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실황중계 폐지 논란 경마계 ‘후끈’

-경마실황중계 따른 사설경마 확산 우려, 근본적인 해결책 절실
-경마팬 및 경마관계자, 경마산업 발전 위해 실황중계 필요성 제시
한국마사회의 경마실황중계 지속 여부에 대한 논란으로 경마계가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경마실황중계가 잇단 부작용을 드러내자 한국마사회는 실황중계를 지속할지 여부를 현재 검토 중에 있으며,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경마팬과 많은 경마관계자들이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경마팬들과 경마관계자들은 경마 대중화에 일정 부분 기여하는 바가 있고, 경마팬에 대한 서비스 확대 정책의 일환으로, 또 경마산업의 중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실황중계는 계속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마실황중계를 놓고 한국마사회 역시 많은 고심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마사회 한 관계자는 최근 사설경마가 위험 수위에까지 달해 경마 매출의 30% 가까이 잠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경마실황중계가 사설경마에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친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또한 지난해에 이어 올 국정감사에서도 리빙TV의 경마실황중계가 성토 대상이 됐다는 점 역시 마사회가 지속적인 사업 추진을 하기에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또 다른 마사회 관계자는 경마의 대중화를 실현하고 경마팬 서비스를 확대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던 실황중계가 시행 2년 만에 폐지되는 것은 개인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생각이라며 다른 입장을 취하기도 했다.
이렇듯 마사회 내부적으로도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경마관계자들은 기본적으로 경마산업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쪽으로 결론이 도출돼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사설경마와 관련된 부분은 실황중계를 폐지한다고해서 당장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닌 만큼 향후 철저한 근절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는 게 공통된 견해다. 즉, 환급률 인상, 마권구매상한선 폐지 등과 같은 불합리한 요소를 개선하고 사설경마 포상금은 대폭 확대하는 한편 효과적인 단속을 위해 실황중계의 유료화를 검토하는 등의 관련 대책이 오히려 실효를 거둘 수 있다는 뜻이다. 유료화를 할 경우 시청자의 신분이 드러나기 때문에 사설경마를 효과적으로 단속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또한 경마실황중계권을 갖는 방송사는 자체적인 사설경마 근절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예를 들면 사설경마 근절 계도 방송은 물론이고 자체적으로 신고 포상금을 내놓는 방안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밖에 마사회가 사업권자 선정 과정에서의 시비로 리빙TV측과의 재계약에 일정 부분 부담을 느낀다면 사업권자를 새롭게 선정하더라도 실황중계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여론이다. 이러한 여론은 만약 경마실황중계가 중단될 경우 향후 다시 중계를 하기는 어렵다는 위기 의식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존폐의 위기에 놓인 경마실황중계에 모든 경마관계자와 팬들의 관심이 쏠려 있는 만큼 마사회는 경마산업 발전이라는 전제 하에 원칙과 소신이 분명한 결정을 내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희경 기자 eheek@krj.co.kr】

<선진경마를 위한 경마실황중계방송은 지속돼야 한다>
-리빙TV 특별기고문

최근 리빙TV(관광레저 전문 케이블 방송)을 통해 방영되고 있는 경마실황의 존폐여부를 놓고 경마팬들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대체적인 양상은 건전하게 경마를 즐기는 대부분 경마팬의 경우 지속적인 방송을 요구하고 있는데 반해, 마사회와 일부 시민단체는 방송이 사설경마의 활성화를 초래해 국민의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중단을 논하고 있다.
그런데 사실 이 문제는 새삼스러울 게 없다. 2년 전 경마가 처음으로 TV를 통해 생중계를 시작했을 당시부터 논의된 바 있기 때문이다. 단치 차이가 있다면 당시에는 마사회가 TV방송이 경마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불식시키고, 보다 건전한 가족 중심의 오락으로 정착시키는데 기여할 것이라며 경마방송의 당위성을 인정했던데 반해, 지금은 매출액 감소를 염려해 사설경마의 확산이라는 부정적인 면만을 부각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사설경마는 근절돼야 한다.
그러나 경마외에 경륜, 경정이 시작된 시점에서 마사회의 매출 감소를 리빙TV 경마실황중계로 인한 사설경마의 양성에 원인이 있다고 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 오히려 리빙TV의 경마실황중계는 경마를 건전하게 즐기는 사람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도구이자, 음지의 경마문화를 건전한 레저문화로 이끌 수 있는 대국민 홍보채널의 성격이 짙다.
이것은 이미 방송 및 인터넷을 통해 경마팬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경마가 전 국민이 즐기는 레저문화로 자리잡게 한 선진국의 사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모든 일에 있어서는 양면성이 있게 마련이다.
약간의 어려움이 있다고 해서 좋은 방법을 사장시킬 수는 없는 일이다. 즉 사설경마와 같은 경마방송 초기에 빚어진 과도기적인 현상에 연연해서 ‘건전한 레저문화의 정착과 선진경마로의 발전’이란 두가지 대의명분을 갖고 출발했던 방송을 중단하는 것은 말 그대로 소탐대실(小貪大失)이다.
결과적으로 경마시행부처인 농림부와 마사회는 현시점에서 다시 한 번 경마실황중계에 대해 심사숙고해 경마팬들에게 경마를 즐길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고 경마방송을 통해 전 국민에게 경마산업을 오픈함으로써 건전한 레저문화로의 발전을 모색해야 한다. 아울러 경마방송을 시행하는 방송사업자도 시청자들에게 더욱 재미있고 유익한 경마방송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