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로의 새 다크호스, 이주용 기수  
‘리플’, 첫 페이지를 장식하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평생 잊지 못할 추억들을 한두가지씩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그런 추억중에서도 특히 가슴속에서 떠나지 않는 것이 있다면 바로 ‘처음’이라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서울경마공원에는 70명의 기수들이 매주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으로 승부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20년을 훌쩍 넘긴 고참부터 이제 2년차를 맞이한 20기 신인까지 각기 경주로에서 보낸 시간들은 다르겠지만, 첫 우승에 대한 추억은 비슷할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요즈음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이주용 기수의 첫 승에 대해 들어보기로 하자. 〈편집자 주〉

요즈음 단연 주가가 뛰고 있는 기수는 이주용 기수다.
인기마에 기승하는 기회가 많지는 않지만 언제나 경마팬을 실망시키지 않고 고배당의 기쁨을 선사하기 때문에 자연히 인기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이주용 기수의 첫 시작은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다. 18기생으로 98년 7월 경주로에 데뷔한 그는 11월까지 35회를 출전해서 2위 두 번의 미비한 성적을 기록했다. 물론 신인이라는 핸디캡을 감안한다면 아주 안좋은 성적은 아니라고 위로할 수 있겠지만 동기생들이 하나둘씩 첫 승을 기록하는 것을 보며 조바심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그에게 첫 승을 안겨준 마필은 바로 ‘리플’이었다. ‘리플’은 퇴역하는 날까지 45번의 경주에 출전해 단 1승만을 기록했지만 그에겐 상당한 이바지(?)를 한 마필이다.
11월까지 거둔 2위 두 번이 모두 ‘리플’에 기승해서 거둔 성적이기 때문이다.
380대의 적은 체구의 마필이지만 기습적인 순발력을 지니고 있던 ‘리플’은 그와 일곱 번째 호흡을 맞출 때 거리를 늘여 1200m에 도전하게 된다. 거리가 늘어난 만큼 체구가 적은 ‘리플’의 인기도는 낮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리플’과 이주용 기수는 초반부터 결승선까지 줄곧 선두를 지킨 끝에 둘 모두가 첫 우승을 차지하는 기쁨을 안았다.
그가 기승해본 마필중 가장 인상이 깊었던 마필은 ‘울어웨이’라고 한다. 신마에 기승했을 때는 어린 티가 금방 느껴지고 정신없이 기승하게 되는데, ‘울어웨이’에 기승했을 때는 경륜을 느낄 수 있었단다. 그리고 사람의 뜻에 잘 따라주기 때문에 경주중 여유를 가지고 임할 수 있었다고 한다.
최근 그의 경주를 본 경마팬은 이주용 기수의 도약을 의심치 않는다. 하루가 다르게 상승세를 더하고 있는 이기수의 힘찬 도약을 기대하며 더불어 한국경마의 대들보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권순옥 기자mar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