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8년 수준 거의 회복, 상금에 반영되는 국산마 수매가 대폭 인상
―출전료 폐지하고 출전장려금 신설, “경쟁성 강화” 유도
―문제됐던 외산마 도입방식 변경은 2002년부터 점진적으로 변화

2001년 경마상금이 확정됐다.
총상금 규모는 전년 대비 3.3% 인상된 5백75억원이며 이는 지난 98년 IMF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마주분 상금에 있어서는 12.4% 가량 인상됐는데, 이는 마필 도입가가 15% 인상, 전체적인 상금 인상을 유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국산마 가격이 전년 대비 13% 인상됨에 따라 금년부터 수매되는 국산마 가격은 외산마의 두배에 가깝게 책정됐다.
또한 그동안 경쟁성을 퇴색시키고 경마의 본질을 살리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출전료는 폐지하고 대신 출전장려금을 신설해 경쟁성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담겨있다.
2001년 경마 시행의 틀을 말해주는 상금의 책정과 배분방식을 살펴보기하자.

<2001 상금체계의 특징은 무엇인가>
―경쟁성 강화하고 경마 본질 살리기 위해 출전료 폐지
―국산마 수매가 대폭 인상…마주의 재투자 의욕 고취하고 생산 기반 마련에 이바지
이번에 확정된 올 해 경마상금체계의 특징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경쟁성 부문의 강화다.
기존에 모든 출전마의 마주와 마필 관리자에게 일괄적으로 지급됐던 출전료가 금년부터 폐지되고 대신 출전장려금이 신설돼 10위권 이내의 말들에게 차등 지급되는 게 주요 골자.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출전장려금은 마주와 기타 마필 관계자와의 지급 방식이 이원화돼 있다.
즉, 1위부터 5위까지 차지한 경주마의 마주에게는 순위상금과 출전료 55만원이 주어지며, 6위부터 10위까지는 차등 지급, 6위는 70만원, 7위는 65만원, 8위∼10위는 각각 60만원, 55만원, 50만원씩이다. 그리고 10위권을 벗어난 경주마는 일체의 출전료도 지급받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1개월에 한번씩 출전하는 경주마가 10위 이내의 순위를 기록하면 위탁관리비는 보전할 수 있는 셈이다.
한편, 기수·조교사를 비롯한 마필 관리자들은 1위부터 5위까지는 순위상금만 지급 받고 6위부터 10위까지는 출전장려금 지급 대상이 되는데, 6위의 경우 1위 상금의 8%를, 그리고 7위부터 10위까지는 1%씩 감액된 금액을 받게 된다. 물론 10위 이하를 기록하게 되면 역시 일체의 상금도 받을 수 없는 것.
이에 따라 10위 이내만 들게 되면 기존에 받아 왔던 출전료보다 높은 금액을 지급 받게 되지만 10위권을 벗어나게 되면 철저히 도태될 수 밖에 없다.
그동안 출전료는 전체 상금의 약 16.4%를 차지, 순위상금의 비율을 낮추는 등 여러 가지 부담요인을 안고 있었다. 하지만 출전료를 전격 폐지하고 순위간 격차를 좁힐 출전장려금을 신설함으로써 경쟁성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그동안 미기승 기수에게 지급해왔던 20%의 순위상금도 올 해부터는 점진적으로 그 비율이 축소, 2004년에는 완전히 폐지될 전망이다. 올 해부터 2002년까지는 일단 10%로 그 비율을 낮췄으며 2003년에는 5%, 그리고 2004년에는 마침내 폐지된다.
미기승 기수에 대한 출전료 지급은 기수들 간 지나친 경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지만 경마시행의 본질을 살리기 위해서는 경쟁체제의 도입이 시급하다는 판단 하에 점진적인 폐지안이 선택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상금안의 두 번째 특징은 국산마 상금의 대폭 인상으로 해마다 더해가고 있는 국산마 우대 정책이 그대로 반영됐다는 점이다.
우선 마사회는 국산마 생산원가의 정확한 산출을 위해 지난해 외부 기관에 용역을 의뢰, 6개월간의 실사 끝에 1천4백80만원으로 잠정 결정을 내렸다.
여기에는 도태율과 수태 실패에 따른 손실분, 생산자 이익분 등을 고루 반영됐으며 이듬해 물가인상분까지 포함해 최종적으로 상금에 책정되는 국산마 가격은 1천5백78만1천원으로 결정됐다.
반면 외국산마 도입가는 지난해와 동결, 8백99만원으로 국산마의 절반 수준 밖에 못미친다. 이에 대해 마사회는 “주요 수입국인 호주와 뉴질랜드 달러가 미화 대비 30%이상 하락했으므로 지난해보다 마필가가 오르더라도 수입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는 한편, 현행 일괄도입방식과 추첨방식이 개선되지 않으면 마필가도 인상할 수 없다는 방침을 확고히 하고 있다.
마주협회는 이같은 상금안에 일단 만족하는 분위기며, 2002년부터 개별거래와 경매마 도입을 병행하기로 합의함에따라 2003년부터는 현재의 일괄도입, 추첨 분양과 같은 외국산마 도입방식이 완전히 폐지될 전망이다.

<총상금 3.3% 신장, 5백75억원…98년 수준 거의 회복>
―재투자 의욕 불어넣기 위해 국산마 수매가 대폭 인상
―외산마는 환율 변동으로 전년 동결,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마필 도입”
올 해 인상된 3.3%의 상금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인상 요인은 국산 마필가의 상승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까지 마사회는 국산마의 생산원가를 1천4백만원 수준으로 보고(마사회 육성목장마 기준), 상금에 반영해 왔다. 하지만 육성목장과 민간목장의 생산원가 차이가 발생하는 것에 대해 생산자와 마주 모두 불만을 강력히 드러냈으며 지난해에는 경매까지 무산시키는 사태를 유발했다.
마사회가 용역 의뢰해 실사한 결과, 생산에서부터 24개월령이 될 때까지 드는 총 비용은 1천4백80만원으로 여기에는 일체의 사료비를 비롯한 사양관리비, 수태 실패에 따른 손실분, 도태율, 그리고 생산자 이익금이 포함된 금액이다.
생산원가 이외에 물가인상분까지 감안해 반영하게 되면서 국산마 원가는 총 1천5백78만1천원으로 결정됐다.
이는 전년 대비 13% 가량 인상된 것이며 국산마의 양적·질적 성장을 위한 국산마 우대 정책이 올 해에도 이어짐을 의미하는 것이다.
반면 외국산마는 지난해 8백99만원이었던 것이 올 해도 동결,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경주마 도입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외산마 가격 동결에 대해 마사회는 “환율 하락이 심해 특히 미달러 대비 호주·뉴질랜드 달러가 급격히 하락함에 따라 실질적인 구매가도 하락, 전년과 동결했지만 인상시킨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마사회 관계자는 “외산마의 도입방식이 일괄구매에 추첨방식이고, 질적인 향상도 어려운 지금의 환경에서는 더 이상의 가격 인상은 어렵다”고 덧붙여 향후 제도적인 보완이 따를 것임을 시사했다.
즉, 내년부터는 구매를 원하는 마주 본인이 직접 현지 경매에 참여해 마필 도입을 추진하거나 협회차원에서 경매마 구매 등을 병행해 지금과 같은 일괄 구매 혹은 추첨에 의한 분양은 지양하면서 자연스럽게 2003년부터는 외산마 도입방식을 재정립하겠다는 뜻이다.
물론 현지 경매시장에서 형성되는 가격을 상금에 반영해 외국산마의 수준을 점진적으로 높이겠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경쟁성 강화로 경마 본질 구현>
―순위상금 배분비율 한시적으로 인하, 외산마 교체 시점인 2003년 이후 복귀
지난해 마주협회와 마사회간 상금협의에서 논점이 됐던 순위상금 배분비율 인하는 한시적으로 조정키로 결정됐다.
즉, 지난해까지는 1위 상금이 55%를 차지했고 2위부터 5위까지는 각각 22%, 11%, 7%, 5%였으나 금년부터는 1위 상금이 52%로 인하되고 대신 3위부터 5위까지가 1%씩 인상됐다.
이는 외산마 도입이 자유롭지 못한 환경에서 경쟁성 상금만 강화해 마주들의 상금 집중현상을 야기한다는 마주협회의 요구를 마사회가 수용함으로써 이뤄진 것이며 마사회는 외산마 도입방식 변경으로 외산마 교체가 가속화될 2003년에는 다시 상금 배분비율을 현행대로 환원할 것임을 밝혔다.
또한 내년 하반기 쯤에는 마주협회와 마주 개인의 현지 경매 참여가 활발해져 최소 1천5백달러 이상의 경매마 도입이 이뤄질 것이며 2003년부터는 지금보다 우수한 외산마들이 대거 도입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상금책정 방식을 새롭게 정립하자>
―기준 상금 정해놓고 매년 일정 비율 인상
―순위상금과 부가상금만 지급, 간소한 상금체계가 마련돼야
매년 경마상금 책정 및 배분을 두고 관련 단체들은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일단 상금규모를 현재보다 키워야 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고 지급방식에 있어서도 지금처럼 복잡한 형태 대신 간소한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주협회는 일본 경마상금체계를 예로 들면서 전체적인 경주격을 결정해 놓고 그 중 특정 군 특정경주의 기준상금을 마련, 나머지 상금은 정해진 비율대로 증감 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즉, 현재 외국산 1군과 5군의 상금비율이 3.2대 1이라고 가정하면, 외산 5군 경주를 기준경주로 삼는다. 그리고 그 기준 상금을 전년 대비 3% 인상했을 경우, 나머지 경주들도 비율만큼 인상시키면 일일이 원가, 인건비, 물가인상분 등 지금과 같은 복잡한 상금 산출 과정을 겪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그렇게 되면 마사회는 그야말로 순위상금과 부가상금만을 걸어놓고 경주만 시행하면 되고, 경주 시행으로 발생되는 상금을 마주협회에 넘겨주면 마주협회가 기수와 조교사, 마필관리사들에게 상금을 배분해야 한다.
이에 대해 마사회는 부산·경남 경마장에서는 그러한 상금체계를 도입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혀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으나 현재 서울경마장에서는 당장 시행하기 어려운 부분이 크다고 덧붙였다.
즉, 국산마 우대 정책으로 인해 해마다 국산마 가격과 경주 상금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특정 국산마 경주를 기준으로 삼았을 경우, 국산마 자급률 상승으로 국산마 경주가 늘어나게 되면 상금수준이 이를 따라가기 어렵다는 게 첫 번째 이유다. 또한 정부에서 지원되는 일체의 보조금 없이 단지 순위상금과 부가상금만을 경주에 걸었을 때, 이에 대한 합당한 지급체계와 함께 마필 관리자들의 고용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여건을 마주협회가 마련해야 하는 게 선행 과제라고 덧붙였다.
또한 선진 경마시행국처럼 총상금의 규모를 전체 매출액 대비 3∼5% 수준까지 높여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마사회는 “전체적인 공제율을 고려했을 때, 경마시행에 사용될 수 있는 있는 예산은 매출액 대비 8% 정도 밖에 안된다”며 이중 1.6% 가량 책정된 경마상금규모는 결코 작은 게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다시 말해 세금 공제율이 10% 미만인 선진 경마시행국에서는 경마시행과 관련한 예산이 15%를 상회하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세금공제율이 너무 커 상대적으로 경마를 위한 예산 폭이 선진국의 절반 수준인데, 상금의 비율만 무턱대고 높일 수는 없다는 의미다. 따라서 조세체계가 먼저 정비되고 경마산업에 부과되는 과다한 공제율이 적정 수준으로 낮아져야만 경마상금도 어느 수준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희경 기자 pinklady@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