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랑프리 핸디캡 발표, 대부분 긍정적 반응
- 마사회 핸디캐퍼, 최고 중량 낮추고 차이 줄이는데 고심
◈‘언어카운티들리’VS‘다함께’ 핸디캡도 “우리가 짱”
한국경마는 지난 98년부터 그랑프리를 핸디캡 경주로 변경 시행하기 시작했다. 이전까지 그랑프리에서 마필간 능력차가 심화되면서 상금격차로 인해 60kg을 훨씬 넘어서는 부담중량이 주어지는 등 문제가 발생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핸디캡으로 시행되면서 또다른 문제가 제기되었다. 바로 명확히 눈에 보이는 규정에 의한 중량의 부여가 아니라 핸디캐퍼의 판단에 의한 것이라 항상 문제제기가 뒤 따랐다. 그리고 98년부터 지난해까지 그랑프리에서 최고 부담중량을 받은 마필이 저조한 성적을 올린 것 또한 핸디캡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는 실정이다.
핸디캡 경주는 경마의 흥미를 배가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부담중량을 조정해 마필능력차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강한 마필을 가린다는 경마 탄생의 본래 목적보다는 경마의 흥미를 높이기 위해 마필간 능력차를 부담중량으로 조정하기 때문에 항상 고부담중량을 짊어져야 하는 우수 능력마의 관계자들로부터 불만의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한국마사회는 올해 그랑프리 시행을 앞두고 지난 10일(수) 각 경주마에 핸디캡을 발표했다.(2003년 그랑프리 핸디캡(표1))
발표된 핸디캡을 살펴보면 ‘다함께’ 와 ‘언어카운티들리’가 58.5kg으로 최고 핸디캡을 받았다. 두 마필에 대해서 이전부터 상당한 논란이 되어왔다. 경마대회 2승의 ‘언어카운티들리’가 ‘다함께’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받아야 한다는 입장과 같은 중량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 등이었으나 결국 동일한 중량으로 진검승부를 벌일 수 있게 되었다. 비록 같은 최고 중량이라고 하더라도 각 마필이 고유 능력을 모두 발휘하는데는 큰 부담이 되지 않는 부담중량이라는 점에서 금번 핸디캡이 성공적이라는 평가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다함께’의 경우 공백기 이후에도 줄곧 높은 부담중량으로 경주를 치러왔는데, 이번 그랑프리가 오히려 가장 낮은 부담중량이라는 점에서 유리해졌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최고의 관심마인 ‘언어카운티들리’는 출전마중 유일하게 처음으로 가장 높은 부담중량을 짊어지게 되었다. 아직까지 57kg이 최고 부담중량이었는데, 다른 상대마들은 모두 부담중량이 줄어들었거나 이미 해당 부담중량 이상을 경험했다는 점에서 불리한 상황이 되었다.
연속해서 경마대회에서 아쉬움을 남긴 ‘아일랜드피버’와 ‘부움’이 57kg으로 세 번째로 높은 핸디캡의 주인공이 되었다. 두 마필 모두 기본적인 능력에 비해 큰 대회 운이 부족했다.
전반적으로 부담을 느끼지 않고 전면승부를 할 수 있는 부담중량이 주어진 가운데, 유일한 국산마인 ‘북천’의 핸디캡이 눈에 띈다. 53kg으로 최고 부담중량과 5.5kg 차이를 보이고 있고 외국산마의 가장 낮은 부담중량보다도 1.5kg이 작은 상태다. 핸디캡의 이점을 살려 국산마의 자존심을 살려줄 수 있을 것인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표1-2003 그랑프리 핸디캡 현황)
번호 마명 마주 조교사 기승기수 핸디캡 중량 올해 최고중량
1 찰리스카즈 김성두 김문갑 박태종 56 60
2 다함께 윤흥렬 박원덕 배휴준 58.5 61
3 아일랜드피버 박남성 김정진 문세영 57 59.5
4 보카플라이어 박남성 김정진 천창기 56 58
5 부움 최인재 이종구 우창구 57 61
6 언어카운티들리 선재훈 김택수 김효섭 58.5 57
7 템피스트웨스트 안재준 박원덕 조경호 55.5 58.5
8 북천 김명자 김병용 김혜성 53 60
9 에디터인치프 박준구 김점오 임대규 54.5 58
10 보헤미안버틀러 이주형 배대선 지하주 56.5 60
11 토창고 지대섭 정지은 이성일 56 60
12 자비스 나정웅 박덕준 최봉주 56 59
◈2003 그랑프리 핸디캡 “이렇게 작성됐다”
2003 그랑프리 핸디캡 작성을 맡은 김병진 한국마사회 핸디캡 수석전문위원은 “모든 출전마들이 최대한 능력발휘를 할 수 있는 적정중량을 부여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고 말하며, 핸디캡의 미션은 능력마가 우승을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출전마들이 동시에 결승선을 통과할 수 있도록 부담중량으로 능력차를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핸디캐퍼의 입장을 밝혔다.
한국마사회 핸디캐퍼들은 그랑프리 1차 등록이 이뤄지면서 4명의 핸디캡 위원들이 각 마필에 대한 연구를 했다며, 이번 그랑프리 출전마들의 능력을 외국경마의 G3급 정도로 보고 중량을 부여했다고 한다.
금번 핸디캡을 부여하면서 가장 고심은 한 마필은 다름아닌 유일한 국산마 ‘북천’이었다고 한다. 다른 마필들의 경우 같은 경주에서 경주를 치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상대비교가 가능했으나 ‘북천’은 이러한 상대비교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핸디캡의 고저로 인해 능력마로 인정되던 마필들이 몇해에 걸쳐 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그랑프리에서 우승을 차지한 마필들이 이후 일반경주에서 상대보다 낮은 부담중량으로 실패를 하는 등 그랑프리 권위가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의견에 대해선 그랑프리의 의의만을 생각한다면 모든 마필이 동일한 부담중량을 받거나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부담중량으로 뛰는 것이 맞지만 한국경마의 현실을 감안하고 경주의 재미를 높이기 위해 어쩔 수 없다고 밝히고, 그러나 결과적으론 모든 마필이 제 능력으로 진검승부를 펼칠 수 있는 그랑프리를 만들기 위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그랑프리 뿐 아니라 경마상금의 52%를 차지하는 핸디캡 경주에 대해 마필관계자들의 불만이 많다는 점에 대해 알고 있다는 핸디캡 관계자들은 언제나 의문사항이나 불만사항 등이 있다면 문의를 해줄 것을 바라고 있다. 그저 불만만을 토로할 것이 아니라 서로의 입장을 얘기하면서 더욱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으리란 생각이다.
*2003 그랑프리 핸디캡 작성을 위한 자료(사진 참조)
◈관계자가 바라본 2003 그랑프리 핸디캡
‘완전 만족은 아니지만 무난한 핸디캡’이었다는 것이 2003 그랑프리 핸디캡 발표를 접한 관계자들의 반응이었다.
그랑프리에 출전하는 해당 조교사들은 자신의 마필에 주어진 부담중량이 어느정도 예상대로 주어진 것 같다는 반응들이었지만 몇몇의 상대마들과 비교하면서 자신의 마필보다 성적이 좋았던 마필이 동일한 부담중량을 받았거나 오히려 낮은 부담중량이 나온 것에 대해선 불만을 토로했다. 객관적인 성적과 상금면에서 상대마가 나은데 부담중량이 잘못 된 것이라는 얘기다.
어느 정도 최고부담중량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던 ‘언어카운티들리’와 ‘다함께’가 58.5kg으로 동일중량을 짊어진 것에 대해 ‘약간은 높지만 해볼만한 중량이다’라는 반응이었다.
‘언어카운티들리’의 김택수 조교사는 핸디캡이 발표된 이후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그래도 많다’며 다소 불편한 내색을 비췄다.
‘다함께’의 윤흥렬 마주는 “만족할 순 없지만 무난한 것 같다. 상대적으로 약간 많다고 느끼지만 과거 60kg까지 부여되었던 것에 비하면 많이 나아진 것 같다”라고 밝히고 “앞으로도 그랑프리에 출전하는 마필에게 58kg이하로 출전마간 부담중량 차가 3-4kg내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중간그룹의 부담중량을 받은 마필의 조교사들은 대부분 금번 그랑프리의 핸디캡이 무난하다는데 동의를 하면서 어찌됐든 강한 마필과 운이 따르는 마필이 우승을 하지 않겠냐는 입장이다.
한편 핸디캡을 접한 전문가들은 각자 생각했던 바와 다른 점에 대해 조금씩 반론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대체적으로 최고부담중량이 적절하게 하향조정되고 핸디캡의 최고와 최소 격차가 많이 줄어든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는데 의견을 일치했다.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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