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경마·말산업계 ‘온라인 발매 재개’ 조속히 추진해야
경마·말산업의 숨통을 옥죄는 전자카드의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경마·말산업계 스스로가 전자카드의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와 관심이 모아진다.
사감위는 도박 중독 유병률을 줄이기 위해 일부 국가에서 실시하고 있는 전자카드제 도입이 절실하다며 최근 ‘사행산업 전자카드제 시행 기본 방향 및 2015년 확대 시행 권고안’을 의결했다.
경마, 경륜, 경정은 전자카드제를 종전 10% 수준에서 20%까지 확대하고 내국인 카지노장도 전자테이블 비중 확대와 테이블게임 대상 전자카드제 단계적 도입을 권고했다.
물론 합법사행산업계의 반발을 의식해 전자카드의 2018년 전면시행 결의는 안건에서 제외했고, 사행사업자가 전자카드 효과에 준하는 대안을 제시할 경우 전자카드를 대체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2018년부터 전자카드를 전면 실시한다는 기본 방향까지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사행산업은 모두 국가에서 예외적으로 허용했다.
모든 합법사행산업은 관련 법률에 따라 설립되어 운영되고 있으며, 소관 부처에서 관리·감독을 하고 있다. 한국마사회만 하더라도, 소관부처인 농식품부뿐만 아니라 기획재정부, 국회, 감사원 등 여러 국가기관에서 관리 중이다.
사감위의 존재는 합법사행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불법사행행위에 대한 감독과 예방에 있다, 하지만 문제는 옥상옥(屋上屋)의 이중규제 뿐아니라 사행산업을 즐기고 있는, 혹은 즐기려는 모든 국민을 잠재적 도박중독자로 취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전자카드 도입 발상은 모든 이용자의 개인적 인권이나 자율적 결정권을 무시하고, ‘감시’의 대상에 올려놓겠다는 권력의 행정편의적 발상이 숨어 있다.
일각에서는 현금을 충전해 사용할 수 있는 전자카드를 도입하는 것이 도박 중독 유병률을 낮추고 불법 도박의 폐해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며 도입을 찬성하고 있다.
그러나 전자카드 시행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바로 개인마다 고유한 생체 정보를 담아야 한다는 점이다.
최근 금융당국이 전자금융 거래 시 개인의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공인인증서 사용 의무를 폐지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사감위는 사전 연구나 효과 검증도 없이 오히려 개인정보를 수집해 활용하는 제도를 시행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심지어 생체 정보를 입력해야 하는 것은 인권 보호에 역행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전자카드제도의 인권 침해적 소지를 표명한 바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중복 발급을 막는다는 이유로 개인의 생체 정보를 카드에 담는 것은 합법적으로 사행산업 사업장을 이용하는 일반 국민을 잠재적 도박 중독자로 취급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용자의 구매 금액과 횟수가 일일이 기록된 전자카드를 소지하는 것 자체가 마치 범법자로 낙인찍힌 듯한 심리적 거부감을 줄 수 있다. 게다가 건전한 오락, 레저로 즐기던 소액 이용자들은 개인정보 입력을 꺼려 구매를 포기할 가능성도 높다. 이는 정부가 개인의 일상 속 즐거움마저 박탈하는 셈이 된다.
이에 따라 발생되는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하다. 한국행정연구원의 ‘투표권 전자카드 도입 효과 연구 용역’에 따르면 전자카드가 도입되면 불법 도박 사이트를 대신 이용하겠다는 응답자가 무려 40%에 육박했다. 또한 최근 여론조사 기관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응답자 중 51%가 전자카드제도가 불법 도박을 근절하는 근본 대책이 아니라고 했다.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전자카드가 도입되면 대다수의 이용객들이 접근이 쉽고 익명성이 보장되는 불법 도박으로의 이동은 명약관화하다.
전자카드의 전면시행은 합법적 이용자들까지 불법 도박 시장으로 이탈시키는 풍선효과를 심화시킬 소지가 다분하다.
사감위의 2012년 통계 조사에 따르면, 국가에서 관리하는 합법 사행산업 규모가 19조원에 불과한데, 불법 도박시장은 4배인 75조원 규모라고 한다. 형사정책연구원은 불법 도박시장이 90조원에 달한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이 정도면 연간 12∼15조원의 세수가 탈루되는 거대 규모의 지하경제이다. 요즘 화두로 떠오른 무상급식을 전국적으로 시행하고도 남는 금액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사감위는 각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전자카드 전면도입을 절대 포기할 생각이 없다. 또한 다양한 문제 발생이 우려됨에도 이에 따른 대책을 마련하려는 생각조차 크지 않다.
결국 전자카드로 인해 파생되는 모든 문제는 합법사행산업계 스스로가 해결해야 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선 전자카드에 버금가는 효과를 낼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
경마계에선 온라인 베팅 부활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이용자 각각이 직접 본인인증을 하고, 경주별 이용한도도 정확히 지킬 수 있기 때문에 개인정보 유출과 개인에 대한 감시 등의 문제점을 안고 있는 전자카드 보다 오히려 더욱 효과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
사감위에선 다양한 이유를 들어 온라인 베팅 재개에 부정적인 입장이지만, 경마계의 입장에선 온라인 베팅만이 가장 확실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마사회는 지난 2013년 국회에 마권 온라인 발매의 필요성의 건의한 적이 있다. 날로 심화되는 사감위의 경마 규제정책으로 경마산업이 위기에 직면하자 온라인 발매를 돌파구로 선택한 것이다.
온라인 베팅은 지난 2009년 법적 근거 부족으로 인해 전격 폐지된 바 있다. 때문에 법적 근거만 갖춘다면 온라인 베팅 재개에는 걸림돌이 없는 셈이다.
그동안 수많은 경마팬과 경마관계자들이 온라인 베팅 재개의 필요를 강력히 요구했지만, 마사회는 사감위의 규제 강화와 부정적 인식으로 인해 온라인 베팅 재개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었다.
시대에 역행하는 온라인 베팅 폐지는 결과적으로 경마팬의 불편과 관람환경 악화, 서비스 부족 등을 야기시켜 왔다.
늦은 감이 있지만 온라인 베팅 부활은 지하경제 양성화와 경마산업 위기 탈출을 위해 반드시 부활되어야 할 것이다.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