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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군 경주 편성에 대한 허점이 하나 둘 드러나고 있다.
1군을 가급과 나급으로 분류 운영하면서 신강군제가 부활했다는 지적이 첫 번째다.
국산마 외산마를 가릴 것 없이 가급 마필 중 상당수가 나급으로의 강급을 위해 전력 승부를 하지 않는다는 의혹이 바로 그것이다.
실제로 가급경주와 나급경주의 상금 비율은 120%대 80%인데 가급에서 순위권에 들기도 빠듯한 중급 마필의 경우 나급으로 강급되면 우승까지 노려볼 수 있기 때문에 승부를 조절할 수도 있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얻는다.
나급 마필을 가급 경주에 점핑 출전할 수 없도록 제한을 둔 것도 현행 군체계 상에서는 모순이다.
어느 군이든 한 개 군은 점핑 출전이 가능한데 1군만 나급 마필의 점핑을 제한하는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 최근 조건 상금이 부족해 나급으로 분류된 일부 능력마의 경우 과중한 핸디캡에 시달리느니 차라리 가급에서 적정 부담중량으로 경주를 치르고 싶다는 의견도 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가급과 나급의 경주마 자원을 50대 50 정도로 배치하기 위해 조건 상금 제한 기준을 정하고 또 거기에 맞게 경주 수를 배치하는 것도 현실적인 문제점이 있다.
강급되는 마필이 매 월 발생하는 점을 감안하면 해당 급의 경주마 자원이 경주계획에 못 미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점 등을 고려할 때 우선 나급 마필의 가급 점핑 제한을 우선 푸는 것이 시급하다.
또한 가급 경주와 나급 경주의 상금 차를 현격한 수준으로 두어 가급에서 나급으로의 강급을 노리는 마필이 없도록 제도적 안전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나급의 경우 2군 경주 상금 수준을 유지하는 대신 가급은 특별경주급으로 상향조정해 상대적인 메리트를 부여해야 한다.
당초 마사회는 군 이원화에 따른 반사 효과로 1군 경주 편성 활성화와 경주 박진감을 꼽았는데 이런 취지를 충분히 살리려면 차라리 1군 미승리마 경주를 시행하는 게 낫다는 지적도 있다. 즉, 1군 내에서조차 능력마와 한계마가 상존하는 현실을 감안해 지금처럼 무조건 조건상금을 기준으로 이등분 할 게 아니라 최근 6개월 내(혹은 1년 내) 5위 내 순위권을 기록하지 못한 1군마를 1군 미승리마로 간주, 이들 만을 위한 경주를 편성하는 게 효과면에서 나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또한 궁극적으로는 지금의 군체계를 허물어 버리고 오픈 경주 시행을 지향해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다. 경주 당 상금을 정해놓고 마령이나 성별 같은 최소한의 출전 기준만 제시한 뒤 마방 관계자가 계획에 맞게 경주를 고르는 시스템이 바로 그것이다.
마사회는 올해 들어 경주편성의 룰에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1군 경주를 이원화하고 암말 대회를 신설하는 한편, 비수기인 5월과 6월에 경주수를 축소하고 출전두수를 제한하는 등 경주박진감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는 높이 평가할 수 있다. 다만 제도 변화 초기에 드러나고 있는 이 같은 문제점들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타협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경주질 향상이라는 대의 목표도 구체화될 수 있다.
【김대유 기자 dykim@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