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협회 얼굴 마담, 강병은 기수  
‘유비무한’, 잊을 수 없는 애마

사람이 살아가면서 평생 잊지 못할 추억들을 한두가지씩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그런 추억중에서도 특히 가슴속에서 떠나지 않는 것이 있다면 바로 ‘처음’이라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서울경마공원에는 70명의 기수들이 매주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으로 승부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20년을 훌쩍 넘긴 고참부터 이제 갓 첫 승에 도전하고 있는 신인까지 각기 경주로에서 보낸 시간들은 다르겠지만, 첫 우승에 대한 추억은 그 어느 경주보다 기억이 남다를 것이다.
이번 호에는 18년이란 세월을 경마장에서 보냈고, 뚝섬시절의 애환과 과천시대의 흐름을 몸소 겪어온 고참기수인 강병은 기수협회 홍보이사를 만나 그의 첫 승에 대해 들어보자. 〈편집자 주〉

강병은 기수에게 첫 승의 기쁨을 안겨준 마필은 ‘유비무한’이다. 물론 84년 데뷔하면서 첫 승까지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었다고 첫 승을 올린 시기를 추억할 뿐이다. 사실은 ‘유비무한’이 자신의 첫 승을 올려준 마필이라고 1백% 확신을 할 수 없다.
당시만 하더라도 주 3일 경마가 펼쳐졌고, 특별히 자신이 챙기지 않는 한 의미있는 경주와 마명을 오랫동안 기억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자신이 가장 애착을 가지고 있는 ‘유비무한’이 자신의 신인시절을 함께 해준 것만은 틀림이 없다.
‘유비무한’이란 마필에 대해 기억하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아주 뛰어난 성적으로 시대를 풍미한 마필도 아니었고, 특이하게 선행을 잘 한다거나 추입을 잘 하지도 못한 마필이었다. 또한 지금은 그당시의 기록들을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강기수가 기억하는 ‘유비무한’은 미국산 마필로 사람 말귀를 잘 알아들었던 마필이다. 질주습성에서 특징은 없는 마필이지만 그에게 첫 승을 안겨주었을 때는 선행에 나가서 우승을 안겨주었다.
결코 짧지 않은 18년이란 시간속에서 수없이 많은 마필들은 만나고 헤어지기를 반복해왔고, 앞으로도 반복될 것이다.
하지만 강기수는 ‘유비무한’이란 말을 잊을 수가 없다고 한다. 꼭 성적을 많이 올려준 것도 아니지만 동물을 좋아하던 자신이 경주마에게 푹 빠질 수 있던 계기를 제공해준 마필이 바로 ‘유비무한’이기 때문이다.
현재 그는 기수협회 홍보이사직을 맡아 그 어느 때보다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사람 좋기로 소문난 그가 이제는 앞에서 동료기수와 후배기수들을 위해 뛰고 있다. 기수로서 그리고 기수들의 얼굴마담으로 넉넉한 소득이 있기를 기대한다.
【권순옥 기자mar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