하고 과장된 자의적 주장을 하고 있다’는 사측의 주장에 대하여 저희 전국경마장 마필관리사 노동조합 제주지부의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
<첫째, 조교사의 교섭거부와 일방적 단체협약 해지 주장>
지난 2002년 4월 22일 제주지방노동위원회에서 ‘사용주인 조교사들은 대표교섭위원을 구성하여 교섭권한을 위 대표자(조기협회 회장 외 3명)에 위임하여 노동조합 측과 성실한 교섭에 임한다’는 합의서에 노사가 서명하였고 이후 2014년 4월 6일 10차까지 위 합의서에 따라 교섭을 진행해 왔다. 그러던 중 사용자측은 2014년 4월 9일부터 각 조별로 개별교섭을 진행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해 왔다. 저희 노동조합은 기 합의서대로 교섭을 진행하고자 사측에게 몇 차례 공문을 보냈지만 사측은 공문조차 읽어보지 않고 반송하였고 기존 단체협약도 무시함으로서 작금의 사태를 만든 것이다.
<둘째, 상금체계 변경에 대하여>
사측은 ‘우리 조교사들은 5~6명의 근로자를 고용하여 사업을 운영하는 영세사업자’이며 ‘각 사업장에서 발생한 소득(상금)에 대해 소속 조 근로자에게 전액 지불하는 것이 옳다’는 주장을 하고 있지만 저희 사업장은 일반적 사회통념적인 개인 사업자가 아니다.
한국마사회법에는 3년 이내 2회 이상 경고(경주성적 부진)를 받을 경우 사용자인 조교사의 면허 갱신을 불허하고 이 경우 사업장은 폐쇄된다. 그 권한을 갖고 있는 것은 한국마사회이고 사용자는 사업장 지속운영을 결정할 아무런 권한이 없다. 일반적으로 개인 사업자라면 사업의 개폐를 판단하고 노사간 자유로운 교섭을 통해 노사관계를 유지하지만 우리 사업장은 상당부분 제약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개인사업자인 조교사의 정년이 정해져 있는 것 또한 사회통념과도 거리가 멀다.
노동조합과 사용자측은 2002년도부터 임금에 대하여 합의해 왔고 기본 원칙은 마필관리사의 생활안정을 위하여 경쟁의 피폐를 줄이는 것이었다. 대략적인 내용은 2002년 7월 5일, 상금 구성을 경쟁성(5): 비경쟁성(5)으로 낮추는 것을 시작으로 2014년에는 경쟁성(3):비경쟁성(7)을 만들어 온 것이고 노사가 임금협약서를 작성할 때 시행체인 마사회 임원직이 입회함은 물론이며 노동조합이 일방적으로 만든 제도가 아니다. 사용자의 주장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상금체계 변경은 단순히 노사가 합의할 수 있는 차원이 아닌, 제도적으로 접근할 문제라는 것을 사측도 분명히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셋째, 고용승계 문제>
‘신규사업장의 고용승계부분은 현직 조교사들이 강제할 수 없는 사안이며 고용승계를 합의 하더라도 법적효력이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 2002년 합의서에는 ‘고용승계 100% 수용 한다’로 명시되어 있으며 그 취지는 부정경마, 약물사고 등으로 사업장이 폐쇄되어 하루아침에 실업자가 되는 것을 막자는 데 노사가 뜻을 같이해 현재까지 이행되어 온 것이다. 25년 동고동락하며 발전된 제주 경마를 일궈내는 데는 이 제도 또한 큰 몫을 했다고 노동조합은 생각하고 물론 사업주인 조교사들이 상당부분 이 제도에 대해 인정해 준 것은 부정하지 않는다. 현안 문제로 노사가 대립하고 있지만 사업장 폐쇄가 다른 사업장(조)의 마필관리 두수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현재의 실정을 감안해 본다면 고용승계는 필연코 지켜져야 할 부분이라 생각하고 사측과 노동조합이 동반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인사권을 행사하길 바란다.
<넷째, 노동위원회의 조정거부에 대하여>
지방노동위원회는 ‘조정안 제시가 오히려 향후 노사관계와 교섭에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므로 노동관계당사자간 자율교섭을 권고하면서 조정안을 제시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을 종료한다.’고 노동쟁의 조정신청사건을 종결지었다. 사측의 주장처럼 ‘2차에 걸친 조정회의에서 노조는 자신이 원하는 교섭방법만을 주장하였고(중략) 조정이 결렬된 것’은 아니며 실질적으로 3차 조정을 거부한 것은 사용자인 조교사임이 지방노동위원회의 결정문에도 분명히 명시되어 있다.
경마산업에 위기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외면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공기업인 한국 마사회의 방만 경영을 싸잡아 비난하고 싶지도 않다. 유관단체라는 이름으로 선을 분명히 긋고 있지만, 그럼에도 우리 마필관리사 노동자들은 경마 매출액 증대를 위해 기꺼이 참여했다. 제주경마장 마필관리사 22%, 기수 7.9% 등 재해율 27.9%가 그 과정이며, 결과이다.
경마의 본질이 우승열패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우리 노동자들은 경주마를 생산하는 것이 주 업무임이며 생산된 제품에 대하여 임금을 요구하는 것은 정당한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인센티브는 경주의 성적에 따라 받는 성과금으로 기존의 노사가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이를 집행해 오며 원활하고 발전적인 노사관계를 유지하였던 바 이번 사태를 조속히 해결할 수 있도록 노사가 긍정적인 마인드 서로 노력하고, 시행체인 마사회가 문제해결에 책임 있는 자세로 접근하여 진정한 경마산업 발전을 이루어 내길 기대한다.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