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페이지 - ‘내가 거둔 첫 승’
올해 목표는 수습 탈피, 김명근 기수
‘페이스풀’, 25전만에 첫 승
사람이 살아가면서 평생 잊지 못할 추억들을 한두가지씩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그런 추억중에서도 특히 가슴속에서 떠나지 않는 것이 있다면 바로 ‘처음’이라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서울경마공원에는 80명의 기수들이 매주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으로 승부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20년을 훌쩍 넘긴 고참부터 이제 신인으로 기수생활을 시작한 20기까지 경주로에서 보낸 시간들은 다르겠지만, 첫 우승에 대한 추억은 비슷할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꾸준히 주목을 받으며 성장하고 있는 김명근 기수를 만나 첫 승에 대해 들어보기로 하자. 〈편집자 주〉
19기로 99년 경주로에 데뷔한 김명근 기수는 10월부터 기승을 했지만 무려 5개월이라는 시간동안 단 한번의 입상도 기록하지 못한 채 초조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런 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소속조 신예마필인 ‘페이스풀’에 기승하게 된 것.
최기홍 선배가 두 번 경주를 치르면서 입상을 기록하지 못했지만 감량이점을 안고 출전했다.
4번 게이트였지만 초반 스타트에서 큰 이득을 보지 못하고 하위권에서 경주를 펼쳤는데, 4코너 부근에서 말에게 다소 끌리면서 추입을 하게 되었다. 무의식적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손을 들었지만, 검량을 할 때까지 우승을 했다는 생각을 못했다.
한동안 멍한 시간이 흐를 때 주위에서 선배들이 첫 승을 축하한다는 얘기를 듣고 나서야 “아! 첫 승을 했구나”하고 인식을 할 수 있었다.
25전만에 첫 승이었다. 데뷔하는 초기에야 그저 열심히 탄다는 생각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나는 언제나 우승을 할까?’하고 초조하게 된다. 너무나 잘 나가는(?) 선배들을 보면서 부러워하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고 한다.
김기수는 현재까지 24승을 거두고 있다. 올해안에 41승을 달성해 수습딱지를 떼는 것이 최대 목표다. 그러려면 17승을 거둬야 한다. 하지만 결코 어려운 수치는 아니다. 지난해 18승을 거둔 것을 생각하면 올해도 지난해 만큼만 하면 충분히 수습딱지를 뗄 수 있는 것이다.
그는 후배기수들에게는 쉽게 찾아오지 않는 명마를 만나는 행운을 경험했다.
국산 최강대열에 있는 ‘무비동자’, 하향세라고 하지만 명마대열에 섰던 ‘당대제일’, 그리고 ‘스트라이크테러’까지 기수라면 한번쯤 타보고 싶어하는 명마들에 기승했다는 것 자체가 큰 경험이었다.
‘당대제일’은 평소에도 당근을 가져다줄 정도로 정이 흠뻑 들어 기승해서 우승했을 때 편자를 집에 간직하고 있다고 한다.
김은 1월 1승 이후 최근 5주 연속으로 2위만을 기록하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얘기하면서 다시한번 심기일전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권순옥 기자margo@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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