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를 13기의 박태종이 휩쓸었다하면 다음주는 20기의 이동국이 응수를 하고 또 그 다음주는 김효섭, 조경호가 번갈아 선전하며 치고 받는 난타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올해 성적만을 놓고 보면 정규 13기가 거둔 총 승수는 1백36승이고, 20기는 1백22승으로 이 수치는 총 경주 수 5백3회의 반(2백58승)을 넘는다.
본지 창간 6주년을 맞이해 정규 13기와 20기의 1:1 비교를 통해 평가 분석해 본다.
【김대유 기자 dykim@krj.co.kr】
- 정규 13기에는 어떤 기수들이 있나?
1987년에 데뷔한 정규 13기는 박태종, 김효섭, 임대규 등 최강의 멤버를 자랑하고 있다.
다승 순으로 13기를 나열해보면 박태종(1030승), 김효섭(565승), 임대규(513승), 천창기(429승), 김혜성(395승), 김옥성(306승), 정호익(298승), 정평수(205승) 등으로 사실상 우리나라 경마의 중심 인물이라 할 수 있다.
최초 천 승 기수인 박태종, 박태종과 치고 받는 다승 경쟁을 펼치고 있는 김효섭, 실전에서 최고의 믿음을 주는 임대규, 침착한 말몰이가 일품인 천창기, 두둑한 기승술의 김혜성, 빈틈만 보이면 언제든지 파고드는 김옥성, 출전하는 경주마다 최선을 다하는 정호익, 정평수이기 때문에 13기가 최강이란 이름으로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올해도 김효섭(37승)과 박태종(36승)이 6월 중순 현재 1승 차이로 쫓고 쫓기는 관계이기 때문에 다승왕 경쟁은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 정규 20기에는 어떤 기수들이 있나?
정규 20기는 2001년에 데뷔한 아직은 신인 기수들이다. 그러나 활약도는 남부러움을 살 정도로 대단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역시 다승 순으로 나열해보면 최단기간 동안 백승을 돌파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문세영(119승), 신들린 기승술의 조경호(75승), 올해 가장 괄목상대한 성장을 했다는 이동국(69승), 마카오에까지 한국 여성 기수들의 위상을 떨친 이신영(42승), 강인한 체력의 전덕용(37승), 겁 없는 신예 최범현(30승), 장거리에서 더 빛나는 김영진(26승), 미완의 대기 이성환(23승)과 유상완(18승), 데뷔전 우승의 심승태(13승), 기량이 늘고 있는 허재영(9승)과 유재필(8승),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정기용(7승), 또하나의 백미 이금주까지 장래의 13기를 미리 보는 듯 하다.
그동안 13기들의 전유물이었던 다승왕 경쟁에 당당히 이동국, 조경호가 끼어 들며 새로운 판을 짜고 있고, 부상에서 회복한 문세영까지 가세한다면 그 위력은 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 〈1 : 1〉 기수 분석
- 제1탄 말이 안뛰면 업고서라도 들어온다!!
- 박태종 vs 조경호, 막강한 체력에서 뿜어져 나오는 끊임없는 추진력
지칠 줄 모르는 체력, 결승선 통과 시까지 쉬지 않고 반복되는 추진력 등으로 대표되는 13기와 20기의 기수는 박태종과 조경호다.
기본적으로 스타트가 좋은 이들은 추입마의 경우 선입이 가능하고, 선입마는 선행까지 나설 수 있어 초반 우위를 장악한 다음 그 여세를 결승선까지 체력으로 몰고 간다.
그래서 성적을 떠나 경주 후에는 누구보다도 열심히 탄 기수로 평가받고 있다.
사실 박기수는 1000승을 앞두고 ‘아홉수 슬럼프에 빠지지 않았나?’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고, 달성 이후에도 ‘예전만큼 파워 풀 한 플레이는 나오지 않는다’란 평가가 계속됐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올해 성적은 36승으로 다승 랭킹 2위를 기록중이고, 스포츠조선배(세이버다크)와 HRI 교류 기념경주(다이아몬드디시)를 석권하며 경마대회 2관왕에 올라있다.
그만큼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 관리와 성적 관리에 철두철미한 것이 박이라 할 수 있고, 서서히 전성기 기량이 나오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활약에 더 관심이 모아진다.
조기수는 6월 첫 주 경마에서 6연속 입상을 기록하며 관계자는 물론 펜들을 깜짝 놀라게 한 적이 있다. 더 이상 체력적인 부분에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고, 박태종과 더불어 ‘말이 안뛰면 업어서라도 들어오는’듯한 악발이 기승술을 계속해서 기대해본다.
- 제2탄 우리는 뒤에도 눈이 달려 있다!!
- 김효섭·문세영, 경주를 읽는 두뇌 플레이
13기 김효섭과 20기 문세영이 우승한 레이스를 보면 “그림 같다”란 말이 절로 나온다.
그만큼 위 두 기수는 레이스를 읽는 눈이 탁월해 마필의 능력을 최상으로 이끌어 낼 수 있는 적재적소한 위치에서 경주를 풀어 나가고, 좋은 성적은 물론 마필에 무리를 주지 않아 경주 후에도 큰 후유증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점이 있기 때문에 김효섭 기수의 경우 일말의 가능성이 있는 마필은 해당 조교사가 선호하고 특히 경마대회에서는 더욱 강조된다.
현재 김효섭은 차이가 많이 줄어들었으나 37승으로 다승 1위를 달리고 있고, 뚝섬배, 코리안더비와 같은 굴직굴직한 경마대회를 차지하며 상금 1위는 물론 복승률 1위(392%)도 기록하며 최고의 한해를 보내고 있다.
문세영 기수는 손가락 부상으로 약 2개월 동안 출전하지 못해 각 부문에서 밀려났으나 재기 후 2승은 그가 언제든지 치고 나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고, 앞으로 남은 6개월 동안 얼마나 좁힐지 관심이 모아진다.
- 제3탄 배당이 있는 곳에 승부가 있다!!
- 임대규·이동국, 복병마에 기승했을 때 더 위력적
‘기립환호’의 임대규, ‘인기만점’의 이동국, 생각만해도 아리송하다.
그러나 각각의 호흡은 올해 뚝섬배와 스포츠조선배에서 준우승이란 쾌거를 올렸다.
비록 경마대회에서는 준우승이었지만 ‘선자령’의 임대규와 ‘감동의물결’의 이동국은 일반 경주에선 연승 혹은 이에 버금가는 성적을 거뒀다.
올해 이들의 특징을 적절하게 나타낼 수 있는 4두라 할 수 있는데 능력상 확연히 앞서 있진 않지만 한걸음 더 발휘하는 근성으로 이동국의 경우 한때 박태종, 김효섭 등을 누르고 다승 1위까지 올라선 적이 있다.
임대규 또한 그동안 기승해왔던 마필들의 일면을 본다면 쉽게는 우승할 수 없는 편성 속에 연투해 왔기 때문에 ‘승부사’, ‘작은 거인’이란 닉네임이 항상 따라 다닌다.
성적도 좋으며 배당도 있는 임대규, 이동국이기 때문에 팬들의 인기도는 계속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