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뤄진 교육세 인상은 선진 조세정책에 역행하는 그릇된 판단
―올 해 안으로 농특세 폐지 운동 활발히 전개될 듯
―마권세를 소득세로 본다면 기타소득세 부과는 명백한 “이중과세”
―인터넷 베팅·실시간 경마 중계 임박…마권세의 국세 전환 시급

“경주마권세는 소득세다”
마권세는 소비세일까, 소득세일까?
정부와 국세청은 마권세를 소비세로 간주하고 마권구매 행위에 대해 10%의 세금(경주마권세)을 징수하고 있다.
혹자는 마권구매가 경마의 묘미를 즐기기 위한 소비라고 하는데, 그럴 경우 소비세 부과가 적합하다.
그러나 혹자는 마권구매 행위에는 적중마권을 통한 잠재 소득에의 기대심리가 반영돼 있으므로 소득세를 부과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마권구매 행위가 소비세에 해당하느냐, 소득세에 해당하느냐의 문제는 기타소득세 적용에 있어 이중과세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
경마산업조세체계에 대해 2년간 연구했던 배준호 교수(한세대학교 국제사회학부)는 “마권세는 소득세”라고 강력히 주장, 눈길을 끈다.

<왜 마권세가 “소비세”인가>
―소비 행위의 결과 없고, 소득의 개연성 내포했으므로 소득세로 간주해야
―소득세로 볼 경우, 기타소득세 부과는 이중과세
마권세의 분류는 소비세로 볼 것인가, 소득세로 볼 것인가를 두고 조세학자와 정책자들 사이에서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킨 바 있다.
마권세를 소비세로 간주해야 한다는 쪽이 설득력을 얻고 있어 현재는 소비세로 징수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논의는 다시 한번 이뤄져야 한다고 배준호 교수는 진단한다.
마권구매가 소비세목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는 쪽의 견해는 다음과 같다.
마권을 구매했을 시 소득이 보장되지 않는 상태에서 경마의 묘미를 즐기기 위한, 즉 경주 관람을 위한 소비 행위로 보기 때문에 소비세로써 징수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지난 95년부터 2년간 마주협회가 용역 의뢰해 경마산업의 조세체계를 연구한 바 있는 배준호 교수(한세대학교 국제사회학과)는 “단지 경마 관람을 통한 스릴을 얻기 위해 마권을 구매했고 이로 인해 소비세로 분류돼야 한다면 현행 10% 부과는 너무 과다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배교수는 오히려 “(마권구매가) 적중에의 기대감이 대폭 반영된 소비행위인 만큼 소득 발생 여지가 있으므로 소득세 형태로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 현 조세체계를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그렇게 될 경우, 1백배 이상 적중마권에 부과되는 20%의 기타소득세 항목은 명백한 이중과세이므로 경마소비자가 헌법 소원을 제기할 경우, 승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는 셈이다.
하지만 경주마권세는 납세자(한국마사회)와 담세자(경마팬) 간 불일치로 인해 간접세로 분류되는 만큼 소득세냐 소비세냐 하는 논의가 명쾌하게 마무리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교육세 인상은 조세정책에 역행하는 처사…과도한 목적세는 폐지돼야 한다>
―농특세 폐지 다시 한 번 도마 오를 듯
금년 1월 1일부로 경주 마권세에 부과되는 교육세가 매출액의 5%(마권세의 50%)에서 6%로 인상 조정됐다.
이로써 마권세 10%, 교육세 6%, 농어촌특별세 2%로 세금 공제율이 18%에 이르렀으며, 마사회 수득금은 11%에서 10%로 삭감됐다.
당초 올 해부터 2%로 환원키로 했던 교육세는 인상방침과 더불어 오는 2005년까지로 시한이 연기됐으며, 이에 따라 2004년도에 폐지될 농특세에 관한 논의가 새삼 떠오를 전망이다.
사실 교육세나 농특세와 같이 특수한 목적을 위해 추가되는 목적세는 조세체계를 지나치게 복잡하게 하고, 또 납세자의 세부담률을 가중시키므로 올바른 조세정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폐지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배교수는 조언하고 있다.
이는 조세관련 정책 입안자와 학계에서도 공감하고 있는 바지만 교육세 부문 만큼은 ‘공교육의 활성화와 이를 위한 재원 마련’이라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이번에 특별히 시한 연장과 더불어 인상까지 이뤄진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농특세의 경우는 다르다.
지난 91년부터 한시세율로 지정돼 징수하고 있는 농특세는 그 사용처가 모호하고 농어촌의 어려움을 어느 정도 경감시키고 있는 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아 국민들의 원성이 높은 세목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지난 98년부터 농특세의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 해당 부처인 농림부가 이를 완강히 거부하고 있어 일단 99년에 폐지에 대한 논의가 접어진 상태다.
하지만 한시세율로 규정된 농특세를 연장할 것인지, 폐지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올 해 들어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만큼 경마관련 종사자와 경마팬, 그리고 관계자들은 정부와 여론을 상대로 농특세 폐지의 당위성을 알려야 할 때라고 판단된다.
농특세가 차지하는 2%는 연간 8백억원을 상회하는 수치다. 이를 일부는 농어촌발전 적립금으로, 또 일부는 경마발전적립금으로 활용하게 된다면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배교수는 제안한다.

<마사회 수득금 인하해 경마팬 불이익 최소화한다?>
―결국 세금 인상분은 직·간접적으로나마 경마팬의 몫
정부의 교육세 인상 방침이 떨어지자마자 마사회는 그 인상분을 어떻게 감당할지 고심했다.
현행 71%(기타소득세 공제율 합산했을 시)의 환급률에다 인상분을 고스란히 전가했을 때 경마팬들이 느끼게 되는 체감지수와 파장은 생각보다 클 것으로 우려했기 때문이다.
교육세 1% 인상으로 마사회가 떠안아야 할(엄밀히 말하면 경마팬) 연간 세수는 4백억원 이상이다. 한해 중요한 사업을 마무리 지을 수 있는 큰 금액이라 할 수 있다.
고심을 거듭한 마사회는 고육지책으로 자체 수득금 삭감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경마 매출액으로 인한 마사회 수득금은 10%로 축소됐으며 그 여파는 경마시행을 위한 비용이나(지난해까지는 7%였다), 경마발전적립금(현행 2%)에 미칠 전망이다.
어떤 항목이 삭감되든지 간에 그 피해는 경마팬들이 입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즉, 비용 축소로 경마시행 규모가 축소되고 투자가 부진해 진다면 그만큼 경주질이 저하될 수 밖에 없고, 경마발전적립금이 축소되면 경마팬을 위한 각종 편익, 부대 시설 마련이 지지부진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환급률 저하는 막았더라도 교육세 인상에 따른 부담은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경마팬의 몫으로 돌려지게 됐다는 것을 정부와 마사회는 인식해야 한다.

<인터넷 베팅 및 경주 생중계 임박, 지방세의 국세 전환 시급>
―조세의 정주성 살리고, 지역 간 재정 격차 줄일 수 있어
지난 97년 도입된 전화베팅과 빠르면 금년 상반기 중으로 현실화될 경마생중계 및 인터넷 베팅으로 인해 경마산업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즉, 전국 어디에서도 경마를 접할 수 있게 됐으며 경마를 대중 속으로 이끌어낼 전기를 마련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이에 따라 새삼 마권세의 국세 전환 논의가 급진전을 타고 있으며 빠른 시일 내에 지방세로써 과도하게 징수되는 마권세를 국세화해 지역간 편차를 최소화하는데 주력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사실 이같은 내용은 지난 95년 배교수와 그 용역팀이 연구했던 당시에도 문제점으로 지적, 학계에 발표된 바 있으며 지난해 출간된 류근창 한국마사회 안전관리팀장의 「경마산업의 과세체계에 관한 연구」에도 같은 내용이 실려 있다.
그만큼 연간 4천억원에 달하는 마권세가 일부 특정 지역에 편중돼(과천시와 경기도, 서울시)  수도권 일부 시도의 재정만 살 찌우고 있다는 것을 말해 주는 것이다.
실질적으로 경마인구의 분포가 수도권에 밀집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 경마의 전국화 시대를 앞두고 세수가 일부 특정 지역에만 흘러 들어간다는 것은 조세의 정주성(납세자는 그 지역 재정에 기여해야 한다)을 해치는 요소며, 더불어 지역간 재정격차 불균형을 더욱 가속화 시키게 될 소지가 농후하다.
그러므로 정부는 현행 도세(道稅)로 걷히고 있는 마권세를 국세로 전환해 지방교부금 형식의 지원금을 마련함으로써 지방간 불균형을 해소하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이희경 기자 pinklady@krj.co.kr】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