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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징과세(sin tax) 차원의 조세정책은 이제 그만하자
경마산업에 부과되는 18% 이상의 각종 세율은 응징과세의 측면이 강하다.
지나치게 높은 세율이 그러하며 소비를 억제하고 규제하려는 정부의 정책 방향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세율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경마팬에게 돌아가는 환급률은 낮아질 수 밖에 없으며 담세자인 경마팬이 더 이상 세금의 폭을 감당할 수 없게 되면 그때부터는 기하급수적으로 소비자, 즉 경마매출액과 세수는 줄어들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현재의 세율이 그 정점에 있음을 조세정책자들은 인식해야 하며 세금유출을 막기 위해서라도 더 나은 경마환경 조성에 신경 써야 할 때다.
<마주업의 과세체계 비롯해 전반적인 세제정비 이뤄져야>
―마주업으로 인한 소득 전체 소득으로 합산되며 누진세 적용
―발생한 손실에 대해 보전 이뤄지지 않는 것은 불합리
마주업에 대한 인식 부족과 생소함으로 인해 사실 그동안은 마주 관련 세목 및 세율이 경마팬들에게 있어 크게 어필하지 못하고 간과돼왔었다.
마주업으로 인한 소득과 손실은 그 속성상 불연속성과 불규칙성을 지니고 있으며 이로 인해 매년 소득 및 손실의 격차가 클 뿐만아니라 예측이 불가능하다.
또한 대부분의 마주들이 마주업 이외에 본업을 갖고 있는데, 그럴 경우 마주업으로 발생한 소득과 본업으로 파생된 소득이 합산되며 누진세율을 적용 받아 과세율은 매우 높은 수준까지 달하게 된다.
하지만 한 해 소득이 발생했다고 해서 그 다음 해에도 소득이 발생하리라는 보장이 없고 만일 손실이 발생했을 시에는 이에 대해 조세법상 보상이나 보전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실질적으로 마주들이 떠안아야 할 과세책임은 큰데 비해 불합리한 소지가 다분히 내포돼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마주업으로 인한 소득을 ‘직업적인 소득’으로 간주할 것인가의 판단이 조세체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되며 현재 우리나라와 일본은 본업과 마찬가지로 마주업의 소득도 동일하게 취급하고 있다.
다만 일본의 경우는 개인 재산에 해당하는 경주마가 뜻밖의 사고로 손실을 당하거나 사망했을 시 그 손실을 보전해 주는 체계가 잘 마련돼 있다는 것이 국내와 다른 점이다. 또한 경주 상금 규모 및 그 개념이 국내와도 다르기 때문에 이런 점들이 조세체계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어쨌든 현재 국내 경마환경에서 마주들에게 적용되는 조세체계는 경마팬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매우 과도한 상태인 것만은 분명하다.
만일 마주 개인 당 소유마가 10두 이상씩이면 문제는 달라질 수 있다. 즉, 소득과 손실의 폭을 평균 개념으로 생각하면 보유두수가 많을수록 그 격차가 좁혀질 수 있지만 현재 3∼4두 정도를 보유하고 있는 마주들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에는 매년 소득과 손실 간 폭이 현격하게 크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합리적인 조세체계가 새롭게 마련돼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지나친 고세율과 세목 확대는 경마팬 감소를 초래할 수 있다>
―71%의 환급률은 경마팬이 감당할 수 있는 최저 수준…“더 이상은 안된다”
-그래프 있어요!!!!!!
지난 99년을 기준으로 경마팬이 적중 마권을 통해 환급해 가는 비율은 70.9%였다. 쌍승식이 도입된 지난해에는 기타소득세 발생 건수가 현저히 높아지며 실질적인 환급률은 70%를 밑돌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즉, 다양한 마권 승식 도입과 경주질 향상으로 경주 적중이 어려우면 어려워질수록 높아지는 배당에 비례해 공제하는 세금의 비율도 높아짐을 의미하는 것이다.
현재까지는 30%가 넘는 공제율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경마 인구가 늘고 매출액이 신장하면서 정부의 세수도 증가해 왔지만 그게 어느 수준 이상 올라가게 되면 경마로 인한 묘미가 반감되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경마인구 및 베팅행위, 매출액 등의 감소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배교수는 경고하고 있다. (그림 1 참조)
즉, 현재의 세율은 소비자인 경마팬이 감당할 수 있는 최고 수준임을 인식해야 한다는 의미다.
마사회가 금년부터 인상된 교육세를 자체 수득금 삭감을 통해 메운 것은 이런 의미에서 이해할 수 있다.
<조세정책은 경마산업의 메커니즘을 형성하는 기틀이다>
―세부담률 낮추고 경마발전 위한 적립금 확대…상금규모 커지면 생산과 투자 활발해져
경마산업에 있어 상금 규모와 집행이 가장 중요한 메커니즘이라고 한다면 그 상금체계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 조세체계라고 볼 수 있다.
세율을 “낮춰야 한다”고 경마계 안팎에서 끈질기게 요구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이며 결국 조세체계가 합리적으로 재정비돼야 경마산업의 전반적인 체계도 제대로 자리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경마 시행을 통해 마사회가 거둬들일 수 있는 수익금은 지난해까지 11%였던 것이 올 해는 교육세 1% 인상으로 인해 10%로 떨어졌다.
연간 4천억원이 조금 넘는 수치지만 약 1천6백억원이 사회공익사업을 위한 적립금으로 사용되는 것을 감안하면 순수하게 경마발전을 위해 사용될 수 있는 재정을 그리 넉넉하지 못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5백억원에 달하는 경마상금을 비롯해, 지방경마장 건설 및 각종 추진 중인 사업비용, 연간 인건비 등으로 쓰이면 빠듯한 살림살이가 아닐 수 없다.
선진 경마시행국은 전체 매출액의 3% 이상을 경마상금으로 배분해, 마주들의 투자 의욕을 고취시키고 원활한 경마시행을 위한 체계를 확립했지만 국내는 고작 매출액의 약 1.2%만이 상금으로 책정돼 경마종사자들의 불만을 고조시키고 있다. 세금으로 유출되는 돈이 많다보니 정작 경마발전을 위한 공제율은 낮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5년전과 달라진 것 없는 경마환경에 “실망”>
―경마에 대한 부정적 인식 여전, 발전적인 정책 마련도 부진
―사양화 접어든 선진 경마국 다양한 시도로 활로 모색
경마산업은 5년 전에 비해 외형적으로 두배 이상 확장됐으나 막상 내용을 들여다 보니, 정책적인 측면 특히 조세 부문에 있어서는 오히려 뒷걸음질 친 것 아닌가 하는 실망이 들었다는 배준호 교수.
교육세 인상이 결국 국회법을 통과해 금년 1월 1일부터 시행됐다는 것도 그렇고 누누이 강조했던 기타소득세나 특별소비세 폐지도 이뤄지지 않았을 뿐만아니라, 경주마권세의 국세화 논의도 큰 진전을 보지 못했기 때문.
특히 복잡한 조세체계가 여전히 그 형태를 띠고 있으면서 경마팬에게 돌아가는 환급률 수준도 69%에 머물러 있는 현실이 답답하다고 덧붙였다.
기타소득세까지 공제하고 나면 결국 환급률이 56% 밖에 안되는데 그런 내기가 어디있느냐고 배교수는 반문하고 있다.
배교수는 또한 이처럼 살인적인 과세체계가 계속 이어질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경마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여전히 부정적이며 이에 따른 응징적 과세가 적용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외형적으로 두드러진 성장을 이룩하고 있을 때에도 경마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각은 부정적이었으며 배교수는 앞으로 경마의 대중화를 이끌어내고 전국 곳곳에 지점과 경마장을 건설해 전 국민적 인기를 모으는 것이 경마관계자들의 선결 과제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경마 인구가 전국으로 분포되면 더 이상 마권세는 특정 시도만을 위한 지방세로 머물 수 없을 것이며 국세로 통합되면 조세체계가 자연스럽게 정비되면서 세율의 적정한 수준을 찾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차피 경마산업에 있어 소비를 규제하고 지나친 과열을 억제하려는 취지에서 마련된 정부의 응징적 조세체계는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오히려 사설경마 횡행, 경마 대중화 저해 등 부작용만 낳을 수 있으므로 적정한 수준으로 경마팬의 공제율을 낮추는 길만이 꾸준히 세수를 확보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배준호 교수 일문일답>
―지난 96년에 경마산업의 조세체계에 관한 심도 있는 연구를 마쳤는데, 지금의 상황과 비교하면 개선된 점이 있는가
▲전혀 없다. 금년부터 교육세가 1% 인상됐으니까 오히려 당시 연구 결과에 역행하는 정책이 수립됐다고 볼 수 있다. 1%면 연간 4백억원을 넘어서는 금액 아닌가? 이런 높은 과세 부담을 안고도 외형적인 성장을 거듭하는 경마산업 분야가 정말 신기하다.
―마권세를 소득세라고 주장, 학계에 많은 관심를 모은 것과 함께 다소 논리에 맞지 않는다는 공격을 받기도 했는데…
▲마권세가 소득세냐, 소비세냐 하는 문제는 단순히 간접세(납세자와 담세자가 불일치 하는 세목, 소비세)와 직접세(납세자와 담세자가 일치, 소득세) 구분을 통한 분류로 이뤄져선 안된다. 무엇을 소비했느냐 여부가 뚜렷하지 않은데 납세자(마사회)와 담세자(경마팬)가 일치하지 않는다고 해서 마권세를 소비세로 간주하는 것에는 반대하며, 경마팬 입장에서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학계에서 큰 설득력을 얻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 안타깝다. 좀 더 신중히 논의되어야 할 부분이다.
―경마계 내부적으로 할 수 있는 선결 과제는 무엇인가
▲무엇보다 경마에 대한 일반 대중들의 인식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간 경마인구가 1천만명이라고는 하지만 이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4이 경마장을 찾는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내 생각으로는 순수 경마인구는 1백만명도 넘어서기 힘들 것으로 보이는데, 어쨌든 현재의 성장 속도에 만족하지 말고 일반 대중이 보다 쉽고 간편하게 경마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본다. 경마를 하는 것이 부끄럽지 않은 사회풍토가 조성돼야 자연스럽게 제도니 정책이니 하는 것들도 따라갈 수 있지 않겠는가?
다행스런 것은 지난 96년 당시보다 경마에 대한 부정적인 면들이 많이 사라진 것 같다는 점이다. 앞으로도 경마 관계자와 팬들의 지속적인 노력이 따라야 할 부분이라고 본다.
작 성 자 : 이희경 pinklady@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