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주파기록 왜 빨라지고 있는가?

최근 들어 우승마 주파기록이 놀랍도록 빨라지고 있다.
비단 거리별 최고 기록을 경신한 ‘이른아침’, ‘허니비’, ‘포트오먼’, ‘한라특급’, ‘상공’ 뿐만 아니라 일반 우승마들도 평소와는 달리 2∼4초 빠른 기록을 작성하고 있다.
이에 경마 팬 및 관계자들의 궁금증은 증폭되고, 현재까지도 그 원인을 찾고자 많은 연구가 따르고 있다.
갑작스런 주파기록 단축, 그 원인이 무엇이며 향후에는 어떻게 될 것인지 심층 분석해 본다.

-  해석할 수 있는 두가지 관점
최근 빠른 주파기록의 해석은 두가지 관점에서 시작된다.
첫 번째는 경주마 능력 신장이다. 만약 이것이 원인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바람직한 현상이 될 것이다.
물론 ‘이른아침’, ‘허니비’, ‘차지유어글래스’, ‘통일천하’, ‘부움’등의 신마 혹은 승군마들에게 적용된다면 이 해석이 맞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상위군으로 올라갈수록 그 신빙성은 점점 떨어진다.
대표적인 예가 ‘신세대’로 ‘신세대’는 ‘포트오먼’이 1900m를 2분01초9에 주파할 당시 2분02초9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 주파 기록은 ‘신세대’가 데뷔 이후 해당 경주 거리에서 작성한 최고 기록이다.
현재 10세로 전성기가 지난 ‘신세대’가 또다시 능력 향상을 이뤘다는 것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 대목이다.
두 번째는 경주로 영향이다. 아마 대부분의 팬 및 전문가들은 두 번째 해석에서 최근 빨라진 주파기록의 원인을 찾을 것이다.
물론 경주로 수분 함유율이 3∼5%를 나타내기 때문에 쉽게 이해되지는 않는 부분이다.(일반적으로 15% 이상의 불량주로에서 빠른 기록이 작성됨.)
그러나 최근의 예는 올해 5∼6월에 나타난 적이 있다. 당시도 경주마들이 보통 보다 1∼2초 빠르게 주파기록을 작성했다.
현재와 당시 기후 상황을 비교해 보면 타임이 빨라지기 한달 전 많은 양의 비가 내렸고, 그이후 계속된 건조 기후를 보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최근 빨라진 타임은 여름 휴장 직후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해석에 의하면 경주로 모래 입자가 연속된 가뭄으로 얇아지게 되고, 그로 인해 입자간의 공간이 좁아져서 큐션(스폰지) 역할의 기능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탄력을 흡수하지 않는 단단한 주로에서 뛰기 때문에 경주마들은 종전보다 빠른 타임을 작성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린 적이 있다.
아마 현재 경주로 상태가 당시와 비슷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진단해 본다.

다음은 경주 성적과 관련된 한국마사회 부서별 입장과 현장을 담당하고 있는 기수의 의견을 들어본다.

- 부서별 분석
- 심판실(핸디캡)
주파 기록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외적 사항은 경주로 수분 함유율과 두께다. 최근 함수율이 5% 그리고 두께도 7cm로 일정한데 빠른 주파기록이 작성되고 있어 정확한 원인은 파악되고 있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경주마들의 능력이 향상됐다고도 단정지을 수 없으며 일단 두고봐야 한다.
약 한달 동안 이와 같은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데, 이 마필들이 앞으로 어떤 기록을 작성하느냐에 따라 윤곽은 드러날 것이다.

- 경주로 담당
최근 주파기록이 빨라져 그 어느때보다 경주로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현재 주로 상태는 두께 7cm로 큰 특이 사항이 없다. 다만 최근 연속된 가뭄으로 모래 입자가 얇아 졌기 때문에 9월 중으로 외주로 모래를 교체할 예정이다.
모래 입자가 얇으면 건조시 먼지, 우천시 흙탕물이 더 심해져 기수들의 시야를 방해하고, 또한 배수 시설에 악영향을 미친다.

- 기수
최근 경주로는 경주를 하기에 최적의 조건인 것 같다. 가볍긴해도 경주마의 어깨 혹은 구절에 큰 무리가 따르지 않기 때문이다.
모래 입자가 얇아서 인지 말발굽이 지면에 닿을 때 파헤쳐지는 느낌이 들며, 그래서 깊숙하게 박히지 않고, 체력적으로 많은 세이브가 돼, 좋은 기록을 작성하는 것 같다.
현재의 경주로 상태를 계속해서 유지하면 좋겠다.

최근 빨라진 주파 기록을 두고 한 경마팬은 우스개 소리로 “주파기록 타이머가 잘못된 거 아니야?”라는 말 까지 한다.
그만큼 최근 기록은 기억 속의 명마가 세웠던 타임과 맞먹는다.
경주마 능력 향상이냐? 아니면 경주로 영향이냐? 두가지 의견이 팽팽히 대립된 현 시점에서 결론은 경주로 담당팀에서 밝힌 바와 같이 9월중으로 외주로 모래를 교체한 이후에나 나올 것 같다. 그때도 빠른 기록이 작성된다면 경주마 능력 향상이 확실한 답이 될 것이며, 그렇지 않다면 지금의 기록 단축 홍수는 경주로 영향으로 결정 될 것이다.
【김대유 기자 dykim@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