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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산마 그랑프리 입상 신화에 먹구름
- 경마팬은 진정한 최강자를 원한다
경마관계자 뿐아니라 경마팬들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올해 최고 경주마를 가리게될 2003년 그랑프리에 출전할 마필들의 면모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지난 19일(수)부터 23일(일)까지 진행된 2003 그랑프리 출전 대상마 인기투표를 통해 그랑프리에 우선 출전을 할 수 순위가 정해졌다. 외국산 개별거래마들의 예상된 득세와 더불어 변함없는 국산마 사랑도 보였다는 점이 금번 인기투표의 결과였다.
인기투표를 통해 그랑프리 출전 우선 순위가 정해진 가운데 28일(금) 그랑프리 1차 투표에서 총 14두의 경주마가 출사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나 오랜만에 최고의 경마대회에 걸맞게 전 게이트를 가득 채울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후 2차, 최종 출마투표를 통해야 정확한 출전마 명단이 확정되지만 특별한 마필 이상이 있지 않는 한 1차에서 출마의사를 밝힌 마필들이 대부분 본 그랑프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랑프리 출전을 앞두고 1차 출마투표에 출사표를 던진 마필들의 현황을 알아보고 그랑프리의 윤곽을 그려보겠다. 또한 한해 최고의 경주마를 가린다는 의미를 가진 그랑프리가 진정한 최고의 경마대회가 되기 위한 조건들을 살펴 보겠다.
◆그랑프리를 노리는 올해 최고마
경마관계자라면 누구라도 최고의 경주인 그랑프리에서의 우승을 꿈꿀 것이다.
1천4백여두가 경주마로 활동하는 가운데 최고의 자리를 차지한다는 것은 최고의 상금과 영예뿐 아니라 자신들의 업무에서 최고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유난히 외국산 개별거래마의 대활약이 두드러졌다. 특히 현지에서 경주경험이 있는 마필들의 거센 걸음은 서울경마공원을 질타하고 있다.
28일(금) 1차 등록을 마친 현재 그랑프리에 출사표를 던진 마필은 ‘언어카운티들리’, ‘아일랜드피버’,‘퍼펙트챔피언’,‘다함께’,‘자비스’,‘보카플라이어’,‘보헤미안버틀러’,‘에디터인치프’,‘다우존스’,‘부움’,‘북천’,‘템피스트웨스트’,‘찰리스카즈’,‘토창고’ 등 총 14두가 출전의사를 밝혔다.
올해 데뷔한 이후 100% 입상 성공률과 4개 경마대회에서 연속입상, 최근 두 개 경마대회 연속 우승으로 경마팬 인기투표에서 최고의 인기를 모았던 ‘언어카운티들리’는 지난 9월 SBS배 경마대회 우승이후 다리에 열이 나는 까닭에 무려 2개월이 넘는 공백기를 가지고 있어 출전이 불투명했으나 최고의 대회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줄 준비를 마쳤다며 출전의사를 표명했다.
다승 경합을 펼치고 있는 10조 김정진 조교사는 경마팬 인기투표에서 소속조 마필 2두가 상위권에 포진한 것에 대해 상당히 고무된 모습을 하면서 경마팬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꼭 출전하겠다고 밝히며, ‘아일랜드피버’와 ‘보카플레이어’의 특성에 맞는 기수기용을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국산마 상위 인기마들의 출전포기로 인해 국산마 그랑프리 입상 계보잇기의 중책을 맡게된 ‘고려방’의 17조에서는 ‘에디터인치프’와 함께 2두의 마필이 그랑프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과거 약물검출로 인해 경마대회 우승을 다른 조교사에게 넘겨준 바 있는 ‘퍼펙트챔피언’이 그랑프리에서도 같은 상황에 놓인 채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다.
2001년 그랑프리 우승마 ‘다함께’도 식지 않는 인기를 모으며 지난해의 설욕을 위해 그랑프리 재도전을 준비하고 있으며, 2002년 그랑프리 우승마 ‘보헤미안버틀러’도 올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만회하기 위해 그랑프리에서의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국산마의 르네상스를 이끌며 아직도 국산마 최강의 대열에서 한치의 물러섬이 없었던 ‘새강자’와 맞수 ‘쾌도난마’가 경마팬의 높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그랑프리에 출전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7세의 나이로 전성기가 지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새강자’는 비록 경마팬 인기투표에서 2위에 오르며, 변함없는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 확인되었지만, 최강의 경주마들과 맞대결을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을 맞으면서 출전을 포기해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또한 국산마 경주에서 ‘새강자’와 맞대결을 펼치고 있는 ‘쾌도난마’ 역시 높은 인기를 모았으나 그랑프리 출전을 포기함으로써 그랑프리에서 국산마의 활약을 기대하던 경마팬의 바램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경마팬 인기투표에서 상위 14위에 포함되었던‘고려방’을 비롯해 상위 인기마들의 출전 포기가 미리 얘기돼 14위내에는 들지 않았지만 인기투표에 참여했던‘북천’이 국산마 자존심을 어깨에 짊어지고 그랑프리에 출전하게 되었다.
결국 1차 출마투표 명단이 나온 상태에서 14두의 마필들이 그랑프리 본 경주까지 모두 출전 가능할지 여부는 핸디캡이 어떻게 나오는가에 따라 변화될 전망이다. 핸디캡이 어떻게 나올 것인가는 해당 경마관계자뿐 아니라 경마팬에게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그랑프리 1차 출마투표 현황〉
마명 산지 연령 성별 통산전적(2003년 성적) 경마팬 인기투표
언어카운티들리 미 5 수 6/4/2(6/4/2) 1위(1,758)
아일랜드피버 미 4 거 11/5/5(9/3/5) 3위(1,049)
퍼펙트챔피언 미 3 수 11/9/1(6/4/1) 6위(854)
다함께 뉴 7 수 33/21/4(6/2/2) 7위(712)
자비스 뉴 5 거 13/7/1(11/6/1) 8위(648)
보카플라이어 미 4 거 4/2/2(4/2/2) 9위(544)
보헤미안버틀러 미 4 수 12/6/3(6/1/2) 11위(480)
에디터인치프 미 4 수 6/3/0(6/3/0) 12위(423)
다우존스 호 5 거 11/7/0(11/7/0) 13위(416)
부움 뉴 7 거 31/14/4(9/4/0) 15위(304)
북천 한 5 수 29/7/3(9/2/0) 16위(301)
템피스트웨스트 미 4 거 4/3/1(4/3/1) 18위(262)
찰리스카즈 미 5 수 15/8/2(8/4/1) 19위(245)
토창고 뉴 5 거 13/8/1(8/3/1) 20위(218)
◆‘진정한 최강자를 보고 싶다’
마사회에 의한 24두의 후보선정과 팬들에 의해 선정된 인기 14위까지의 마필 출전이라는 조건을 걸고 있는 그랑프리는 팬들에 의한 투표가 휴지조각으로 변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올해 경주성적에서 출전의사가 있는 마필중 상위 24두를 선정해 경마팬 인기투표를 실시하였으나 인기투표가 끝난 후 많은 마필이 출전을 포기하는 바람에 사표(死票)가 생기고 말았다.
여기에 많은 경마팬과 경마전문가들은 경마팬 인기투표에 앞서 경마관계자의 정확한 출전의사를 확인하고 인기투표에서 많은 표를 받은 경주마는 특별한 이상이 없는 한 그랑프리에 출전하는 것이 경마팬에 대한 도리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랑프리의 부담중량 부여방식은 팬들과 전문가들에게 더욱 질타를 받고 있는 부분이다.
대부분의 팬들은 그랑프리를 ‘서울 경마공원 최강자를 정하는 대회’로 공감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까지 그랑프리를 보면 핸디캡 방식에 의해 정해진 부담중량에 의해 결과가 뒤바뀌는 경우가 너무 많았다.
95년부터 97년까지 별정경주로 시행된 그랑프리가 핸디캡 방식으로 바뀐 98년 60kg이라는 최고 부담중량을 부여받은 ‘청파’는 5위로 무너지고 말았다. 1999년 59.5kg의 ‘신세대’, 59kg의 ‘울프사일런서’, ‘클래식리절트’가 모두 입상권에서 탈락하며 57kg의 ‘새강자’가 우승을 차지했다.
이런 현상의 압권은 2000년 그랑프리였다 53.5kg의 ‘즐거운파티’가 우승을 차지하며 당대최강으로 평가받던 ‘다함께’(60kg), ‘더스파이커’(58.5kg), ‘포트오먼’(58kg)을 물리치는 이변이 일어났다. 2001년에도 최고 부담중량마의 몰락은 계속됐다. 59.5kg의 ‘더스파이커’, 58kg의 ‘동틀때’는 입상권탈락, 57kg의 ‘다함께’가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에도 고부담중량의 ‘다함께’(60.5kg), ‘부움’(59kg)이 몰락하고, ‘보헤미안버틀러’(57.5kg)와 ‘새강자’(57.5kg)의 입상으로 마무리 됐다.
이 정도면 우연이라고 보기엔 너무 지나치다. 핸디캡 방식으로 전환된 4번의 그랑프리에서 최고 부담중량을 부여받은 마필은 모두 입상권 진입조차 실패했고 상대적으로 가벼운 부담중량을 부여받은 마필들이 선전을 거듭했다. 이것이 과연 진정한 의미에서의 그랑프리라고 할 수 있는가에 많은 경마인들이 의문부호를 달고 있다.
원론적으로 진정한 강자를 가리기 위해선 모든 마필이 정량에 의한 경주를 펼쳐야 한다. 물론 이런 방법은 엇비슷한 능력마가 다수 있을 때 빛을 발하게 되고, 능력 편차가 있은 경우 심하게는 경주자체가 성립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설득력이 있다.
매년 기나긴 대장정을 소화하면서 타마필들을 압도하는 성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경주마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진검승부를 펼치는 그랑프리, 2003년에도 멋진 승부가 펼쳐지길 팬들은 기대하고 있다.
【권순옥 기자mar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