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토요일 마지막 경주에서 극적인 우승으로 1천 승 대기록을 달성한 박태종 기수에 대한 축하 인사가 쏟아지고 있다.
“설명이 필요 없는 그에 대해 왜 묻냐”는 박흥진 조교사의 말은 역설적으로 인간 박태종, 기수 박태종의 모든 것을 대변한다.
82년 한국경마사에 굵직한 획을 첨언한 박태종! 그를 향한 관계자들의 축전을 모아봤다.

김점오 조교사(17조)
“최선을 다 하는 기수라 항상 믿고 맡길 수가 있다. 작전 수행 능력이 대단히 탁월해 언제 어떤 상황에서든 조교사의 지시를 그대로 따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좋다. 성실성은 두 말할 필요도 없고…”

유재길 조교사(23조)
“레이스 전개 상 실수가 거의 없다. 그의 장점은 수도 없이 많다. 그 중에서도 걸음이 늘지 않고 정체돼 있는 마필에 기승시켰을 때 박태종의 위력을 새삼 실감할 수 있다. 특히 재갈받이가 안 좋은 마필의 경우 그를 기승시키고 나면 재갈을 물려 제대로 된 추진이 가능해진다. 나는 그래서 그를 기용한다”

박흥진 조교사(38조, 박태종 기수 소속 조교사)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는가. 어떤 말이든 그에 대한 평가와 설명은 잔소리다. 17년이 한결같은 사람이다. 성실하고 말 잘 타고…. 별다른 부담없이 대기록을 달성해 진심으로 축하한다”

권종찬(38조 조교승인)
“자연인 박태종은 참 인간적이다. 혼자 남아 기승기에서 연습하는 모습을 가끔 보게 되는데, 최고의 위치에서 쉽게 할 수 없는 행동이다. 입이 무겁다는 점도 그의 장점이다. 자칫 꼬일 수도 있는 경마장 생활을 순탄하게 잘 해내고 있지 않은가. 한 마디로 인간 박태종은 진국이다. 기수가 되기 전에는 포크레인 기사가 꿈이었다고 하는데, 그는 분명 다른 일을 했더라도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됐을 것이다”

양재철 조교사(46조)
“한국 경마의 경사다. 우리 뿐 아니라 일본 중앙경마회에서도 달성하기 어려운 대기록이다. 박태종도 인간이다 보니 간혹 경주 중 실수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같은 실수를 두 번 반복하지 않는다는 게 그의 큰 장점이다. 앞으로 1천 승 달성을 위해서는 십 수년이 더 걸릴지 모른다. 그래서 그의 기록은 더 가치가 있다”

박종곤 조교사(1조)
“그는 분명 한국 최고다. 성적 뿐 아니라 기수로서의 모든 생활 태도가 그렇다. 소속조 기수들이 기승하기 어려울 때 기용 1순위는 항상 박태종이다. 그는 좋은 말이든 나쁜 말이든 가리지 않는다. 또 항상 최선을 다 해 탄다. 조교사가 지시한대로…”

김명국 조교사(42조)
“내 기록을 깬 걸로 부족해 1천 승까지 해내다니…(웃음) 정말 축하한다. 한국 경마의 경사다. 요즘에는 기승시키고 싶어도 워낙 타는 말이 많아 기용하기가 대단히 어려워 아쉽지만 모쪼록 2천 승까지 갈 수 있도록 분발하길 바란다. 박태종 화이팅!”

김택수 조교사(16조)
“힘이 필요한 말들에 주로 기용하는데, 근소한 접전일 때 그의 위력이 특히 빛나는 것 같다. 지난번 ‘골든템프테이션’의 경우를 봐라. 결승선 상에서 옆의 말이랑 엎치락뒤치락하는데 마지막에 결국 코 차로 이기지 않았나. 이것이 바로 그의 힘이다. 앞으로도 강단 있게 몰아줘야 하는 마필들에는 변함 없이 기용할 것이다. 태종아! 축하한다!!”

석영일 한국마사회 수석재결위원
“우공이산(愚公移山)이란 고사가 있다. 물을 긷기 위해 하루도 거르지 않고 태산을 넘는 늙은이 이야기다. 하루는 가족회의를 열어 매일매일 산을 넘기가 어려우니 다 같이 힘을 모아 산을 옮기기로 했다. 산을 옮긴다니… 세상 사람들이 모두 비웃을 일이었지만 그와 가족들은 매일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조금씩조금씩 산을 옮겼다. 시간이 지나자 손가락질하고 비웃었던 이웃들과 그 산의 산신령은 점차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이러다 정말 산이 옮겨지는 것은 아닐까…하고. 견디다 못한 산신령이 하느님께 부탁을 하여 결국 산을 옆으로 옮겼다는 이야기다.
박태종은 그 늙은이 같은 사람이다. 약지도 못하고 땀 흘린 것만큼만 가지려 하며 노동의 대가와 삶의 고마움을 잘 알고 있다. 1천 승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누구도 하지 못했다. 박태종 만이 해낸 것이다. 어제 대기록을 달성했어도 그는 오늘 새벽 훈련을 했을 것이며 변함 없이 그 자리를 지켰을 것이다. 우리 경마에 박태종이 있어 정말 다행이다”

정형석 한국마사회 재결위원
“재결위원을 하면서 8년 가까이 박태종 기수의 경주 모습을 지켜봤지만 ‘한결같다’는 것이 그를 대변할 수 있는 적절한 표현인 것 같다. 입상을 하든 못하든, 인기마를 탔든 비인기마를 탔든 그는 절대 서두는 법이 없고 추진하는 모습도 늘 같다. 모두가 꼴찌를 할 거라고 생각해도 그는 단념하지 않는다. 정말 독특하다. 또한 힘의 안배가 좋다는 점도 그의 큰 장점 중 하나다. 마필에게 자신의 힘을 실어주는 스타일이어서 경주마 능력에 플러스 알파를 가한다. 그게 바로 기수 능력이다.
단점도 물론 있다. 박태종은 경주 중 채찍질 할 때 주로 백핸드를 쓰는데 몸의 중심이 흐트러져 말에게 곧잘 무리를 준다. 이런 점은 고치길 바란다.

인터넷 경마문화/패턴
개인의 자격으로 한 분야에서 이토록 처절한 승부를 했다는 사실이 있는 한 님의 인생은 성공한 삶입니다.
청량리 역에서 춘천행 열차를 타십시오. 그리고 마음내키는 대로 하차 하십시오. 휴식이 필요할 때입니다. 아니면 춘천행 끝까지 가십시오.
네티즌의 속성상 이런 미화된 글은 환영받지 못합니다. 그러나 미래의 어느 한구석에는 필시 우리 모두의 승리가 있을 겁니다. 그때까지 시간과의 싸움만이 있을 뿐입니다.
선전하셨어요.
1000승,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패턴배상



작 성 자 : 이희경 eheek@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