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대 강자 없는 춘추 전국시대 돌입
- 신예마들, 양과 질 모두 합격점, 밝은 전망

국산마 판도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장거리 ‘새강자’, 단거리 ‘자당’ 이란 공식이 절대적이었다. 여기에 ‘즐거운파티’가 2000년 그랑프리를 차지하며 새롭게 가세해 탄탄한 3강 체제를 확립했다.
그러나 ‘자당’의 뜻밖의 부진, 그리고 ‘무비동자’의 가세, 게다가 ‘백두거인’이 그랑프리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어느 덧 절대 강자 없는 춘주 전국시대로 돌입하게 됐다.
3세마 쪽으로 가보면 ‘쾌도난마’가 문화일보에 이어 YTN까지 석권해 장거리에서도 해볼만하다는 가능성을 남겼고, ‘햇빛마을’, ‘지어지선’등도 무시하지 못할 잠재 능력을 보유해 정상권 층을 더욱 두텁게 하고 있다.
신예마 쪽으로 가면 ‘해암장군’, ‘이른아침’, ‘당대으뜸’, ‘제석’등이 연승 행진을 펼치며 밝은 전망을 제시한다.
결국 현재 국산마 판도는 상·중·하 모두 팽팽한 대립 양상을 펼치고 있고, 이들의 경쟁으로 한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이상적인 체제를 갖췄다고 할 수 있다.
다음은 올 한해동안 주목받았던 마필들에 대해 설명했다.

- 상반기 ‘새강자’, 하반기 ‘무비동자’
올해 펼쳐진 국산마 오픈 경마대회는 상반기 마사회장배와 하반기 농림부장관배 2개였다. 이것을 각각 ‘새강자’와 ‘무비동자’가 차지하며 현 실세임을 입증했다.
그 의미를 좀 더 설명하면 ‘새강자’의 경우 올해도 역시 ‘새강자’의 해임을 다시 한번 과시했고, ‘무비동자’는 무관의 서러움에서 벗어나 자타가 공인하는 국산 대표마로 올라설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중 ‘무비동자’는 시기적으로 ‘자당’의 몰락과 더불어 ‘새강자’, ‘즐거운파티’와의 맞대결에서 우위를 보였기 때문에 국산마 판도의 재구성을 단행케 했다.
살아있는 경마신화 ‘새강자’는 마사회장배 우승을 정점으로 다소 하향세에 있는 느낌이다. 이유는 이후 SBS배와 그랑프리에서 해볼만한 부담중량으로 덜미를 잡혔기 때문.
그러나 외국산 강호들과의 경쟁으로 타 국산마들에게 덜미를 잡혔을 가능성도 있는 만큼 내년에 펼쳐질 재대결에서의 결과에 따라 판도는 재정립 될 것이다.

- ‘즐거운파티’ 우승은 없지만 제 몫 다해
2000년 그랑프리 우승과 함께 국산 선두주자 올라선 ‘즐거운파티’는 올해 이렇다할 경마대회 우승은 없었지만 농림부 장관배 2위, SBS배 2위 등을 차지하며 제 몫을 다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SBS배에서 낮은 부담중량의 ‘새강자’를 이긴 것은 ‘즐거운파티’의 걸음이 얼마나 늘었는지를 입증하는 좋은 계기였다.
앞으로 ‘즐거운파티’의 관건은 챔피언의 입장에서 올라오는 신예마들을 어떻게 따돌리느냐에 있다.

- ‘백두거인’ 그랑프리 준우승으로 단숨에 강자 대열
지난해는 ‘즐거운파티’가 그랬다면 올해는 ‘백두거인’이 그랑프리 준우승과 함께 단숨에 강자 대열에 합류했다.
특히 동반 출전했던 ‘새강자’, ‘무비동자’, ‘즐거운파티’등을 꺾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더욱 높아진다.
최근 3연승이 정상권 마필로 도약하기 위한 과정이었다면 앞으로의 성적은 그의 입지를 얼마나 굳히는 것이냐로 해석될 것이다.
또한 재대결의 결과에 따라 그랑프리 준우승이 이변인지 아니면 실력에 의한 것인지도 드러날 것이다.

- ‘자당’ 과연 끝인가?
올해 국산마 부문에서 가장 큰 아쉬움은 ‘자당’의 부진이다. 지난해는 연도 대표마로 선정될 만큼 왕성한 활약을 펼쳤지만 올해는 단순한 도주마로 몰락, 결승선 앞에서 지구력 부족을 극단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자당’의 재기에 대해 많은 경마 관계자들이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 향후 페이스 조절 방법만 찾는다면 분명 제2의 전성 시대는 올 것이라 기대한다.

- 차세대 선두 주자 ‘쾌도난마’
전쟁터를 방불케 했던 국산 3세마 경쟁에서는 ‘에스빠쓰’, ‘햇빛마을’, ‘쾌도난마’가 우위를 보였다.
초기에는 ‘에스빠스’, ‘햇빛마을’이 코리안오크스와 더비를 차지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보였고, 하반기에는 ‘쾌도난마’가 문화일보배에 이어 YTN배까지 차지해 명실공히 차세대 선두 주자로 부상됐다.
내년 관심사 중에 하나는 이들이 최정상급 마필들과의 경쟁에서 어떤 성적을 거두냐에 있다. 아직은 장거리에 대한 감각이 부족한 맛이 있지만 최절정기에 달할 내년은 원숙한 모습이 기대된다.
여기에는 이미 강호들과의 경합을 펼쳐 온 ‘지어지선’, ‘비호돌이’등도 포함된다.

- ‘해암장군’·‘이른아침’ 내년 3세마 경마대회의 “핵”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국산 신예마들, 양과 질 모두 합격점을 줄 수 있기에 우리나라 경마의 장래는 밝다고 할 수 있다.
올해도 능력 있는 신예마들이 대거 발굴돼, 내년에 펼쳐질 3세마 경마대회에 대한 관심은 벌써부터 높아진다.
이에 해당되는 마필은 ‘해암장군’, ‘이른아침’, ‘당대으뜸’, ‘제석’, ‘명가희’와 경매마 특별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한 ‘숙현’까지 상당히 많은 자원들이 오크스 혹은 더비를 기다리고 있다.
이중 ‘해암장군’은 탁월한 순발력이 위협적이라 타 경쟁마들의 경쟁 상대 1순위가 됐고, ‘이른아침’도 1700m까지 연승 행진을 펼쳐 부러움을 사고 있다.
하루 다르게 걸음이 늘고 있는 이들의 한판 승부는 내년 상반기 경마의 최고 하이라이트가 될 것이다.
【김대유 기자 dykim@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