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중량(핸디캡)에 관한 모든 것

↑	서울경마공원 경주장면

경마를 하고 있는 대부분의 팬은 초보 시절 ‘별정ⅠA’ 혹은 ‘별정ⅠB’등의 영문 표시에 막혔던 기억이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이해 한 지금은 핸디캡 경주에서 ‘도대체 핸디캡퍼들이 어떤 기준으로 마필의 부담중량을 부여하는 지’에 대해 궁금증을 갖는다.
부담중량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마령중량부터 끝인 핸디캡까지 모든 것을 정리해본다.
【김대유 기자 dykim@krj.co.kr】

▲ 부담중량
부담중량은 말 그대로 경주마에게 부담이 되는 중량을 말한다.
부담중량이 높으면 높을수록 불리함은 당연한 것이다.
경마에서 부담중량이 존재하는 이유는 드러난 마필 능력 차이를 줄이겠다는 취지로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핸디캡 경주뿐만 아니라 마령 경주, 별정 경주에도 그대로 나타나 있고, 간접적이나마 신인 기수 기승이라든가, 국산마가 외국산마 경주에 출전했을 때도 그 취지는 살아있다.
즉 젊은 말이 어린 말 혹은 나이 든 말보다 많은 부담중량에서, 그리고 수말·거세마가 암말보다 높은 부담중량에서 뛰어야 한다는 것이 마령 경주의 취지고, 수득상금을 많이 번 마필이 적게 번 마필보다 많은 부담중량으로 뛰어야 한다는 것이 별정 경주의 취지다.
그리고 정식 기수보단 아무래도 신인 기수가 기승술이 부족하기 때문에 승수에 따라 부담중량을 1∼3kg 낮춰 준다는 것이 신인 기수 감량 이점이고, 국산마가 외국산마보다는 아직 능력이 처진다고 보기 때문에 원정 출전시 2kg의 감량 이점(핸디캡 경주는 제외)을 주는 것이 바로 국산마 감량 이점이다.
이러한 의미를 기본 틀로 각 부담중량 별 부여 방식을 좀 더 정확히 알아보자.

▲ 마령 중량
만약 2세마가 55kg의 부담중량으로 뛴다면 어떻게 봐야 될 것인가?
적은지, 많은지, 아니면 적당한지, 만약 많다고 본다면 우리나라 사람들만 많다고 보는 것인지, 아니면 미국에서는 낮다고 보는지 다양한 경우가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에서도 많은 부담중량으로 보고 있다.
이유는 암·수·거에 관계없이 2세 마필의 적정(마령) 중량은 53kg이라고 우리나라는 물론 써러브렛 경마를 시행하는 모든 국가에서 규정해 놨기 때문이다.
이처럼 마령 중량은 경마를 시행하는 모든 국가에서 마필의 나이와 성별을 기준으로 몇 kg의 중량이 기본 부담중량인지를 통일해 놓은 것이다.(〈표 1〉참조)

〈표 1〉 마령 중량표

셩별	2세	3세		4세		5세		6세이상
		전반	후반	전반	후반	전반	후반
수·거	53	54	55	56	57		56
암	53		54		55		54

〈표 1〉의 내용을 살펴보면 성별로는 수말·거세마가 암말보단 2kg 더 많은 부담중량으로 뛰고(2세는 제외), 나이별로는 힘이 가장 꽉 찬 시기인 4·5세를 기준으로 힘이 덜 찬 2, 3세 때는 3, 4kg낮게, 노쇠해지기 시작하는 6세 이상은 1kg 낮게 측정해 놨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 별정 중량
서두에서 언급한 ‘별정ⅠA’ 혹은 ‘별정ⅠB’는 바로 부담중량 부여 방식 중에 하나인 별정 중량을 뜻한다.
좀 더 정확한 내용은 ‘별정ⅠA’는 마령 중량을 기초로 1년간 수득상금이 많은 정도에 따라 부담중량이 증가하는 방식이고, ‘별정ⅠB’는 반대로 적은 정도에 따라 감소하는 방식이다.(그만큼 A는 기준 상금을 낮게 측정해 놨고, 반대로 B는 높게 측정해 놨음)
예를 들어 2천5백만원의 수득상금을 번 마필(외국산 1군, 5세 수말)이 있다면 ‘ⅠA’경주에 출전할 경우 부담중량은 59kg이 되고, ‘ⅠB’경주에 출전하면 55kg이 된다.
4kg이라는 적지 않은 차이가 있고, 만약 증감량 방식(A와 B의 혼합이라고 생각하면 됨)인 ‘ⅠC’에 출전하면 그대로 마령 중량인 57kg이 된다.
지금까지의 예는 마령 중량인 ‘Ⅰ’을 기준으로 했고, 만약 단일 중량인 ‘Ⅱ’, 성별 차등인 ‘Ⅲ’등에 ‘A·B·C’등이 붙는다면 그 나름대로 또다른 의미가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표 2〉참조)

〈표 2〉 기초중량의 종류

마령중량	단일중량	성별차등	연령별차등	성·연령 차등	성·연령·산지별 차등

Ⅰ	Ⅱ	Ⅲ	Ⅳ	Ⅴ	Ⅵ

이런 가운데 증량(A) 방식에 간혹 감량되는 마필이 있는데 이는 대부분 수습 기수의 감량 이점(1∼3kg)을 살린 경우고 간혹 국산마의 외국산마 경주 원정 출전(2kg)도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별정 중량의 최대 부여 한도는 60kg으로 제한해 놓았다.

▲ 핸디캡 중량
마령과 별정 경주는 구체적으로 수치화 되어 있기 때문에 한 마필의 부담중량이 왜 그렇게 나왔는지 알 수 있지만 핸디캡 경주는 핸디캡퍼들의 합의에 의해 결정되는 만큼 부여된 부담중량을 계산하기란 쉽지가 않다.
“마필간 능력 차이를 최소화시켜 경주 박진감과 흥미 제고”를 위해 시행하고 있는 핸디캡 경주의 부담중량 부여 기준을 KRA 핸디캡 전문위원들이 제작한 “미션에 의한 핸디캡 경주 관리”를 통해 알아보겠다.
일단 전제 조건은 경주로가 빠른 상태(경주로 상태는 “빠름-보통-느림-아주느림”의 4단계로 구분됨)에서 다른 모든 조건은 동일한 경우에, 상호 최선의 노력으로 경합한 경우로 하며 이때 다음의 부여 기준이 적용된다.(〈표 3〉참조)

〈표 3〉 핸디캡 경주 부담중량 부여 기준

구분	1마신(0.17초)	2마신(0.33초)
구분	1마신(0.17초)	2마신(0.33초)
단거리 (1400m까지)	0.5kg(+α)	1.5kg(-α)
중거리(1800±100m)	0.5kg	1kg
장거리(2000m 이상)	0.5kg(-α)	1kg(-α)

이를 기준으로 A라는 마필은 제어성, B는 최선의 노력을 한 경우 A에게 중량 추가를 하며, A는 전개 불량, B는 정상 전개 후 2마신 차이가 난 경우는 A에게 중량 추가, A는 정상 전개, B는 내측사행하면서도 2마신 차이가 난 경우 내측사행 정도에 따라 B마필의 능력을 상향 평가하며, A는 이전 경주에서 특급 기수, 금일 경주에서 저급 기수, B는 예전이나 금일이나 동일한 기수로 2마신 차가 난 경우는 금일 A는 평가 보류, A-B 말의 체중 증감, 기수 변경, 전개 불량 등의 조건이 변화되었다면 예전 경주의 좋은 성적일 때를 기준으로 평가 한다는 구체적인 내용도 있다.
이를 토대로 핸디캡퍼들의 새벽 훈련 관찰에서부터 경주마 능력 평가 및 경주 정밀 분석에 따른 총 34개의 항목이 전산 입력돼 개별 작성된 부담중량이 토론, 합의해 의해 최종 부담중량이 결정된다.
이렇게 결정된 부담중량은 아무래도 관리 마필의 우승 중심적 사고를 가지고 있는 마필 관계자와 전체 마필을 대상으로 하는 경마 중심적 사고의 핸디캡퍼와 상충되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이를 해소하기 위해 고부담중량(59kg)의 최소화, 전화 창구, 면담 창구 등을 KRA 핸디캡실에서는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부담중량에 관한 모든 것을 알아봤다. 경마를 즐기는 팬의 입장에선 산출된 혹은 부여된 부담중량을 가지고 마필의 입상 여부만 판가름하면 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는 내용일 것이다.
그러나 보다 깊이 있는 경마와 부담중량이란 큰 틀을 이해한다면 한 경주 한 경주가 분명 새롭게 다가올 것이다.