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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관단체 관계자 “연구용역, 출발점이 잘못됐다” 비판
박양태 처장, “용역 결과일뿐, 발전적 측면에서 고민하고 논의해야”
한국경마의 경마상금 책정방식이 기존의 원가 중심 책정에서 산업생태계 중심(매출액 연동)의 책정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연구용역 결과가 발표된 가운데, 유관단체들의 반발이 예상돼 귀추가 주목된다.
23일 서울경마공원 천마정에서 한울회계법인이 한국마사회로부터 의뢰받은 ‘경마상금 및 재해보험 책정방식에 대한 연구용역’에 대해 유관단체 관계자를 대상으로 최종보고서 설명회를 가졌다.
이번 설명회에는 마사회 측에서 박양태 경마관리처장, 정태인 글로벌경마팀장, 권태록 제주 경마팀장 등이 참석했고, 서순배 서울마주협회 마사분과위원장을 비롯해 부산경남마주협회, 서울조교사협회, 제주조교사협회, 서울기수협회, 제주기수협회 관계자 등 18명이 참석해 최종보고서 설명를 경청한 이후 이에 대한 논의를 가졌다.
한국마사회로부터 ‘경마상금 및 재해보험 책정방식에 대한 연구용역’을 의뢰받은 한울회계법인은 지난 6월부터 한국마사회 임직원 및 각 지역 경마 유관단체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수행하고, 7월 9일 중간보고 이후 유관단체의 2차 의견수렴을 진행했고, 해외 경마시행국가와 비교분석, 과거 데이터 분석 및 시나리오 추정 등을 거쳐 최종보고서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한울회계법인은 최종보고서에서 경마상금 책정기준 개선을 위한 기본방향으로 현 상금수준에 대한 이슈 해소방안, 경마상금 인상률 책정방식, 예외사항에 대한 대응방안 등을 설명했다. 또한 경주마 재해보험과 관련해선 재해 및 상해보험 관련 개선방안 수립을 전제로 3가지의 개선방안 모델을 제시했다.
또한 연구용역 진행과정에서 각 유관단체는 경마상금 책정과 관련해 공통적으로 초과 운영 경주마 두수의 구입 및 관리비를 고려한 상금 책정 필요와 상금규모 확대를 통해 경주마 구입비 상승분에 대한 원가보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으며, 개별적으로 경주마 구입비 증감률을 상금책정 요소로 반영, 적정 두수 설정 필요, 상금 인상률 지역별 차등 적용, 경마상금 외 타부문 비용분석 선행, 일정금액 상금 보전 필요, 정부의 인건비 가이드라인 적용, 기수상금 제한적 적용 등이 있었다고 밝혔다.
한울회계법인은 연구결과 향후 경마상금은 원가중심의 책정에서 산업생태계 중심의 책정으로 변화해야 하며, 합리적 책정방식에 근거한 단일인상률을 기준으로 지역별 일부 차등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히고, 재해보험 및 상해보험 책정과 관련해 경주마 재해처리의 책임소재 및 현재 지원수준을 검토한 결과 시행체의 추가지원이 필수적이지 않으며, 경마관계자 상해처리에 대한 지원이 더욱 시급하여 이에 대한 시행체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울회계법인은 이번 용역은 합리적인 상금책정 체계 및 재해보험 책정 방식의 수립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현 상금의 적정성에 대한 판단과 배분방식의 개선방향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지 않았다고 한계점이 있었음을 밝혔다.
연구용역 최종보고서 설명이 끝난 뒤, 참석한 유관단체 관계자들은 ‘기대치에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유관단체 관계자들은 ‘그동안 경마의 급성장에도 불구하고 경마상금은 정부지침을 따르면서 사회 물가인상률에 미치지 못하는 인상을 지속해 왔다’며, 이번 용역이 발주자인 마사회의 입장대로 정해진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또한 현재 경마상금의 적정성에 대한 연구가 빠져 있는 등 연구용역으로의 가치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서울마주협회 민근일 사무국장은 “기대치에 부족하다. 경마상금 적정성에 대한 연구가 빠져 있어 용역결과를 받아들이기에 제한적이다”라고 지적하고, “중요한 것은 보고서를 어떤 방향으로 활용할 것인가다”라고 말했다.
부경마주협회 최봉식 사무국장은 “연구조사목적이 애초부터 본질을 벗어났다. 먼저 합리적인 책정방식이 수립돼야 한다. 매출연동 방식만 가지고 연구용역을 한 것 같다”고 밝혔다.
서울조교사협회 하종수 사무국장은 “결과보다는 결과를 가지고 어떻게 할 것이냐가 더 중요할 듯하다. 오랫동안 후하게 주지 않는 정부지침에 적용을 받아왔기 때문에 불안하게 생각한다. 현실에 맞게 인건비 쪽은 관계자 정서와 히스토리 등을 고려해야 한다. 앞으로 서로 대화할 때 불편하거나 흉한 모습이 안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제주조교사협회 최기호 총무이사는 “매출에 관계없이 정부지침에 따라 같은 인상률을 지켜오면서 제주경마관계자들은 노력 대비 댓가가 부족했다. 요구안을 좀더 반영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서울기수협회 김기선 사무처장은 “경마상금 책정시 원가에 포함되지 않은 비용이 많아졌다. 이에 대한 점검과 반영이 필요하다. 관계자를 대상으로 하는 설문 등이 빠져 아쉽다. 마사회 홍보 관련한 부상으로 기수를 그만두는 경우도 있었고, 중상을 당했지만 보험처리가 안된 경우도 있다.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제주기수협회 정명일 회장은 “당장 내일 상해보험을 갱신해야 하는데 보험가입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산재 발생시 협회예산으로 기수들의 생계보조를 지속하기 어렵다. 마사회에서 빨리 액션을 취해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박양태 경마관리처장은 “연구용역의 기본 취지는 상금협상 시 기준과 원칙을 세우기 위한 것이다”라며, “지금 상금규모가 적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 기대비용까지 상금에 연계시키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종 보고서에 대해 모든 분이 불만을 가질 듯하다. 외부 연구용역을 그대로 적용하긴 어렵다. 연구용역을 근간으로 현실여건을 고려해서 어떻게 적용할지 실무차원에서 검토한 뒤, 방안을 별도로 마련해 10월에 다시 논의하는 과정을 거치겠다”고 밝혔다.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