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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령중량 경주 확대, “능력 우열 확실한 비교 가능해져”
-매출 감소 경마상금 책정에도 영향, 3% 인상에 그쳐
올해의 경마시행계획 중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는 ▲‘한국식 그래이드 경주체계’ 확립, ▲경주 수 축소, ▲1군 체계 부분 개편, ▲마령경주 및 마령중량경주 시행, ▲외산마 도입 제한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대부분 경주편성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 결국 경주질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마사회의 계산처럼 경주질이 크게 향상될 것인지 별다른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오히려 또 다른 문제를 낳을 것인지는 미지수지만 일단 경주격을 그래이드화 해 국제화의 첫 걸음을 뗐다는 점과 기존 군체계의 맹점을 보완할 대안이 곳곳에서 제기됐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한편, 경마상금은 지난해 매출 하락에 따른 영향으로 사실상 3% 가량 인상되는 정도로 마무리돼 아쉬움을 주고 있지만 GⅠ대회인 그랑프리와 코리안더비의 총 상금이 3억 원으로 25%나 인상된 것을 비롯해 여타 대회 상금도 10% 이상 올랐고 국산·외산 마필가격도 각각 10%와 12%씩 인상함으로써 관계자들의 높은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달라지는 2004년 경마를 세부적으로 짚어 보기로 하자.
【이희경 기자 eheek@krj.co.kr】
▲그래이드 경주체계 확립
북미에서 시행하고 있는 그래이드 경주(GⅠ,Ⅱ,Ⅲ)나 유럽의 패턴(혹은 그룹) 경주체계처럼 국내도 그래이드 경주체계를 확립해 올해 첫 선을 보인다.
한국경주분류평가위원회 격인 KCSC(Korean Cataloguing Standards Committee)에 따르면 총 25개의 경마대회 중 코리안더비와 그랑프리가 GⅠ으로 분류됐고 코리안오크스와 농림부장관배는 GⅡ, 한국마사회장배와 서울마주협회장배·뚝섬배 등 3개 대회가 GⅢ로 각각 분류됐다. 이외 나머지 18개 대회는 특별경주(Listed)급으로 분류해 대회 간 등급을 세분화하고 구체화했다.
이 같은 국내 그래이드 경주체계는 “한국식”이라는 전제 하에 향후 ‘국제경주분류표준위원회(ICSC : International Cataloguing Standards Committee)’의 공인을 받기 위한 사전 준비작업에 착수한 정도로 평가할 수 있다.
구분 총상금(원) 비고
GⅠ 코리안더비 300,000,000
그랑프리 300,000,000 외산
GⅡ 장관배 230,000,000
코리안오크스 210,000,000
GⅢ 마사회장배 210,000,000
마주협회장배 200,000,000 외산
뚝섬배 190,000,000
Listed 일간스포츠배 140,000,000
스포츠조선배 140,000,000
스포츠서울배 140,000,000
스포츠투데이배 140,000,000
굿데이배 140,000,000
SBS배 120,000,000
YTN배 120,000,000
동아일보배 120,000,000
문화일보배 120,000,000
중앙일보배 120,000,000
헤럴드경제배 100,000,000
세계일보배 100,000,000 외산
디지틀조선배 100,000,000 외산
새해맞이기념 100,000,000
네티즌의 날 90,000,000
JRA트로피 90,000,000 외산
HRI 90,000,000 외산
AJC 90,000,000 외산
합계 25 3,700,000,000
▲군체계 개편의 신호탄
국산 5군, 외산 4군이라는 군체계의 기본 틀은 변화가 없지만 1군 경주를 능력에 따라 이원화한다든가, 마령경주 및 마령중량 경주를 확대 시행하는 것 등은 궁극적으로 군체계 전면 개편에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3월경부터 적용될 1군 경주 이원화는 현재 외산 1군의 경우 같은 급이라 하더라도 개체별 능력편차가 심화돼 경주편성에 어려움이 따른다는 점에서 착안, 1군 내에서 ‘가군’과 ‘나군’을 별도 운영해 경주를 편성한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같은 1군이라 하더라도 일정 기준을 넘어서는 능력마는 가군 경주에, 이 기준에 못 미치는 마필들은 나군 경주에 편성되도록 함으로써 능력편차를 최소화하겠다는 것이 제도 변경의 취지다.
마령경주와 마령중량경주 확대 시행도 큰 관심을 모은다.
지난해까지는 코리안더비(국산 3세 암수), 코리안오크스(국산 3세 암), 헤럴드경제배(국산 2세) 정도만이 마령경주로 시행됐지만 올해부터는 다르다. 새해맞이기념·문화일보배·뚝섬배·스포츠조선배·코리안더비·스포츠서울배·네티즌의날기념·코리안오크스·SBS배·농림부장관배·동아일보배·헤럴드경제배 등 총 12개 국산마 대회가 모두 연령별경주로 확대 시행된다. 이에 따라 국산 2군 대회로 시행되는 스포츠조선배의 경우 ‘4세 이상’의 조건이 가미되면서 국산 2군 이하 4세 이상마는 모두 출전이 가능하다. 마령경주는 군과 관계없이 연령 조건과 최소 출전 전적만 갖추면 되기 때문에 3개 군 이상 점핑하는 마필도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해까지 하위군에서만 시행됐던 마령중량경주도 올해부터는 국산 3군까지 확대된다.
마령중량경주란 각 마필별 능력에 따라 부담중량을 작위적으로 부여하는 핸디캡 방식이나 수득상금을 기준으로 부담중량을 증감량하는 별정 방식이 아닌, 마령과 성별에 따라 동일한 중량을 적용하는 경주 방식이다. 따라서 출전마 간 정확한 능력 우위 비교가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성별, 연령별, 상금별 경주체계를 지향해야 하는 시점에서 이 같은 변화는 새로운 경주체계의 물꼬가 될 수도 있기에 기대감은 더욱 크다.
▲외산마 도입 미출전 신마로 제한
외산 신마 도입도 미출전 신마로 제한된다. 2002년 9월부터 지난해까지 외산마개별수입제를 시행한 결과 경마상금과 비교할 때 과도하게 비싼 가격의 경주마들이 일부 수입되면서 경주마 간 능력편차를 심화시켜 경주편성에 어려움을 야기했고, 또한 우수마 도입이 일부 마주들에게로 집중되면서 대다수 많은 마주들의 외산마 구매력을 저하시켰다는 것이 마사회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올 1월 1일부터 수입되는 외산마는 현지 성적이 전혀 없는 미출전 신마로 제한된다. 가격제한은 현실적으로 실효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제한 기준에서 배제됐다.
외산마 도입 제한에 대해 일부 마주와 경마관계자들은 우수마 도입을 가로막고 자율 경쟁에 역행하는 제도가 될 수도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으나 미국, 호주, 뉴질랜드 등의 공인된 경매를 통해 우수 2세마를 도입하는 풍토가 자리매김하면 결국 원활한 경주편성과 경주질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 미출전 신마라 하더라도 4세 이상이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3군으로 편입되기 때문에 새로 도입되는 외산 신마들의 평균 연령은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이외 우수 암말 도입을 통한 국산마 생산으로의 재환류를 장려하기 위해 암말 대회를 5개로 확대했으며 외산마도입장려금도 2세 암말일 경우 5백만 원을 지급(수말은 3백만 원)키로 해 상대적으로 메리트를 높였다.
▲경주수 축소 및 최대 편성두수 조정
경마일 94일 간 펼쳐질 올해는 지난해와 비교해 24개 경주가 줄어든 1082개 경주가 예정돼 있다. 이는 경주마 수급과 맞물려 매년 5월과 6월에는 가용 자원 부족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원활한 경주편성이 이뤄지도록 일일 11개 경주씩 축소 시행키로 했기 때문.
이밖에 최대 출전두수도 시기나 월별 경마일 수에 관계없이 2월부터 11월까지 12두로 제한하기 때문에 결국 마필 가용 자원 대비 경주 수는 줄어든 셈이다. 단, 경마대회는 예외다.
▲1경주 발주시각 변경 및 기타
-3월부터 11월까지는 1경주 발주 시각도 오전 11시 30분으로 변경되는 반면 야간경마 기간(7월 17일∼8월 15일, 경마일 8일)에는 발주 시각을 오후 2시 30분으로 앞당겼다.
-국산 2군 기준거리도 1900m에서 상대적으로 능력편차가 덜 한 1800m로 바꿔 1800m 경주 위주로 시행된다.
-경마대회 등록 절차도 바뀐다. 2차 출마등록까지 받고 있는 총 상금 1억 원 초과 규모의 대회(총 17개)일 경우 1차 등록을 하지 못했던 마필이 출전을 원하면 최대 출전두수 14두가 채워지지 않았다는 전제 하에 등록료(총 상금의 0.2%)의 5배를 내면 추가 등록이 가능하다.
-핸디캡 경주가 1·2군 등 상위군에 집중되면서 전체 경주 수 대비 핸디캡 경주 비율이 낮아졌다. 이로 인해 핸디캡 경주가 완전히 폐지된 국산 3군은 마령중량경주와 별정경주가 대폭 늘게 된 반면, 1·2군은 핸디캡 경주 비율이 오히려 높아졌다.
이상의 내용에서 알 수 있듯 올해 경마시행계획 상 모든 변화들은 궁극적으로 경주편성이나 경주질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5∼6월에 일일 경주 수를 11개로 축소 시행하는 점이나 경주 당 최대 출전두수를 12두로 제한하는 점, 1군 체계를 상금이나 승수에 따라 이원화해 운영하는 방식, 마령경주나 마령중량경주를 확대 시행하는 점, 외산마 도입 시 미출전 신마로 제한하는 등의 모든 내용이 서로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한국마사회 경마팀 고지용 부장은 “바뀌는 모든 내용들은 경주질 향상에 주안점을 두고 구체화된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지난 한 해 경마팬과 관계자들의 요구 사항을 충분히 수렴해 현 단계에서 추진 가능한 내용들을 적극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시범적으로 운영되는 새로운 제도들이 정상적으로 자리매김해 경주질을 크게 향상시켰다고 판단될 경우 내년부터 전면 시행될 연령별 경주체계의 성공도 점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군체계가 폐지되는 시점도 앞당겨질 수 있다.
경주박진감 제고를 통한 경주질 향상과 경마팬 서비스 확대에 주안점을 두고 진행되는 일련의 변화들이 어떤 방식으로 어떤 영향을 끼치면서 자리잡을지 지켜볼 만 할 것이다.
<올 경마상금 767억, 전년 대비 1.5% 인상>
-기수 인원 감소 감안하면 사실상 3% 인상률
-경주마 가격 10% 이상 인상…국산마 2128만 원, 외산마 18000달러 책정
-인상률 낮은 대신 안정적 배분에 초점
올해 경마상금은 전년 대비 1.5% 인상된 767억 원으로 책정됐다. 하지만 지난 연말 서울 기수 중 12명이 부산으로 옮겼기 때문에 원가산출방식에 따른 상금규모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인상분은 대략 3% 선인 셈.
상금에 반영된 경주마 가격은 국산마 2,128만 원(지난해 1,924만 원), 외산마 ＄18,000(지난해 15,000달러)으로 각각 전년 대비 10.6%와 12.5% 상승했다. 전체적인 상금 항목이 동결 혹은 소폭 인상됐지만 마필가는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함으로써 마주들의 경주마 구매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라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올해 도입 예정된 경주마 수는 외산 160두, 국산 490두로 지난해와 같다.
마주분 상금의 가장 큰 변화는 가처분재원(투자비 보전성) 책정 방식을 기존 마필구입비의 61%에서 마필구입비 및 위탁관리비를 포괄한 금액의 30% 수준으로 조정한다는 내용이다.
또한 외산마 구매력을 높이기 위해 지급하는 도입장려금도 올해부터는 국산마까지 확대했다.(표 참조)
<경주마 도입장려금>
국산마 -경매마 3,000,000
-기타(개별구매) 2,000,000
외산마 -2세 암말 5,000,000
경매마
-2세 수말 3,000,000
-기타 2,000,000
착순 상금 및 출주장려금 배분 비율도 소폭 조정됐다.
지난해 도입된 복연승식의 개념을 착순 상금에도 적용해 3위 상금 비율을 현행 12%에서 13%로 인상했고, 출주장려금은 상위권인 1위부터 5위까지의 비율을 낮추는 대신 6위부터 9위까지의 상금비를 높여 상대적으로 경쟁성을 완화했다.
올해의 경마상금은 경마 매출 감소로 인상폭이 극히 제한됐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다. 지난해 인상률이 13%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대조적이다.
이처럼 한정된 인상분을 두고 출주장려금 등 일부 경쟁성 상금의 배분에 있어 일정 부분 경쟁성 대신 안정성을 배려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 2001년부터 출주료를 폐지하고 출주장려금제를 신설하면서 지속적으로 경쟁성 상금이 강화돼 오던 추세가 한 풀 꺾였기 때문.
이에 대해 마사회는 전체적인 경주수 감소로 이미 마필관계자들의 경쟁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상금 배분을 통해 이를 조절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한편, 서울마주협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상금책정의 ‘절충형 정률제’ 도입을 요구하며 마사회의 상금책정방식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상금으로 시작된 마사회와 서울마주협회의 갈등은 결국 마주협회의 한국마사회법 개정 요구로까지 이어져 향후 이 문제가 어떤 식으로 매듭지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