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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마단원들의 얼굴엔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승마단원들에게는 평소 승마 교육과 훈련을 받는 익숙한 공간이지만, 창단식 행사를 위해 설치해 놓은 승마장 전경이 생소하게 느껴지는 듯한 모습이었다.
승마단은 초등학교 2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총 10명으로 구성됐다. 나름(?) 치열한 선발을 거쳐 10명이 선발됐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승마 교실을 운영하는 청원 낭성초등학교에서 유일하게 선발된 한 학생은 승마단원으로 선발된 사실을 자랑스러워했다.
“학교서 같이 승마 배우는 친구들이 유소년 승마단원에 뽑힌 걸 부러워했어요”
아이들과 함께 창단식에 참여한 학부모들도 큰 기대감을 보였다. 승마 교육을 시키는데 드는 비용 부담이 다소 줄어든 이유도 있지만 그보다 경쟁을 통해 승마단원 10인에 포함된 자식들을 대견해 하는 모습이었다.
“그동안은 열심히 승마 훈련하고 대회 참가는 하지 않았는데, 이제 승마 대회 참가도 자주 할 계획이에요”
한창 승마단 창단식을 준비하는 승마단원들을 보여 흐뭇하게 웃고 있는 한 노신사가 보인다.
이번 창단한 청주 유소년 승마단장인 태산승마타운 곽한무 대표다.
2007년 승마 사업을 시작한 이래 벌써 10년째 승마장을 운영하고 있는 대표적인 충북 지역 승마 사업가다. 충북을 넘어 한국 승마 발전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 중인 곽한무 대표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말산업에 뛰어들게 된 계기는.
난 말에 말자, 승마의 승자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한 사람이다. 오랫동안 축산업에 종사하면서 첫째 아들에게 비육을 시켰다. 그러던 중 미국과 FTA가 타결됐다. 이젠 비육 사업도 안 되겠다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육 사업하던 아들에게 승마장 사업해볼 생각 있냐고 물었다. 아들 녀석도 비육 사업보다는 승마 사업이 비전이 있다고 생각했는지 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럼 승마 교관 자격증을 따갖고 오라고 했다. 그렇게 아들이 승마 교관 자격증을 취득한 후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승마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승마장 운영자들이 예상보다 적은 수익에 힘들어하는데, 승마장 운영의 노하우는.
우리는 내 기준이 아닌 말을 타는 사람들이 뭘 원하는가를 생각해 시스템을 운영한다.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건 사업자로서 당연한 일이다. 그렇지만 조금 어려워도 원칙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지금 어렵다고 이거 빼고 저거 빼고 하면 더욱 악순환이다. 어려울수록 더욱 원칙을 지키고 완벽한 시설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 교관들 인건비도 마찬가지다. 상황이 어렵다고 적게 주고 많이 일을 시키려고 보면 못 버티고 다 떠난다. 물론 기본이 안 된 교관들도 있다. 나도 그런 교관들을 여러 명을 겪어 봤다. 한참 가르쳐 이제 쓸 만하면 싶으면 온다간다 아무 말 없이 사라져버리는 경우가 허다했다. 운영자인 나로서는 대책이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꼼수 쓰지 않고 꿋꿋하게 잘 버텨냈다. 교관 중에 참한 처자가 우리 아들과 결혼해 며느리가 됐다. 가족이 함께 승마장을 운영하니 그 이후로 승마 사업이 좀 더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오늘 내일만 말 탈 게 아니다. 오늘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내일은 플러스가 될 거라고 생각하고 말 타는 사람의 기준에서 승마장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
□말산업 발전을 위한 단체들은 많은데 말산업 발전이 더딘 이유는.
공과 사를 구분 못 하는 게 발전이 더딘 이유다. 아까도 말했던 것처럼 원리 원칙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 사심을 갖고 얘기하면 그 말에는 힘이 없다. 상대방이 바보가 아닌 이상 사심이 들어 있는지 알 수 있다. 나는 중앙부처, 지방정부 어디 가서든 할 말 다한다. 이래서 아니고, 이래서 잘못됐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이런 말은 정직하게 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이다. 사심 없는 사람이 단체의 수장을 맡아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말산업 발전을 넘어 선진국으로 갈 수 있다. 비단 말산업 분야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 해당하는 얘기다.
□그럼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소통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전 구성원의 의견을 대변하지도 못하면서 한정된 사람들이 자기들끼리 갑론을박하고 있다. 무슨 사안을 결정하거나 일이 있을 때 각 지역 대표성을 갖는 대표들을 모아서 소리를 들어야 한다. 비록 그 의견이 채택되지 않더라도 들어보는 시도는 해야 하는 게 맞는 이치 아닌가.
□유소년 승마를 비롯해 한국 승마가 나가야 할 방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승마 지원 사업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다. 승마 지원 사업이 생긴 지 한 4~5년 된 걸로 알고 있다. 그동안은 지방 사람들이 쉽게 범접할 수 없는 사업이었다. 서울·경기권이 승마 인구가 많으니 다른 지역보다 많은 지원을 받는 건 인정한다. 그렇지만 지방은 대한민국이 아닌가. 최소 1/n 정도는 배정해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이다. 내가 직접 농림축산식품부를 찾아가서 승마 지원 사업은 전 국민 대상 사업이지 특정 지역 사업이 아니라며 충북 지역을 비롯한 지방도 지원을 해달라고 말했다. 나는 합리적인 사람이다. 떼를 쓰거나 억지 쓰지 않는다. 맞지 않으면 안 해주는 거고, 맞으면 해주는 건데 일단 내 얘기에 귀 기울여 줬다는 사실에 고맙다. 일부 지역에 국한하지 않고 전국적으로 승마 지원을 확대해 승마 붐을 일으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서울·경기지역에 절대 승마 인구가 많겠지만 서울·경기 사람만 말 잘 탄다는 보장이 어디 있나? 농림부의 승마 지원 사업의 목적이 승마 인구 저변 확대와 우수한 승마 인재를 발굴하는 게 아니냐. 이천만 명에서 1등을 고르는 것보다 오천만 명에서 1등을 고르는 게 더 좋은 인재를 발굴할 수 있다.
□창단된 청주 유소년 승마단을 어떻게 이끌 생각인지.
충북 지역 최고를 넘어 대한민국 최고의 승마단으로 만들 생각이다. 그동안 충북도와 청주시 등 지자체의 지원이 부족했던 건 사실이지만 이번 창단을 계기로 더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젠 청주 유소년 승마단이란 이름을 걸고 각종 대회에 참가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지원하며 인성 교육에도 힘쓸 생각이다.
▲곽한무 태산승마타운 대표는 한미FTA 타결로 비육 사업보다는 승마 사업에 비전이 있다고 생각해 2007년 승마 사업에 뛰어들었다. 벌써 10년째 승마장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노하우는 원리 원칙을 중요시하는 마음가짐이었다고 말한다.
▲곽한무 태산승마타운 대표는 승마 지원 사업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니만큼 일부 지역에 국한하지 말고 지방 지역도 아울러서 함께 가야 한다고 말한다.
황인성 기자
작 성 자 : 황인성 gomtiger@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